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로망 고등학교 땐 기숙사에 살아서 학교 밖으로 놀러 가본 적이 거의 없다. 대학 생활은 그보단 훨씬 자유로우니까 이곳저곳 놀러 다니고 싶었다.
현실은 학교 주변에서 술만 많이 마셨지. 막상 시간이 없다. 공부하느라 학생회 활동 하느라.
미성년자와 다른 점 자취생이 됐다는 것. 가족의 간섭을 받지 않게 된 게 가장 큰 변화이고.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하게 하게 됐다. 물론 경제적으로는 아직 독립하지 못했지만!
그리운 것 고등학교 때는 한 학년에 130명 정도 밖에 없어서, 서로를 잘 알고 공동체 의식도 있었다. 대학교는 너무 큰 사회라 그런 부분이 좀 그립다.
올해 제일 열심히 한 것 총학생회 집행부 활동. 입학하자마자마 아무것도 모르고 지원했는데, 하다 보니 정도 붙고 열정도 늘어서. 다른 것들을 약간 포기하면서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처음 해본 것 음주, 요리.
가장 많이 먹은 음식 다양한 종류의 술.
좋았던 장소 칵테일 바. 살짝 취한 상태로 진지한 얘기를 꺼내기에 적당한 곳이라 좋았다.
잘못 산 물건 올리고당, 맛술, 고춧가루 같은 요리 재료들. 요리 많이 할 줄 알고 대용량으로 사 놨는데 방치되고 있다.
가장 어려웠던 일 공부. 지금까지 해온 공부와는 달라서 기반을 다지는 게 힘들었다.
자주 한 생각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걸까? 잘 할 수 있을까?
조성준(20세) @sj_ch._.ykor
스무 살 로망 독립! 서울로 오고 싶었던 유일한 이유다(제주도 사람임). 술 마시고, 밤새고, 덕질 하고. 부모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현실은 기숙사엔 통금이 존재했고, 술과 유흥으로 매일 밤을 새기엔 과제와 시험공부가 너무 많더라.
올해 제일 열심히 한 것 친구들과 학교 외의 추억들을 쌓아보는 일. 한강에 가고, 함께 바다를 보러 가는 등 고등학생 때 하지 못한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많이 쌓았다.
미성년자와 다른 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점.
처음 해본 것 2019년 1월 1일 정각에 술을 마시러 갔다. 싸이패스를 처음 해봐서 신기했다. 그날로 돌아간다면 술을 적당히 먹을 것이다 ^^
최고의 일탈 자체 휴강. 사실 자주 한다.
좋았던 장소 한강. 서울로 상경해서 한강에 처음 가봤을 때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올해의 물건 에어팟. 고등학교 때 친구가 에어팟으로 음악 몰래 듣는 거 보고 진짜 부러웠었다. 직접 알바해서 번 돈으로 사서 더 특별하다.
가장 어려웠던 일 돈 버는 일. 알바도 힘들었지만 장학금 따는 게 진짜 힘들었다.
자주 한 생각 앞으로 뭐 하지? 전공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아직 전공 수업 제대로 안 들어봄), 복수 전공 뭐 할지도 고민이다.
내년 계획 올해 목표는 서울 여행이었으니까. 내년엔 해외여행을 가볼까 한다.
김수현(20세) @suu_hyune
올해 제일 열심히 한 것 사람들을 열심히 만나고 다녔다.
미성년자와 다른 점 나이에 대한 위화감이 사라졌다. 고등학교 땐 2살 터울도 크게 느껴졌는데. 아무것도 아니더라.
그리운 것 야자 시간 중간에 먹는 간식.
처음 해본 것 술도 마셔 봤고, 혼자 여행도 갔고, 클럽도 갔다. 사실 대학 가면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리스트로 적어 놨었다. 20개 중에 11개 정도 클리어 함.
가장 많이 먹은 음식 술안주. 안주 킬러다. 최애 안주는 닭발!
좋았던 곳 당진 아미 미술관. 여기서 인생샷도 많이 건짐.
잘못 산 물건 남자친구 주려고 나름 거금을 투자해 맨투맨을 샀는데 차였다. 누구 줄 수도 없고, 팔 수도 없어서 서랍 속에 넣어 둠.
최고의 일탈 전남자친구와 강릉 여행 간 것. 부모님한테는 동네 친구랑 간다고 거짓말 했다.
슬펐던 일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때리려는 제스처를 했다.
기뻤던 일 파란색으로 염색했을 때.
가장 어려웠던 일 전공 공부. 해부학이 전공 기초라니. 간호사 될 수 있을까.
인생 공부 연애 상담은 부질없다는 걸 배움. 열심히 조언해줘도 어차피 자기 맘대로 할 거면서.
의외의 소득 살이 많이 빠졌다. 다이어트를 한 건 아니고 아팠다. 죽을 것 같았지만 지나고 나니 살이 빠져 있어서 좋다.
