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잘하는 신보라

 

개그를 잘한다. 합창단에서도 눈에 띄었고, 심지어 애정 전선에도 문제없다. 어디서든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한 사람이다.
가수도 잘 하겠지. 신보라잖아.

 

내 목소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니 우선은 그분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 거다.

 

살짝 내린 비로 수분 가득한 아침, YMC 사무실에서 그녀를 만났다. 쾌활한 첫인사는 오전의 무기력을 날렸고, 선글라스를 껴야 할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 꾸준히 자기 일을 잘해온 사람인데 거드름이 없다. 꾸밈없어 보기 좋은, 웬만해선 싫어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다.

 

앨범이 처음은 아니지만, 가수로서 본격적인 활동은 처음이다. 신곡이 나온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여전히 바쁜 것 같다.
몸은 힘들지만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처음이라 긴장도 되지만, 다른 방송사의 음악 무대에 서는 게 되게 신난다. 음악 방송이 참 많더라. 지상파 3사만 생각했는데 케이블에도 음악 방송이 3~4개가 더 있다. 이전에도 바쁘긴 했는데 지금이랑은 조금 다르다.

 

첫 방송이 개그콘서트와 같은 스튜디오였다고 들었다. 감흥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같은 스튜디오지만 무대는 다르다. 분위기도 그렇고 카메라와 관객의 위치도 차이가 있다. 계시는 스태프 분들은 얼굴이 익어서 많은 힘이 됐다. 그래도 첫 주는 긴장을 많이 했고, 둘째 주부터는 조금 편했다.

 

무대 반응은 어땠나?
개그맨들은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은 있지만 팬덤은 잘 없다. 그래서인지 다른 가수를 응원하러 오신 분들도 어! 보라 언니~ 하면서 응원해주더라. 팬의 경계를 깨고 모두가 한마음이 된 것 같았다.

 

개그맨 출신 가수는 아무래도 편견이 있을 것 같은데?
걱정 많이 했다. 대중이 어떻게 봐주실지 부담도 되고. 하지만 그런 시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오히려 걱정이 덜 되는 부분도 있다. 되려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하게 되더라.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했고, 굳이 더 많은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왔는데도 안 좋게 보는 시선까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억지로 좋아해 달라고는 못 하니까.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거다.

 

어떤 준비를 했나?
원래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물론 대중 가수로 음원을 내서 활동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마음은 아니다. 진지하게, 아주 진지한 태도로 준비했다. 이번 음원 작업이 특히 스스로에게 의미가 있는 이유는 참여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후렴구만 있는 상태에서 편곡이나 믹스 작업, 곡 전체 콘셉트를 정하는 데도 참여했다. 노래 한 곡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구나 싶더라.

 

특히 더 신경 쓴 부분이 있나?
모~든 부분에(웃음) 신경을 썼다. 악기 하나까지 신경 쓰면서 곡을 잘 전달하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 작곡가 오빠도 엄청 괴롭혔다. 댄스 하시는 언니들도 많이 힘들었을거다. 계속 괴롭히면서 안 되는 거 가르쳐달라고 했다. 물론 마지막엔 대폭 걷어내긴 했지만. 새벽 3시 정도 됐을 때 ‘아… 여주를 따로 써야 되는 게 아니었나’(웃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재밌었다. 많이 어색하던가?

 

조금…?
(으하하)그런 표현! 솔직하게 말해주는 거 좋다. 5년 동안 개그했던 애가 거기서 막 다이어리 불태우고 있고 얼마나 어색했겠어…. 근데 연기도 하다보면 늘지 않을까?

 

당연하다. 처음부터 잘하는 게 어딨나. 보기 어색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젠 웃긴 것들을 조금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개그본능이 강하게 살아 있다.
근데 그것도 나다. 난 개그 안 하곤 못산다. 그래도 노래를 듣는 데 몰입이 깨지는 거면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웃긴 이미지를 지우고 싶진 않나?
재밌는 모습을 싹 지워버려야지는 아니다. 물론 노래를 할 때 웃긴 이미지가 강해서 겹쳐 보이겠지만, 꼭 밝은 노래를 해서 가벼운 게 아닌 것처럼 노래를 잘 전달하기 위해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스매치’의 여자는 독한 이별을 고한다. 나는 최대한 그 여자의 마음이 어떨까 상상해서 부르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개그맨 출신 여자 가수가 인정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그게 목표는 아니다. 열심히 하다가 나온 결과 중에 그게 있으면 좋겠다. 내 목소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니 우선은 그분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 거다.

