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좋은 사람을 만나야 좋은 연애를 할 수 있어요

성다은(25세/연애 횟수: 2회, 최장 연애 기간: 3년 반)

 

 

연애를 시작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시나요?

제가 친구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는데요. ‘좋은 사람’과 만나야 좋은 연애를 할 수 있어요. 제가 비교적 길게 연애를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알아보고 연애를 시작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일단 만나보고 판단하겠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굳이 감정 낭비와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에요. 애초에 저와 맞는 사람을 만나서 추억을 쌓는 편이 더 좋아요.

 

연애를 위해 포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자유 시간을 포기할 수 있어요. 연애를 하면 취미 쌓을 시간이 확 줄어들지만, 남자친구와 함께 있는 시간이 그만큼 행복하니까 괜찮아요. 저에겐 취미보다 사랑하는 게 더 가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포기할 수 없는 건 사실 없어요. 만약에 저는 모든 걸 다 포기할 수 있는데 남자친구는 아니라면 서운할 수도 있었겠지만, 다행히도 저희 둘 다 서로에게 올인 하는 성향이라 갈등 없이 예쁘게 사귈 수 있었어요. 잘 맞는 사람과 만나는 게 이렇게 중요하답니다, 여러분!

 

헤어지는 게 무섭진 않나요?

만약 이 사람과 관계가 끝나면 생활이 될까? 오랫동안 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이 없어진다면 내가 과연 회복할 수 있을까? 걱정은 돼요. 하지만 헤어질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기 때문에 되도록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저는 끝을 생각하고 연애를 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이 사람과 연애하는 게 행복하다면, 아무리 길게 연애하고 헤어져도 후회는 안 할 것 같아요. 적어도 그 시간 동안에는 제가 사랑받고, 사랑을 주는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의미니까. 물론 제가 25살이라 이런 생각을 하는 걸 수도 있어요. 10년 뒤라면 얘기가 달라졌을 수도 있겠죠?


 

# 권태기? 개그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됨

이동건(27세/연애 횟수: 2회, 최장 연애 기간: 4년)

 

 

과거에 연애를 하면서 잘못 생각했던 게 있다면?

20살 초반 첫 연애 당시, 저와 상대방 둘 다 서로의 생활을 터치하는 것을 집착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누구를 만나든, 어디를 가든, 카톡 답장이 늦든 전혀 터치하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았거든요? 편하기도 하고 서로의 생활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처럼 느껴져서요. 그런데 집착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서운해도 말하지 않고 넘어가다 보니, 그게 쌓이고 쌓여서 결국 헤어지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각자의 생활을 양보하는 것도 조금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요.

 

연애를 오래 하면 덜 싸우나요?

아니요. 저의 경우 아무리 오래 만나도 같은 문제로 계속 싸우게 되더라고요. 어떤 부분은 맞춰지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애인도 타인이기 때문에 완전히 맞출 수는 없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해도 해도 안 맞춰지는 부분은 참으면서 만나고 있습니다. 물론 쌓아온 시간만큼 확실히 안정화되긴 합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연락이 안 되더라도 덜 불안하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1~2주 못 보게 되더라도 외롭지 않은 것 같아요(당연히 보고는 싶지만!).

 

권태기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안 지겹냐고들 많이 물어보는데요. 지금 사귀는 사람과는 아직 권태기가 오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만나면 너무너무 재밌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서로 개그 코드가 잘 맞아서, 둘이 있을 때 제일 즐거워요. 그래서 싸우고 난 뒤라든가, 서로 기분이 안 좋은 상태더라도, 만나기만 하면 재밌어서 금방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됩니다. 그래서 4년 내내 권태기를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서로가 지겹게 느껴질 일은 없을 듯해요.


 

# 어디서 주워 들은 연애의 법칙을 믿지 마세요

홍세미(26세/연애 횟수: 1회, 최장 연애 기간: 6년)

 

 

연애 인생에 있어서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면?

