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중고로 사고팔 수 있는 능력

 

이 능력은 주로 월말과 월초에 발동된다. 그렇다. 용돈이나 월급이 들어오기 직전인 보릿고개 시기다. 돈 쓸 일은 많은데 돈 들어올 곳은 없는 우리 대학생들은 농경 사회의 물물교환 정신을 계승해 위기를 극복하곤 한다. 이 시기의 대학생들은 집에 있는 모든 것을 중고로 팔 수 있게 된다. 주로 타깃이 되는 것은 밥통, 청소기, 선풍기 등 가전제품과 카메라나 노트북 같은 고가의 전자기기들. 유명 브랜드의 옷이나 가방도 급전을 마련하기에 적당한 품목이다.

아주 급할 때는 생일에 받은 기프티콘이나 문화상품권을 어둠의 경로로 판매하기도 한다. 중고 판매의 고수가 되면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고급 스킬도 사용할 수 있는데. 흰 벽지를 배경으로 최대한 깔끔하게 사진 찍기, 중고 시세 파악 후 조금 싸게 올리기 등 그 어떤 마케터보다 소비자의 마음을 잘 알게 된다. 이렇게 번 돈으로 내게 필요한 물건을 산다. 물론 중고로! 무언가 필요해지면 쇼핑몰이 아닌 번X장터나 당X마켓에 먼저 검색해본다. 정가로 새 물건을 사면 왠지 손해 본 것 같은 느낌에 찝찝해지곤 한다.


 

 

 

1일 1식 해도 꼬르륵 소리 안 나는 능력

 

이 능력은 더 이상의 긴축재정으로도 통장 잔고를 지킬 수 없을 때 발휘되는 것으로 고도의 스킬을 필요로 한다. 하루에 네 끼도 거뜬했던 몸에게 갑자기 한 끼만 공급하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몸을 잘 설득해야 한다.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남으로써 하루에 활동하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해 배꼽시계가 하루에 단 한 번만 울리도록 설정하는 것. 점심 겸 저녁으로 오후 4시 정도가 적당하겠다. 그 한 끼마저도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 안 된다.

단백질이 많은 두부나 섬유질이 많은 고구마를 먹어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야 한다. 위기는 저녁 8시 정도부터 찾아오는데 혹시 ‘꼬르륵’ 소리가 날 것 같다면 숨을 참고 허리를 숙여 소리가 튀어나오지 않도록 조절하면 된다. 실수로 소리를 막지 못했을 땐 ‘다이어트 중’이라고 둘러대는 방법도 있다(실제로 살이 빠진다. 개이득!). 하지만 1일 1식을 너무 오래 유지하면 건강을 해쳐 나중에 병원비가 더 든다는 단점이 있다. 가능하면 최대 일주일을 넘기지 않도록 주의할 것.


 

 

 

불필요한 인맥 거르는 능력

 

이 능력은 빼곡한 저녁 약속 스케줄을 통장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때 발휘된다. 우리의 인싸 대학생들은 “밥 한번 먹자”라는 인사치레가 불러온 수많은 밥 약속과, 학과 및 동아리 등 단체 모임 뒤풀이로 연예인급 스케줄을 소화하게 되는데…. 이때 시험 기간 때보다 더 빠른 두뇌회전으로 다음 용돈 날짜를 계산해 ‘과연 남은 잔고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해 봐야 한다. 이 능력의 핵심은 ‘취소’다. 일단 별로 중요하지 않은 약속을 가려내 갖은 핑계를 대며 취소한다.

가족 행사, 급한 과제, 팀플 모임 등의 납득할 만한 레퍼토리를 준비해놓고 돌려막기 한다. 돈 없어도 만날 수 있는 찐 친구들만 만나거나 뻔뻔하게 ‘나 돈 없으니까 너가 사’ 마인드로 나감으로써 강제로 ‘인맥 다이어트’도 할 수 있다. 또 개강총회, 종강총회, 동아리 뒤풀이 등 단체 모임은 불참 1순위다. 어차피 나 하나 빠져도 아무도 모른다. 이 능력이 발휘될 때면 밥 시간 되기 전에 집에 들어가는 안 하던 짓을 하게 된다. 엄마가 해주는 공짜 밥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시기다.


