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충 만든 굿즈, 그래 봤자 또 사겠지?

 

아이돌 덕후로 산 지 7년. 친구들에게 농담 삼아 하는 말이 있다. 내가 덕질 하면서 뿌려댄 돈만 모았어도 자동차 한 대 값은 충분히 나오지 않을까, 라는 말. 일일이 다 계산해보진 않았지만 콘서트 티켓 값, 앨범 구매비, 팬클럽 가입비, 각종 굿즈 구입 비용 등을 다 합치면 정말 그 정도는 되고도 남을 것 같다.

 

자동차 대신 덕질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는 건 아니다. 7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난 덕질을 할 거다. 최애 덕분에 밋밋하고 지겨운 일상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컵라면도 사치라며 삼각 김밥만 먹고, 방학 땐 하루에 7시간씩 알바를 해 꾸역꾸역 돈을 모았다. 그래야 앨범을 하나라도 더 사서 팬 사인회에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고, 콘서트도 전 일정에 다 갈 수 있으니까. 다른 데 쓸 돈은 항상 부족했지만, 최애와 함께라면 행복했다.

 

그런데 요즘,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저번에 최애가 컴백했을 때 큰맘 먹고 굿즈를 질렀다. 무려 5만원 가까이 되는 거금을 주고 샀는데… 마감 상태도 엉망이고 누가 봐도 5만원짜리로 보지 않을 만큼 퀄리티가 형편없었다. 최애의 사진이 크게 프린트되어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3천원이라고 해도 사지 않을 물건이었다. 더 문제는 이런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는 것. 대충 만들어도 또 살 거라고 생각해서 이러는 걸까? 자존심이 상했다.

 

 

#2. 소속사 갑질에 항의해도 묵묵부답

 

사실 덕질 하며 기분 나빴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대충 만든 굿즈에 포토 카드만 끼워 팔고, 거금 내고 가입한 팬클럽에서 불량품 수준으로 엉망인 키트를 나눠주고, 해외 팬들에게만 콘서트 우선 예매 권한을 줘놓고 나 몰라라 하고…. 최애가 좋아서 참으려다가도 소속사의 갑질에 욱했던 순간이 많았다.

 

한번은 콘서트에 갔는데, 스태프와 가드가 팬들을 거칠게 밀치며 “저리 가!”라고 반말로 소리치는 걸 봤다. 마치 벌레 치우듯이…. 물론 팬들이 한 번에 몰리면 위험할 수도 있고, 그걸 막는 게 스태프와 가드의 일이니까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콘서트, 팬 사인회 어딜 가도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팬들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최애에게 수십만원씩 돈을 쓰고 그런 취급을 받은 날엔 7년 덕질이 무상하게 느껴진다.

 

이런 불만이 쌓이고 쌓여, 소속사에 항의를 한 적이 있다. 장문의 메일을 보내고 SNS 계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심지어 전화도 여러 통 해봤지만, 답은 한 통도 받을 수 없었다. 전화는 아예 받지도 않았고. 하다못해 쇼핑몰에서 만원짜리 물건을 사도 불만이 있으면 고객센터에 전화해 항의를 할 수 있는데… 팬은 항의마저 할 수 없는 을 중의 을인 건가 싶었다.

 

#3. 내가 만약 클래식을 좋아했더라면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팬들은 스스로를 ‘ATM’ ‘돈줄’ 같은 말로 자조한다. 탈덕할 게 아니라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는 것밖엔 방법이 없으니까. 가끔은 최애에게도 화가 난다. ‘최애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라며 감싸주고 싶지만 그걸 알면서도 눈감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클래식 음악이나 오페라를 좋아했어도 이런 대우를 받았을까? 재화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겐 그에 상응하는 권리가 주어져야 하는 게 맞는데… 왜 유독 아이돌 문화를 구입하는 팬들은 제대로 된 소비자 대접을 받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팬들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오빠부대’ ‘빠순이’ 같은 철없는 이미지에 멈춰있는 것 같다.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다. 팬이 있어야 스타가 존재하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다. 이제는 나도 당당하게 내 권리를 주장하며 덕질을 하고 싶다. ‘팬’이기 이전에 ‘소비자’라는 생각을 갖고. 덕질이 좋지만, 내 몫을 포기하면서까지 할 정도로 좋아하는 건 아니다. 결국 나한테 가장 소중한 건 최애보다는 나니까.

 

7년 덕질로 상처만 남은 20대와의 인터뷰를 재구성했습니다.


[905호 – 20’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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