저는 SNS를 통해 사랑을 배웠던 것 같아요. 페이스북을 보면 ‘진짜 남자(여자)가 상대를 사랑할 때 하는 행동’ 이런 식의 게시물들이 많잖아요. 무의식중에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했어요. 남자친구가 그 틀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쟤는 나를 사랑하지 않나?’ 하고 의심하고 싸웠어요. 그러다 문득 제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워들은 정보로 규정해 놓은 사랑 말고 저희만의 사랑을 만들어 가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랬더니 훨씬 좋아졌어요.

 

연애를 오래 하면 덜 싸우나요?

무조건 네. 저희도 정말 많이 싸웠는데, 어쨌거나 계속 사귀려면 갈등을 해결해야 하니까 결국 화해할 방법을 찾게 되더라고요. 웬만한 문제는 다 해결해서, 이젠 싸울 일 자체가 없어요. 그리고 하다 보면 싸움에도 기술이 생겨요.

 

권태기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2년 차 때 제가 권태기가 와서 헤어진 적이 있어요. 표면적으로는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유였어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진짜 이유는 서로가 지겨운 게 아니라 싸움에 지친 거였더라고요. 여러분도 ‘권태기’라는 개념에 너무 꽂히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진짜 이유를 찾으면 의외로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거예요.

 

안정적인 연애를 하면 덜 외롭나요?

저도 연애 초창기에는 남자친구와 같이 있어도 외롭다는 생각을 가끔 했어요. 아무리 상대방이 노력을 해도 해소가 안 되더라고요. 당시 저는 남자친구가 사회생활을 전혀 하지 않고 제 옆에만 있기를 바랐던 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인생의 전부라고 착각했었죠. 저뿐만 아니라 처음 연애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연애를 인생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남자친구도 그러기로 했고요. 대신 아주 중요한 일부!(웃음)


 

# 연애는 하면 할수록 더 잘하게 되는 것

정재환(25세/연애 횟수: 6회, 최장 연애 기간: 900일)

 

 

연애 인생에 있어서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오래 만나냐, 나도 팁 좀 알려줘라 하는데 사실 또렷한 정답이 없어서 뭐라고 말하기 난감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연애의 ‘연’ 자도 모르고 만났던 사람도 많습니다. 첫 번째 연애는 펜팔 친구처럼 닭살 돋는 문자만 주고받다가 끝났고요, 두 번째 연애는 투투 때 산악용 스키 장갑을 선물했다가 차였습니다. 그 후로는 여자 사람 친구들에게 조언을 자주 구하며 사람다움을 겸비하게 되었습니다.(웃음)

 

연애를 시작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시나요?

과거의 연애들을 통해 어떤 성격이 저랑 맞는지 파악하게 됐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끔 부모님께 교육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제 성격과 대비되는 부정적인 사람들과는 잘 안 맞더라고요. 좋아하는 음식이나 취미 뭐 이런 것들은 연애하면서 서로 맞춰나갈 수 있는데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는 오래 만나기 힘들어서….

 

긴 연애의 장점은?

감히 제가 장점을 꼽아보자면, 가장 큰 장점은 엄청 편해진다는 겁니다. 이 사람이 내 옆에 있는 게 자연스럽고, 상대 앞에서 못 할 행동이 없어진다는 것. 그 편안함에는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헤어지는 게 무섭진 않나요?

연애하며 아쉬웠던 점은 잘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연애를 통해 극복하려는 편입니다. 짧은 연애든 긴 연애든 거기서 자신의 연애 스타일을 알게 되고 나에게 맞는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되는 것.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긴 연애 후에 헤어지면 나눈 추억이 많다 보니 상당히 힘들겠지만. 연애는 시작만큼 끝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마냥 슬퍼하기보다는 그냥 바쁘게 살면서 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네요.


[910호 – ask 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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