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에 쓸 게 의외로 많아짐

학교에만 얽매여 있어 시간이 없었는데, 그만두고 나니 여유가 생겨 학교 밖 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대외활동, 인턴, 공모전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견문도 넓어진다.

쓸 데 없는 인맥리스트 정리됨

직책을 맡으면 주변 사람들을 두루두루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감정 소모가 많아진다. 그걸 내려놓으면 이리저리 불려 다닐 필요 없고, 자연스레 필요 없는 인간관계가 정리된다. 정신 건강 좋아지는 건 덤.

나 자신을 챙길 수 있음

내가 없으면 우리 과, 우리 동아리는 망하는 게 아닐까 걱정하며 그만두지 못했던 지난 날. 근데… 누구 한 명 그만둬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잘 돌아간다. 과한 책임감, 자의식 과잉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나 자신을 챙길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된다.

축제를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됨

각종 집단에서 장을 맡게 되면 학교 축제나 행사 때 일을 해야 한다. 때문에 다른 친구들처럼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이 없지만, 그만두고 나면 학생 신분으로 누릴 수 있는 놀 거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된다!

학교 와서 2년간 공부보단 일만 했던 것 같아. 직책을 맡게 돼서 거기에 빠졌던 거지. 솔직히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서 공부는 뒷전이었어. 그래서 늘 내 마음에 쏙 드는 학점이 나오지 않았지. 근데 정말 직책 그만두고 나니까 공부할 시간이 생기더라. 학교 다니면서 다른 활동도 중요하지만, 우선순위인 ‘공부’는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어.  권희은 경희대 17 

난 직책을 맡으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하고, 화려한 경력이 생길 줄 알았어. 근데 그런 마음과는 다르게 잡일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 내가 리더가 된 건지 노예가 된 건지…. 그러니까, 자소서에 쓸 말이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 진짜 그 일을 좋아하고, 때로는 희생정신도 필요하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  양유정 동국대 14 

난 학생회를 그만두고 나서 내 인생의 중요한 걸 찾은 느낌이었어. 학교 일로 바빠 뜸했던 동네 친구들과 가족들을 더 챙길 수 있게 됐고, 의무로만 다가왔던 전공 공부에 재미를 붙이기도 했지. 새로운 즐거움을 찾았다고 할까? 사람들로 북적대는 일상에서 혼자가 돼 적응하는 게 힘들긴 했지만, 이런 과정도 내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것 같아. 조유선 단국대 18

물론 그룹을 떠나는 것과 남는 것은 본인의 문제이지. 그 안에서도 얻는 것이 분명히 있을 거야.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마무리’를 잘하자는 것. 가끔 그냥 잠수를 타거나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고 나가는 친구들을 봤는데, 그건 남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적어도 하던 일은  마무리 짓고 탈퇴 의사를 밝히는 것이 옳다고 봐.  김승환 연세대 17 

난 학교 다니는 내내 교내 단체 활동은 다 했던 것 같아. 그 때마다 배운 것도, 느낀 것도 많았지. 근데 그런 거 하면 학교 행사에서 부스가 됐든, 주점이 됐든 일을 하게 되잖아. 뿌듯하긴 했지만 사실 나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놀고 싶은 마음도 컸거든. 그러니까 지금 학교 다니는 친구들은 너무 일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동기들이랑 여유롭게 축제를 즐겼으면 해.  유지은 한라대 15 

[902호 – campus life]

illustrator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