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도 못하면서

 

① 디스전을 즐긴다.
② 거만하다.
③ 동물을 싫어한다.

 

보기 중 타이미에게 해당하는 말은 몇 개일까?
정답은 해당 사항 없음이다.
당신의 편견에 disrespect를 보내며 이 인터뷰를 붙인다.

 

항상 하던 대로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걸 인정받아야 진짜를 인정받는 거잖아요.

 

난 진짜 하고 싶은 말만 해

 

잡지가 나올 때는 <언프리티 랩스타>가 끝나 있겠네요. 마지막에 크게 한 방 하고 끝내셨잖아요.
무대를 마치고 정말 개운했어요. ‘내가 드디어 뭔가 보여 줬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답답했던 게 있었는데 그걸 팍 깨버린 느낌? <쇼미더머니> 하면서 못 보여드렸던 걸 보여드리려고 노력했고, 그게 사람들에게도 느껴진 것 같아요. 다들 나가길 잘했다고 얘기해주시고, 예전에 불렀던 곡들을 찾아서 듣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멤버들과 3개월 동안 함께했잖아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제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옆에 있으면 에너지가 느껴지는 친구예요. 사실 프로그램 시작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힘들었거든요. 처음 랩을 시작할 때의 끓어오르는 마음가짐들이 식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되찾았어요.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가장 순진한 건 타이미다’라는 말이 있어요. 내가 어떻게 보일지 계산하지 않고 행동하는 편이시죠?
그러니까 그걸 못 하는 게 탈이에요.(웃음) ‘이 말은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냥 뱉어버리는 스타일이죠. 그러다 보니 탈도 많고 쓸데없이 이슈 거리도 많고.

 

제이스와 한 1:1 배틀 디스 대상이 누군지 다들 궁금해하더라고요.

원래 배틀을 하려면 그 대상을 위해 가사를 써야 되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촉박했어요. 평소에 생각해뒀던 것들을 꺼내서 가사를 쓰게 되는 거죠. 졸리브이에 대한 가사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평소에 마음에 안 들었던 몇몇 사람들을 한꺼번에 압축해서 디스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시간이 촉박해서 아쉬웠던 점들도 있죠?

곡을 정말 당일에 줘요. 근데 사실 프리스타일 하시는 분들 말고는 그렇게 막 바로바로 생각하고 쫙 외워서 공연하기가 힘들거든요. 또 제가 엄청 연습을 해야 되는 타입이라서. 보통 가사가 딱 나오고 나서, 완벽하게 공연하려면 적어도 2주 정도는 매일매일 3-4시간씩 연습을 해야 돼요. 생각을 많이 하고 그것들을 가사에 담아서 입에 익혀야 멋진 무대가 나오는 건데, 되게 많이 아쉬웠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심사위원이나 대중의 평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보여주어야만 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은 없었나요?
항상 하던 대로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걸 인정받아야 진짜를 인정받는 거잖아요. 어느 순간 잠깐 누군가의 입맛에 맞춰서, 그걸 좋게 평가받은 게 저는 좋은 결과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곡 작업에서도 마찬가지. 대중들 바라는 것에 맞춰서 작업을 하면 곡이 변질될 수밖에 없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거, 내가 하고 싶은 말, 내가 보여주고 싶은 스타일을 그대로 고수하고 거기서 조금씩 발전을 해 가는 게 옳다고 믿고 있어요.

 

래퍼라고 해서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요.

 

래퍼는 좀 울면 안 돼?

 

캣맘 활동을 하는 건 솔직히 좀 의외였어요. 래퍼가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참 이게 자랑할 거리가 아닌데 부끄럽네요. 예전에 기획사 문제로 힘들 때, 뒷산에 산책하러 갔다가 우연히 고양이를 보고 먹을 걸 챙겨주게 됐어요. 벌써 3년이 조금 더 됐나? 제가 워낙 동물을 좋아하다보니까 공부도 하게 되더라고요. 음식은 어떻게 주는 게 좋나, 얼마만큼 주는 게 좋나.

 

무대나 방송을 통해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나면 너무 참해서 사람들이 놀라지 않아요? 팬들이나 친구들은 방송 보고 속상했을 것 같아요.
처음엔 친구들이 속상해 하긴 했어요. “너 원래는 이거보다 훨씬 더 좋은 앤데 아쉽다. 많이 더 보여줘라.” 초반에는 제 이미지가 허세 있고 내 자랑만 하면서 보여주는 건 없고 그랬잖아요. 그때부터 더 분발해서 랩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일부러 악플을 찾아서 본다는 말을 들었어요.
악플을 많이 보다보면 정신적으로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또 막무가내 악플도 있지만, 제가 고쳐야 될 행동들을 딱 찝어서 이야기해주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나를 이렇게 보는 시선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거랑, 그걸 못 본 척 덮어놓는 거랑은 확실히 다르죠. 좋아하는 것만 보다보면 자만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골고루 보려고 해요.

