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데 몇 시간씩 기다리는 건 딱 질색인 사람이라도, 여행지에 있으면 유명 맛집에 가보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그리고 땡볕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후회하겠지. “내가 국수 한 그릇 먹겠다고 뭐하는 짓인가…”

 

기다리는 건 싫지만 맛있는 건 먹고 싶은 님들을 위해, 대학내일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그 집’, 바로 ‘옆집’ 리스트! 유명 맛집의 바로 옆집에서 같은 메뉴를 직접 먹어 보고, 꽤 맛있는 곳들을 엄선하여 정리했다.

 

 

1. 명진전복 옆집, <연미정>

 

인스타그램에 명진전복을 치면 최신 글만 8,593개가 나온다. 식사 시간을 피해도 1시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는 그 집에 갈 용기가 없어서, 아쉬운 대로 근처에 전복밥 파는 다른 곳을 찾았다. 명진전복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연미정! 전복 전문점은 아니지만 전복밥도 꽤 괜찮게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대박! 점심 시간인데도 바로 들어가서 널널하게 식사 가능! 주차장도 있다.

 

전복밥과 전복구이를 주문했다. 전복 말고도 회 정식, 회덮밥, 조림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어차피 우린 전복만 먹을 거지만…

 


먼저 전복밥부터 자세히 보자! 전복이 달랑 3~4점밖에 없지만 나름 명진전복과 비슷한 비주얼.

 

내장을 넣어 밥이 노릇하다. 하악하악 보기만 해도 고소함.

 

밥은 다른 그릇에 덜고, 솥에는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 맛있는 누룽지를 위해 밥을 조금 남겨두는 것이 포인트! 야들야들한 전복과 고소한 밥이 잘 어울린다. 명진전복 유경험자로서 맛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장담함.

 

그리고 무엇보다, 누룽지가 대박이다. 고소한 전복 내장과 참기름 향이 어우러져 독특한 감칠맛을 내는데, 이게 요물임. 아무리 배불러도 바닥까지 긁어먹게 만든다.

 


전복을 낭낭하게 먹고 싶은 사람은 전복구이를 주문하면 됨.

 

전복 구이의 아름다운 자태

 

전복밥에 전복구이까지 30분 만에 완식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묘한 승리감이 들었다. 명진전복 먹으러 간 사람들은 아직도 기다리고 있겠지? 후훗!

 

연미정(064-784-8856)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3648-4
전복밥(1만 2000원)/전복구이(2만원)

2. 자매국수 옆집, <큰언니국수>

제주도의 3대 국숫집(올레국수, 자매국수, 삼대국수) 중 자매국수를 먹으러 갔는데 사람이…

 

말자…휴

 

배고프면 포악해지는 나님. 어렵게 온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자매국수 바로 옆집 큰언니국수로 갔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고, 음식도 언니가 더 맛있게 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품고…

 

울 엄마가 시간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거랬어.

 

고기국수 하나, 비빔국수 하나 시키고 자리에 앉으니 5분도 안 되어서 음식이 나온다. 내 스타일!!

 

먼저 나온 고기국수부터 먹어 봤다. 시원한 국물을 한입 먹고, 국수로 고기를 싸서 먹으면 된다고 함. 이 집의 고기국수는 곰탕 육수를 기본으로 후추 맛이 강하게 난다. 고기국수를 처음 먹어보는데도 묘하게 익숙한 맛이 나서 생각해보니, 떡국과 비슷한 맛이었다.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이 국수의 최종 보스는 고기! 원래 비계를 안 먹는 동행도, 이 국수에 들어간 고기는 냄새도 안 나고 부드럽다며 맛있게 먹었다.

 

고기는 언제나 옳다

 

나중에 나온 비빔국수도 묘하게 익숙한 맛이었는데, 잘 생각해보니 쫄면이었음.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김 가루를 뿌려서 먹으면 더 맛있다. 함께 제공되는 콩나물국도 시원함!

 

매콤한 국수에 고기 싸먹으면 짱맛!

 

제주도 고기국수가 유명하긴 하지만, 국수라는 음식이 본디 익숙하고 소박한 음식인데, 1시간이나 기다려 먹긴 좀 억울하지 않나?…싶은 사람에게 강추하는 집이다!

 

만약 큰언니국수에도 자리가 없다면, 자매국수 좌측으로 줄줄이 고기국수집이 있으니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가 먹으면 됨.

 

큰언니국수(064-753-2238)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도2동 1034-10
고기국수(7000원)/비빔국수(7000원)

 

 

3. 하하호호 옆집, <빨간머리 앤의 집>

수진언니 행복하세요…

 

테이스티 로드에도 나온 ‘하하호호’는 이제 너무 유명해졌다. 배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햄버거 기다리느라 시간 낭비하긴 싫어서, 우도에 있는 다른 수제버거 집을 찾았다. 외관부터 범상치 않은 ‘빨간머리 앤의 집’

 

우도 산호 해수욕장 근처에 있다

 

사장님 앤 덕후 인증

 

가게에 들어갔을 때, 여기가 버거집인지 빨간머리 앤 박물관인지 살짝 헷갈렸지만 일단 주문! 고기 덕후인 나는 패티가 2장 들어간 앤버거, 치즈 덕후인 친구는 체다 치즈가 2배 들어간 치즈버거를 시켰다.

