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가 없어서 생활비 대출 받았어

 

다들 생활비 대출 받아본 적 있어? 난 얼마 전에 일본어 학원비 내려고 받았어. 배움에도 때가 있다고 하잖아. 본격 취준생이 되기 전,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에 제2외국어를 배워두고 싶었어. 근데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 매도 생활비로 학원비까지 내긴 무리더라고. 이미 스케줄을 빽빽하게 잡아놔서(학교 수업에, 대외활동에, 알바까지) 추가로 돈을 벌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부모님께 손 벌리기는 죄송하고. 돈 없어서 못 노는 건 익숙한데, 돈 없어서 배우고 싶은 걸 못 배운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서럽더라. 그래서 생활비 대출 받는 걸 선택했어. 돈이야 나중에 갚으면 되니까. 그렇게 학원비를 결제하고 영수증을 받았는데 차마 못 버리겠더라고. 눈물 젖은 학원 영수증이랄까. H양(24세)

 

 

데이트할 돈 없어서 남자친구랑 헤어졌어

 

나는 21살, 남자친구는 22살이었어. 둘 다 한 달 생활비가 넉넉한 편은 아니어서 데이트할 때마다 항상 비용이 부담됐었지. 우리도 남들처럼 재밌는 데이트하고 싶은데 생활비는 한정적이고, 계산할 때마다 서로 눈치 보게 되더라고. 우리의 돈 문제가 정점을 찍은 건 군대 간 남자친구가 휴가를 나왔을 때였어.

밥을 먹고 내가 카드로 결제를 하려는데 한도 초과가 뜬 거야. 미안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는데, 남자친구가 “첫 휴가 나왔는데 휴가 나와서까지 계산할 때 눈치 봐야겠냐”고 말하더라. 나도 속상한데 그런 말을 한 남자친구가 너무 밉더라고. 돈 없으면 연애도 사치가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 결국 첫 휴가 나온 다음 날 헤어졌어. L양(26세)

 

 

방학 내내 급전 알바했어

 

노가다 아르바이트 해본 사람? 나는 학기 중에 쓸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방학 내내 하루에 15시간씩 일하는 노가다 아르바이트를 했어. 부모님께 손 벌리기는 싫고 학과 특성상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하는 게 불가능해서 방학에 바짝 벌어둬야 하거든. 내가 했던 노가다 아르바이트는 오전 7시에 시작해서 밤 10시에 끝나는 작업인데다가, 내가 사는 곳은 일산이고 일하는 곳은 수원이라 출퇴근 시간만 왕복 3시간 넘게 걸렸어.

새벽 5시에 일어나고 밤 12시에 잠드는 생활을 일주일에 6일씩 반복하니까 이등병 생활을 다시 하는 것 같더라. 잠도 못 자고 몸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입 안에 입병이 어마어마하게 번졌고, 매일 근육통에 시달려야 했어. 공사 현장이다 보니 아무리 안전모를 써도 위험할 때가 많았지. 그래도 크게 다치지 않고, 생활비 잘 마련했으니 다행이지 뭐. 다음 방학에도 또 이렇게 힘들게 일해야 하다니. 벌써부터 한숨만 나온다. K군(25세)

 

 

교환학생 포기했어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선배들이 교환학생은 꼭 가라는 말을 해줬어. 한 번쯤은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었는데. 동시에 학점 인정까지 받을 수 있다니. 대학생일 때만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알아보니 교환학생 가려면 한 학기에 최소 1000만원 정도는 필요하더라. 내가 주말 아르바이트를 해서 받는 급여는 한 달 생활비로 쓰기에도 빠듯한데….

그렇다고 등록금도 부모님이 내주시는데 2000만원이나 되는 큰돈을 달라고 하기에는 너무 죄송하더라고. 돈 때문에 이 시기에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는 게 너무 아쉽고 슬펐어. 특히 내가 꼭 가고 싶었던 독일이나 이탈리아로 교환학생을 가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박탈감을 느꼈던 것 같아. J양(25세)


 

통장에 잔고 없어서 후불 교통카드 이용 정지된 적 있다.

H양(24세)

 

뿌염 못 한 건데 일부러 투톤 염색 한 거라고 바득바득 우긴 적 있음.

J양(25세)

 

친구들이 같이 여행 가자고 하는데 돈 없어서 계속 거짓말했다. 바빠서, 알바 못 빼서, 할머니가 아파서. 이제 더 둘러댈 핑계도 없다. 얘들아, 나도 가고 싶어 ㅠㅠ

H양(23세)

 

겨울에 가스 요금 석 달 넘게 밀려서 가스 끊겼다. 너무 추워서 같이 자취했던 친구랑 부둥켜안고 잤다.

K군(24세)

 

매트리스 살 돈 없어서 이불+담요+요가 매트 겹쳐서 깔고 잤다. 그래도 등 배기는 건 어쩔 수 없더라.

J양(25세)

 

같이 자취하는 친구가 동아리 회식에서 남은 피자 싸 온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먹었다. 그땐 배고파서 더럽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J군(24세)

 

10년 넘게 좋아했던 최애 가수가 단독 콘서트 하는데 너무 비싸서 포기… 가난한 팬이라 미안하다!

J양(25세)

 

친구들이랑 영화관에서 버려진 콜라 컵 주워서 리필 받아 마셨음.

S군(25세)

 

필라테스 등록할 때 회비를 바로 입금해야 예약이 확정되는데 돈 없어서 계좌이체 오류 난 척했다. 미루고 미루다 돈 생기자마자 바로 보냄.

L양(26세)

 

말년 휴가 나왔는데 통장 잔고가 2300원이었다. 결국 휴가 나와서까지 공장에서 알바했다.

K군(25세)


[899호 – special]

Intern Editor 양유정 Illustrator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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