 

“내가 눈물이 많아서 그래”라는 말을 종종 하시잖아요. 눈물이 많은 래퍼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래퍼라고 해서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요. 래퍼도 벅차오를 때가 있고. 전 누가 울면 따라 울어요. 드라마 보면서도 울고. 그렇기 때문에 더 좋은 가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그것들이 다 가사에 녹아들어 가는 가니까. 전 좋은 것 같아요. 감성적이면서 공격적인 래퍼는 많지 않잖아요.

 

내가 썼지만 정말 잘 썼다 싶은 가사가 있나요?
최근에 쓰면서 느낌이 왔던 건 ‘시작이 좋아’. 마지막쯤에 이런 가사가 있어요, “사랑은 사치고 이별하고 나면 다 거지야” 그 구절이 괜찮게 나왔었던 것 같아요.

 

가사를 쓰실 때 경험을 바탕으로 많이 쓰시는 것 같은데, 그 외에는 어떤 곳에서 영감을 받으세요?
음악은 장르를 안 가리고 다 들어요. 그 안에서 받은 영감을 제 곡에서 풀어내는 거죠. 가사를 듣고 느낀 것을 재해석해서 쓰기도 하고. 요즘은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라는 곡에 빠져있어요. 가사가 멋있어요. 나도 그런 거 한 번 해야 되는데.

 

누가 와서 날 때리면 맞고만 있을 수 없잖아요. 어쩔 수 없이 싸움꾼이 되어가고 있죠.

 

세상에 영원히 남을 욕을 하는 마음으로

 

디스전은 단순한 오락이나 스포츠로 보기 어렵다는 말을 했어요.
처음에 디스 문화를 접했을 때 재미로 썼던 가사들이 있어요. 근데 하고 나니까 그게 가볍지가 않은 거예요. 세상에 영원히 남는 욕이잖아요. 나중에 그 사람과 화해를 하더라도 우리가 싸웠던 기록은 평생 남아있는 거니까. 제가 죽고 나서도 어떤 사람은 제 욕을 들을 거란 말이에요. 그렇게 생각이 바뀌고 나니까 디스를 할 때 마음을 단단히 먹게 되더라고요. 더 신중해지고, 무거워지고.

 

힙합씬 밖에 있는 사람으로서 ‘래퍼들은 왜 꼭 싸워야 하는 걸까’하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어요.
꼭 싸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꼭 싸울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아요. 서로 잘났다고 하잖아요. 내가 이 구역의 짱인데 어떤 놈이 와서 ‘아니야 내가 짱이야’ 이러면 싸울 수밖에 없잖아. 나도 주먹이 센데! 근데 이런 걸 재밌게 느끼고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힙합 시장이 커지기도 했거든요. 이걸 뭐 좋다고만 생각할 수도 없고 나쁘다고 할 수도 없고, 그냥 우리의 숙명이구나 해요.

 

필요악 같은 건가요?
누가 와서 날 때리면 맞고만 있을 수 없잖아요. 어쩔 수 없이 싸움꾼이 되어가고 있죠. 그래도 너무 디스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건 우리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무분별하게 싸움만 하는 게 힙합은 아니니까.

 

‘내가 짱이다’라는 마음가짐은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건가요, 아니면 저절로 샘솟는 건가요?
저를 격려하기 위해 자기최면처럼 하는 말이기도 하고, 그냥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도 해요. 농담 반 진담 반. 농담을 하더라도 그런 생각을 안 하면 그런 말이 안 나오잖아요. ‘이건 내가 이기겠는데?’라고 생각을 했으니까 말을 한 거고. 질 거 같으면 그렇게 안하죠. 100% 허풍을 떨지는 못해요.

 

루머, 악성 댓글 그리고 편견. 상처 받는 부분이 많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랩을 하는 이유가 있나요?
그러게요, 제가 왜….(웃음) 설명하기 어려운데 제가 이걸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자뻑이지만 사명감을 느끼고 있어요. 나중에 이 일을 그만두게 되더라도, 그 전에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낸다든가 후배들에게 좋은 길을 만들어준다든가 해야 되지 않나. 아직은 갈 길이 많이 멀죠. 지금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상반기 내에 미니앨범이 발매될 것 같아요. 계속 작업은 하고 있는데 방송하면서 느꼈던 것들도 담으려고 하다 보니까 시간이 조금 걸리고 있어요. 많이들 관심을 가져 주실 때 확실하게 제가 하는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Editor 김혜원 hyewon@univ.me
Photographer 임민철 Studio 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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