 

‘하하호호’와 차이점이라면, 이곳은 쇠고기로 패티를 만든다는 점. 흑돼지가 아니라서 조금 아쉬웠으나, 육즙이 촤르르 흐르는 두툼한 패티를 보고 바로 사랑에 빠짐♥

 

사장님이 쇠고기 패티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이 있으심

 

여자 혼자 앤버거 하나를 다 먹기엔 양이 많으니, 1개만 시켜서 나누어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사실 맛 자체는 서울에 파는 수제버거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 어차피 수제버거 맛이 거기서 거기 아닌가여.

 

빨간머리 앤의 집(064-784-2171)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2512-5
앤버거(1만 7000원)/치즈버거(1만 1000원)

 

 

4. 만선식당 옆집, <돈방석 식당>

제주도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고등어회를 빼놓을 수가 없다. 제주 고등어회라고 치면 연관 검색어로 뜨는 ‘만선식당’과 ‘미영이네’는 저녁 시간에 가면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 옆집인 ‘돈방석 식당’을 선택.

 

벽에는 ‘부자 되세요’라는 간판이 달려 있고, 방석은 가게 이름 그대로 ‘돈방석’이다. 나름의 경영 철학이 있는 집이군. 합격! 무뚝뚝한 사장님이 “이모가 오늘 아침에 잡은 고등어야. 이모 해녀거든”이라고 하셔서 기대감 +50 상승.

 

 

꼭 부자 될게요. 감사합니다.

 

고등어회님 등장!

 

싱싱한 고등어만 회로 먹을 수 있다고 함

 

김 위에 고등어회 그리고 함께 나오는 양념 밥을 얹어서 야무지게 얌! 푸른 비늘 때문에 왠지 비릴 것 같았는데 전혀. 오히려 담백함. 기름기가 살짝 도는 고등어회와 새콤한 소스가 잘 어울린다. 이 날을 계기로 고등어회가 내 최애’회’로 등극하였음.

 


회뿐만 아니라 밑반찬도 하나같이 맛있다. 특히 제주 고사리 짱! 이렇게 연하고 향긋한 고사리는 처음 먹어봤다.

 

고사리 한 접시면 술 한 병 뚝딱!

 

고등어회 한 판을 해치우고 나가려는데, 옆 테이블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제주도 현지인 아저씨 두 분이 잘 놀다 가라고 인사해 주셨다. 줄 서서 기다리는 맛집에서는 하지 못했던 경험에 마음이 찡했음. 그래 이 맛에 여행하는 거지.

 

돈방석 식당(064-794-1485)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770-29
고등어회 (中 4만원, 大 6만원)

 

 

5. 나목도 식당 옆집, <가스름 식당>

동네는 정말 한적한데 가시식당, 나목도 식당 앞만 북적거림

 

“제주도에서 고기를 먹으려면 가시리로 가라”라는 말이 있다. 특히 돼지고기가 유달리 맛있어서 제주도민들이 즐겨 찾는다는 ‘나목도 식당’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맛집.

 

그래도 설마 이 조용한 동네까지 관광객들이 찾아오겠지 싶어서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작고 조용한 동네 식당에 줄을 서 있다. 비슷하게 유명한 ‘가시식당’도 마찬가지. 하여 밥 먹는데 줄 서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맛알못 닝겐은 3순위 ‘가스름 식당’을 선택했다.
두루치기를 시키고 가게 내부를 둘러 보는데, 이런 안내 문구가 있어서 안심함. 믿고 먹는 엄마 음식!

 

귀여워♥

 

고기느님 등장. 빨갛게 양념 된 고기 위에 파채와 콩나물을 듬뿍 올리고 보글보글 끓여 주면 됨.

 

보글보글 심쿵심쿵

 

멜젓에 콕 찍어서 먹으면 매콤짭짤 행복의 맛. 함께 나오는 무생채나 김치와 먹어도 맛있다. 먹으면 먹을수록 더 맛있어지는 마성의 두루치기다.

 

제주에 왔으면 멜젓을 먹어봐야 함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 맛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을 듯. 우리 동네에 있었으면 좋겠는 식당이다. 과연 주민들이 자주 찾는 식당다움. 밥을 다 먹고 난 후에는 한적한 가시리를 여유롭게 걸었다. 줄 서지 않고 아낀 시간은 이렇게 쓰는 거지.

 

가스름 식당(064-787-1163)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1900-4
두루치기(6,000원)/생고기(8,000원)

 

 

P.S. 취재를 마치며

오랜만에 보는 봉선화

 

처음에는 유명한 식당 놔두고 그 옆집에서 먹는 것이 솔직히 좀 아쉽긴 했다. “내가 제주도에 또 언제 와보겠어”하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그 집, 바로 옆집 다섯 곳을 경험해 본 지금은 조금의 후회도 없다. 유명 맛집에 집착하지 않으니 여유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진정으로 여유로울 수 있었다. 이런 깨달음을 얻었으니 아마 다음 여행에서도 그 집, 옆집은 계속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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