 

 

 

먹다 남은 음식으로 한 끼 식사 만드는 능력

 

자취하는 대학생들의 대부분은 항상 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때 1인분만 배달해주는 곳은 많지 않기 때문에 항상 음식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용할 양식을 버릴 수는 없는 노릇. 명절에 본가에서 먹고 남은 잡채 싸 와서 잡채밥 만들어 먹기. 온갖 남은 반찬 비벼서 신개념 비빔밥 만들기 등 백종원에 빙의한듯 창의적인 퓨전 음식을 만드는 능력이 생긴다.

특히 먹다 남긴 치킨이 가장 활용도가 높다. 김 가루와 마요네즈를 얹어 치킨마요덮밥도 만들고, 닭고기간장조림이나 깐풍치킨도 만들 수 있다.(하지만 바야흐로 1인 1닭이 미덕인 이 시대에 치킨이 남을 리 없다.) 주의할 점은 배탈 날 수도 있다는 것. 너무 오래된 음식은 그냥 버리는 게 낫다.


 

 

 

공공자전거로 서울시 어디든 갈 수 있는 능력

 

이 능력은 안 그래도 쪼들리는 통장에서 후불 교통카드 요금이 한 번에 훅 빠져나가는 것을 본 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학생들에게서 발휘된다. 지하철 두 정거장 정도 거리는 가볍게 걸어다니는 것도 모자라, 지도 어플에서 최단 거리를 검색해보고 1시간 미만이면 무조건 공공자전거를 이용한다. 지하철을 타면 한 번 탈 때마다 기본요금 1250원에 거리 당 추가 요금도 붙는다.

이렇게 한 달에 교통비로 지출되는 돈이 무려 10만원! 반면 공공자전거를 이용하면, 하루 1시간씩 365일간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단돈 3만원(서울시 따릉이 기준)이다. 처음에는 지도 보면서 자전거 타느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우리 동네 지도 정도는 눈 감고도 그릴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특히 지하철을 타면 핸드폰만 들여다보게 되는데. 자전거를 타니까 우리 동네의 숨겨진 핫스팟을 찾을 수 있어서 좋다. 돈도 아끼고, 운동도 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일석삼조 능력. 단,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는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최저가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능력

 

물가는 점점 오르고 사야 할 건 많은데 용돈은 1학년 때와 다름없다. 그렇게 우리 대학생들은 ‘최저가 검색의 달인’이 된다. 쿠X, 위X프 등을 통해 최저가를 찾는 것은 기본이고 온갖 쿠폰까지 적용해 거의 반값에 득템한다. 어플 깔면 배송비 무료라고 해서 깔게 된 어플만 수십 개. 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보력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 먼저 편의점별 1+1, 2+1 상품을 다 꿰고 있어야 한다. 과자 이름만 대면 어느 편의점으로 가야 같은 값에 두 개를 얻을 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매월 행사 대상이 바뀌므로 월초에 편의점 홈페이지에 들어가 행사 상품 정보를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 능력의 찐 고수들은 생활 정보가 꾸준히 올라오는 커뮤니티에 가입해 ‘오늘만 초특가’ 정보를 단독 입수하는 지경에 이른다. 통신사별, 카드사별 혜택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이때 중복 할인이 안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느 루트로 할인 받는 게 이득인지 빠르게 머리를 굴려야 한다. 단, 이 능력이 발휘될 때면 안 사도 되는 물건까지 저렴한 맛에 구매하고 싶어지는 역효과가 있으니 항상 긴장할 것.


[899호 – special]

Intern Editor 양유정 Illustrator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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