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백번 찍어도 안 넘어가는 기업… 백전백패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이 다 옛말이라지만, 백 번쯤 찍으면 그래도 한 번은 휘청하는 나무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나에게 넘어와주는 나무는 단 한 그루도 없었다. 지난 2년간의 내 취준 생활 얘기다. 하나하나 세어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최소 100군데에 자기소개서를 냈다. 결과는 모두 불합격. 말 그대로 백전백패다.
면접 기회를 얻은 곳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많지 않다. 총 일곱 군데 면접을 봤는데 1차 면접에서 떨어진 곳이 다섯 곳, 최종까지 갔지만 떨어진 곳이 두 곳이다. 넘사벽이라는 대기업이나 공기업만 쓰는 것도 아닌데…. 얼마 전엔 ‘내가 이런 곳까지 지원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며 지원을 고민했던 곳에서도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러고 나니 그동안 간신히 쥐어짜냈던 의욕이 한 방울도 남지 않아서 지난 일주일은 아무것도 안 하고 천장만 보고 누워 있었다. 어마어마한 죄책감에 짓눌려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는 게 함정이지만.
상황이 이렇게나 바닥인데도 김칫국 마시는 걸 멈출 수가 없다. 이번엔 혹시 합격하지 않을까 기대를 품고 인·적성 문제집을 사서 풀고, 면접 스터디를 구한다. 괜히 면접 스터디를 미리 구했다가 서류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스터디 단톡방에서 민망하게 나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도. 내가 마신 김칫국이 벌써 한강을 이루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음 주에 서류 발표인 기업 인·적성 문제집을 사서 풀고 있다, 오늘도.

 

 

#2. 취준 2년 차, 자격증 수집가가 됐다
취업 박람회부터 취업 특강, 취업 컨설팅까지… 취준이 길어지면서 불안한 맘에 안 해본 것 없이 다 해봤다. 내 문제가 대체 뭘까 궁금했다. 그런데 아무리 특강을 듣고 컨설팅을 받아봐도 두루뭉술한 답변만 돌아올 뿐, 뾰족한 해결책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나이, 학력, 성격 등은 바꿀 수 없으니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
어학 자격증, 컴퓨터 활용 능력 자격증, 초단기로 딸 수 있는 각종 마케팅 자격증…. 총 서른 번 정도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고 열 개가 좀 안 되는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이쯤 되니 웬만한 기업 서류 전형에 지원할 때 ‘자격증’란이 모자랄 지경이다.
이렇게 자격증을 많이 땄는데도… 세상은 넓고 자격증은 많더라. 패션에만 트렌드가 있는 게 아니라, 자격증에도 트렌드가 있어서 ‘요즘엔 이 자격증을 따야 취업에 유리하다더라’라는 이야기가 취준생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퍼진다. 요즘은 문과 출신 취준생들 사이에서 금융 자격증이 트렌드다. 쏟아지는 자격증 광고를 보면 상술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도 취업 전까진 을 중의 을이라 자격증을 열심히 수집하는 수밖에 없다.

 

#3.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듣는 심정
이 정도면 나도 꽤 열심히 살고 있는 취준생인 것 같은데… 어른들 눈엔 그렇게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얼마 전 집에 이모들이 놀러 오셨는데, “OO아, 언제 취업할 거야? 너희 엄마 속 좀 그만 썩여”라며 눈을 흘기셨다. “열심히 좀 해”라는 잔소리도 덧붙이셨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듣는 것, 취준생에겐 일상이긴 하지만 매번 서럽다.
내 일상은 이렇게 팍팍한데… 뉴스에선 정치인이나 고위층 인사의 자녀들이 낙하산으로 입시, 취업 등에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이 쏟아진다.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나에게 잔소리하는 어른들에게 ‘빽도 못 되어줄 거면 잔소리 좀 하지 마세요!’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다. 내 자리가 되었을지도 모를 그 자리에 큰 힘 들이지 않고 앉았을 수도 있는 그들을 생각하면 빡치기보다 부럽다.
사회의 부조리를 봤는데도, 부당하다고 열을 내기보다 부럽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 내가 스스로도 싫다. 원래는 신문이나 뉴스를 볼 때 늘 이런 일에 분노하곤 했었는데…. 취업에 치여 점점 나를 잃어가는 걸까. 분노한다고 한들 세상이 바뀔까? 무력감에 휩싸여 이번 주말에 있을 금융 자격증 시험공부도 잘 되지 않는다.

 

자소서만 백전백패한 20대와의 인터뷰를 재구성했습니다.


[903호 – 20’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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