자주 한 생각 아무 생각 없이 산 것 같다. 왜 그랬지…. 그냥 시험 기간엔 공부했고, 아니면 밖에 나가서 놀았다.
이신형(20세) @sn_sy_0919
스무 살 로망 딱히 로망이 있진 않았다. 실제로도 생각한 것과 같았음. 하나 달랐던 점은, 드라마에서는 소주를 엄청 맛있게 먹던데. 그 쓴 걸 대체 어떻게 먹는지 모르겠음.
그리운 것 일주일만이라도 고3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태블릿으로 드라마 보고, 쉬는 시간에 게임하고, 학교 째고 여행 가고. 공부 안 하고 놀기만 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놀 걸 그랬다.
미성년자와 다른 점 확실히 자유롭긴 하다. 미성년자 땐 무조건 집에서 먼 대학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막상 성인이 되니 집 가까운 게 최고다.
올해 제일 열심히 한 것 동아리 활동.
가장 자주 간 장소 학교, 연습실, 그리고 연습실. 모든 연영과 학생들이 공감할 것.
가장 많이 먹은 음식 술, 엽떡, 뿌링클.
좋았던 장소 제주도.
올해의 물건 맥북. 과제할 때 쓰기보단 TV 보는 용도로 많이 쓴다. 틀어 놓으면 혼자 사는 집의 적막함을 깨 준다.
기뻤던 일 빠른 00년생이라 작년엔 다른 학교에 다니면서 반수 준비를 했다. 그리고 올해 원하는 대학교에 합격해서 정말 기뻤다.
인생 공부 인간관계란 힘든 거구나.
자주 한 생각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늙어서까지 돈 벌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되지만 아직 1학년이니까! 라고 위안해 봄.
김예진(20세) @actriz_zin
스무 살 로망 방학이 생기는 걸 제일 기대했다. 2개월이나 쉴 수 있다니! 소박해 보이지만 고등학교 3년 내내 방학이 없었다.
현실은 마음껏 늦잠 자고, 꽤 긴 여행도 다녀왔다. 로망은 이룬 셈이지만 생산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보며 한편으론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올해 제일 열심히 한 것 과제(미대생이다). 특히 첫 과제가 진짜 힘들었다. 내가 봐도 구린 작업을 남한테 보여 줘야 한다는 게, 여전히 힘들다.
처음 해 본 것 편의점에서 술을 샀다.
가장 많이 먹은 음식 시리얼 바. 몇 분이라도 더 자고 싶어서 아침 밥 대신 걸어가면서 먹었다.
잘못 산 물건 학기 초에 구매한 마이메리 유화 세트 A,B. 전체적으로 색감이 탁하고, 비슷한 색만 많고, 정작 있어야 할 색은 없는 대환장 물감 세트다.
최고의 일탈 축제날 술 마시고 새벽 3시에 택시 타고 집에 간 것. 집에 막차 끊기고 들어간 게 처음이었다.
슬펐던 일 대학만 붙으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대학 붙는다고 돈이 나오는 건 아니었다. 비싼 등록금 내주시는 부모님에게 죄송하면서도, 각종 활동을 하는 데 더 충분히 지원해주지 않는 게 원망스러웠다. 수험 생활에 대한 보상 심리가 컸던 때였다.
인생 공부 고등학교 때는 가만히 있어도 자연스럽게 반 친구가 생겼는데. 성인이 되니 아니더라. 노력을 안 하면 인간관계가 0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배웠다.
자주 한 생각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거. 좋아 하는 건 뭐지?
박예원(20세) @yeah1tnaw__
올해 제일 열심히 한 것 고민. 디자인을 생각하고 의류학과에 진학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섬유에 대한 수업들이었다. 관심도 없고 잘 하지도 못하는 과학을 배우려니 힘들었다. 전공 선택을 잘못한 것 같아 고민이 많았다.
미성년자와 다른 점 개인 시간이 많아졌다. 고등학생 때는 밤 10시까지 야자하고 독서실까지 다녀서 맘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최고의 일탈 카페에서 시험공부하다가 ‘아 제주도 가고 싶다’ 한마디에 즉흥적으로 항공권 예매를 했다. 수업도 하나 결석하고 갔는데 3일 동안 정말 후회 없이 놀다 왔다.
가장 자주 간 장소 학교가 대전이라 집에 갈 일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거의 매주 부산에 있는 본가에 갔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엄마 밥 먹으러, 동네 친구 만나러 갔다.
힘들었던 일 블로그 마켓을 시작했다. 사업자 등록부터 동대문 밤 시장에서 사입 하는 것 까지 혼자 다 해냈다. 새벽에 시장 다니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게 어려웠다.
잘못 산 물건 맥북. 간지를 위해 샀는데 과제할 때마다 후회한다. 일단 사용법이 너무 어렵다.
인생 공부 일단 해보고 후회하자. 엄마가 해준 말인데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이것저것 도전할 수 있었다.
자주 한 생각 내일 뭐 입지?
이윤경(20세) @_0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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