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같이 해야만 진짜 우정이라고 믿는, 집착형 의존
친구라면 말 안 해도 내 마음을 알아줘야지, 나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자기 일처럼 슬퍼해줘야지, 등등 친구에게 바라는 것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 갓난아기를 챙기듯 자신을 돌봐주길 바라는 것이 특징이다. 친구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소홀해지면 온갖 티를 내며 삐진다. 아무리 보살 같은 친구라도 이 유형의 사람을 3년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게 학계의 정설.
제가 좀 사람을 질리게 하는 타입인가 봐요
P씨(20세)
나는 늦은 시간까지 맞벌이하는 부모님 밑에서 외동으로 자랐다.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는 존재는 내게 좀 더 특별했다. 친구들의 부모님도 대부분 맞벌이셨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결핍된 부모님의 자리를 채워줬다. 그렇게 나름 원만한 대인 관계를 유지했던 것 같다. 문제는 대학에 입학한 후부터였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같은 시간표를 소화했는데, 갑자기 외톨이가 된 느낌이었다. ‘혼밥’, ‘독강’이 뭐가 대수냐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너무 불안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친구들에게 의존하기 시작했던 게.
나는 한시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친구에게 ‘보고’했다. 다행히 친구는 늘 따뜻한 답장을 보내줬다. 하지만 친구도 하루 종일 휴대폰만 볼 순 없는 노릇이었다. 하루는 수업에 지각했다고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친구가 칼답을 해주지 않았다.
친구도 수업 듣느라 바빴을 뿐인데, 나는 답장 없는 채팅방에서 나오지 못하고 쉴 새 없이 내 기분을 설명하다가 결국 화까지 내버렸다. 그날은 금방 화해했지만 비슷한 일들이 반복됐다. 친구의 답장이 늦어진 어느 날 나는 메시지를 더 보내는 대신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한 통, 두 통… 그렇게 열 개의 부재중 전화를 남겼다. 처음에는 내 불안한 마음을 이해해주려고 노력했던 친구도 내 집착에 당황해하며 절교를 선언했다.
정신차려보니 내 주변엔 아무도 남지 않았다. ‘혼자’가 싫어서 친구들에게 집착했는데, 그 집착이 오히려 나를 더욱 ‘혼자’로 만들었다. ‘그래! 다들 떠나라지 뭐!’라며 당당하게 혼자 잘 해보려고 했는데, 혼자 뭔가를 해본 적이 없으니 뭘 해도 불안했다. 솔직히 아직도 무섭고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내 의존성이 누군가를 지치게 한다는 걸 알았으니 지금부터라도 홀로 서기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내가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그래서 내 옆에 있는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단짝 친구와 멀어지면 어떻게 사냐고?
프란시스 하
무용수의 꿈을 안고 뉴욕에 왔지만 몇 년째 연습생으로 머물고 있는 27살 ‘프란시스’(그레타 거윅)의 이야기. 프란시스는 불안정한 생활 속에서도 절친 ‘소피’(믹키 섬너)에게 의지하며 나름 행복하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소피에게 결혼할 남자가 생기면서 둘 사이는 돌이킬 수 없이 멀어지고. 프란시스는 갑자기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을 느끼며 방황하기 시작한다.
tip
➊ 우정도 분산 투자! 한 명의 친구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지 않기.
➋ 인생엔 순서가 없다. 친구가 먼저 취직을 하더라도, 결혼을 하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기.
➌ 친구는 평생 사귀는 거다. 지금 내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새 친구를 적극적으로 사귀기.
[901호 – special]
Intern Editor 양유정 Campus Editor 유연지 Illustrator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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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적인 관계] 애인이 너의 모든 것을 케어해줬으면 좋겠지?(연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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