 

내 개그를, 내 목소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아도 분명히 계시다는 게 굉장한 행운 아닌가.

 

단어를 함부로 뱉지 않았다. 오히려 많이 물러서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사람이었다. 어려운 질문엔 몇 초간 고민하고 답했다. 딱딱하지는 않은, 적당한 웃음기를 머금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이어졌다.

 

개그우먼과 가수의 첫 무대를 비교해보면 뭐가 더 어렵나?
비교하기 어렵다. 둘 다 힘든 것 같다. 개그 할 때는 신인 생활이나 처음 무대 올라가서 시선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고 떨었던 것 생각하면 어떻게 지내왔지 싶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개그맨으로서도 힘든 부분도 있었고.

 

가수로 전향은?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 전향이라는 느낌은 왠지 이전의 나를 완전히 지우는 것 같다. 앞으로도 예능을 할 거고 개그 무대에 설 수도 있기 때문에 전향이란 말은 어색하다.

 

데뷔부터 가수를 생각했나?
<슈퍼스타 KBS>라는 첫 코너에서 노래를 했고, <남자의 자격> 합창단도 했으니 가수 하고 싶은 거 아니냐, 음원을 내고 활동을 하고 그럴 거 아니냐는 질문을 막내 때부터 들었다. 그때만 해도 절대 아니다, 라고 말했다. 능력이 된다고도 생각 안했고.

 

그럼 어떤 계기로 결심했나?

장기가 노래다 보니 노래하는 코너를 하게 됐고, 영화 OST 작업도 했다. 직접 목소리를 들려드릴 기회가 많았는데, 내 목소리를 좋아해주시는 대중이 있더라. 그분들이 가수 신보라를 만들었다. ‘용감한 녀석들’을 하면서 YMC와 계약을 했고, 음악적 환경이 갖추어져서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노래를 잘하는 개그우먼이었다가 지금은 개그우먼 출신의 가수가 됐다. 대중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어떻게 봐주세요, 라고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직 노래를 잘하는 개그우먼일 거고, 어떤 사람은 가수 신보라가 어색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다. 바람이 있다면 개그 하는 나, 노래하는 나, 연기하는 나까지도 그냥 신보라 자체로 편안하게 받아들여지면 좋겠다.

 

개그맨 출신 가수는 아무래도 편견이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자신이 없는 편이다. 개그도 노래도 좋아하는 일이고 행복하게 하고 있지만, 내가 타고나서 잘한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천재적으로 타고난 사람들, 천재적이지 않더라도 참 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내 개그를, 내 목소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아도 분명히 계시다는 게 굉장한 행운 아닌가.

 

언젠가 개그 무대로 돌아간다고 들었는데, 그때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내가 헤쳐나가야 할 새로운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 또 열심히 노력을 할 거다. 처음이라 어려운 것 같다. 개그우먼으로서 지냈던 지난 5년도 많이 힘들었다. 항상 어려움은 있는 거고 그걸 또 풀어나가면 된다.

 

새로운 시도에는 강한 모습이다.
사실 어려운 일이다. 쉽지 않을 거고 그렇게 못 할 수도 있다. 모든 일을 할 때 좋은 면과 힘든 면이 있지 않나. 욕심과 만용을 부리는 일은 굉장히 어리석지만 내가 갖고 있는 가능성으로 용기를 내서 도전을 하고, 어려움을 겪고 극복하는 모든 일이 발전의 과정 아닐까.

 

개그에서 노래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신보라는 어떤 부분이 가장 달라졌나?
가수 신보라도 그렇지만 나도 몰랐던 또 다른 내 모습을 많이 발견하게 됐다.

 

좋은 쪽인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웬만하면 다 좋은 쪽이다. 무대 위에서 웃기는 걸 좋아하는 모습, 노래하는 모습, 또라이 같은 모습도 발견했다. 대중이 만들어준 모습도 좋다.

 

살다보면 한 치 앞이 막막할 때가 있고, 신나고 잘될 것 같을 때가 있다. 지금의 신보라는 어떤 쪽인가?
어느 부분이 현저히 크다라는 말은 할 수 없다. 하루에도 왔다 갔다 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려운데, 무사히 방송을 마치고 회의를 하다보면 내일이 기대된다. 그러고 눕기 전에 다시 걱정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무 먼 일을 생각하면 두려워진다. 학교 다닐 때나 지금이나 당장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면 좋은 미래가 오고, 또 열심히 해내면 더 좋은 미래가 온다고 믿는다. 물론 주어진 현실 자체가 버거운 사람도 있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Editor 김진완 vvan@univ.me
사진 제공 : Y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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