#1. “스물여덟? 헉! 언니 외국 살다 오셨어요?”

 

오늘도 취업 카페에 글을 올린다. “A기업 신입, 여자 28살은 너무 늦었을까요? ㅠㅠ” 몇 분 후,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여자 신입은 보통 25~26살이 많긴 해요.” “아는 언니 27살인데 신입으로 들어갔어요!” “늦긴 늦었죠. 공무원이나 공기업 준비하는 게 어때요?” 개중엔 반가운 댓글도 보인다. “저도 여자 스물여덟이에요. 같이 힘내요!” 이거다. 취업 카페에 이런 글을 올려봤자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는단 걸 알면서도 글을 올리는 이유. 어디엔가 나랑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 그래도 조금은 안심이 돼서.
얼마 전 취업 스터디에 들어갔다. 첫 모임 날, 모두가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했다. 경제학과 나온 A는 24살, 심리학과 나온 B는 26살…. 이윽고 내 차례가 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신방과 나온 OOO이에요. 제가 제일 나이 많은 것 같은데… 스물여덟입니다.” 내 소개가 끝나자마자 스터디원들의 얼굴에 물음표가 떴다. “와, 언니 진짜 동안이세요!” “감사합니다.” “휴학을 오래 하셨구나.” “네, 2년 반 정도 했어요.” “헉! 언니 혹시 외국에서 살다 오셨어요?” “…….”
마지막 물음엔 차마 답을 할 수가 없었다. 28년간 대한민국 땅에 발붙이고 사는 토종 한국인이라고 등본이라도 떼어 와야 하나. 이래서 언젠가부터 자기소개하는 게 싫다. 원하는 학교에 가고 싶어 남들보다 조금 늦게 학교에 들어왔고, 생각보다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남들보다 조금 더 오래 휴학했을 뿐인데…. 백세 시대에 2~3년 더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 내가 외국인 취급까지 당해야 하나.

 

 

#2. 블라인드 면접에서 5분 만에 까발려진 내 나이

 

스터디에서 맞은 타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취업 특강에선 더 충격적인 얘길 들었다. B기업 인사팀에 다니는 졸업한 선배가 해주는 특강이었다. 기억에 남는 말은 이거 하나였다. “서류 전형에서 제일 중요한 거요? 3위 전공, 2위 학교, 1위가 나이예요. 특히 여자들은 25~26살이 거의 마지노선이라고 보면 돼요.” 그놈의 여자 나이. 여자는 생애 주기가 1년에 두세 살씩 먹는 것도 아닌데 취업 시장에선 왜 늘 후려치기를 당하는지….
그래도 죽으란 법은 없다고, 얼마 후 면접을 보게 됐다. 오랜만의 서류 합격이라 기분이 좋았다. ‘취업 특강 해준 선배 말도 정답은 아니네.’ 조금 안심이 되기도 했고. 게다가 블라인드 채용이라기에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 나이도 안 보겠지 싶어서.
그러나 면접장에 들어가 5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기대는 무너졌다. “OO 씨는 몇 살이에요?” “스물여덟입니다.” “혹시 경력 있어요?” 말문이 막혔다. 나이가 많다고 대놓고 면박을 준 건 아니었지만, 그 물음 속엔 ‘네 나이면 중고 신입이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는 것쯤은 나도 아니까. 블라인드 면접에서 5분 만에 나이가 까발려지고 면접장을 나왔다. 학력 말고 나이도 블라인드 처리 좀 해주지. 집에 가는 길, 조금 서러웠다.

 

#3. 적금? 난 알바비로 겨우 사는데…

 

얼마 전엔 백만 년 만에 동기 단톡방이 울리기에 들어가봤더니 한 친구가 결혼을 한단다. 축하한다는 인사, 청첩장 모임 어디서 할 거냐는 물음 등으로 채팅창이 분주했다. 나도 축하한다는 인사 한 줄을 보태고 조용히 단톡방 알람을 껐다. 나와 달리 인생의 관문을 하나씩 통과해 나가는 단톡방 속 동기들이 낯설게 느껴졌다.
꼭 나오라는 동기의 말에 수십 번 고민하다 청첩장 모임에 나갔다. 오랜만에 보는 동기들은 그대로였고, 반가웠다. 그러나 근황 토크가 무르익자 나는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너네 저번에 이자 3% 주는 그 적금 이벤트 참여했어?” “아니! 바로 마감되던데!” “△△ 은행도 이자 괜찮아. 한 번 알아봐.” 적금 이자 얘기로 한참을 떠드는 친구들 틈에서 ‘적금? 난 알바비로 겨우 사는데?’ 라는 말은 차마 꺼내지 못했다.
캘린더를 보니 어느덧 하반기다. 올해는 이 지난한 취업 여정을 끝낼 수 있을까? 숫자에 불과한 나이 말고 내 가치를 제대로 봐줄 회사를 만날 수 있을까? 고작 2~3년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 현실이 밉지만, 어쩔 수 없이 또 취업 카페에 글을 올린다. “C 기업 여자 신입, 28살은 너무 늦나요?”

 

28살, 아직 졸업도 취업도 하지 못한 20대와의 인터뷰를 재구성했습니다.


[898호 – 20’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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