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도 몇 번씩 헤어진 연인을 살해했다는 뉴스가 뜬다. 살해 동기는 먼저 사그라져버린 마음에 대한 배신감, 나만 아프다는 비참함. 뜨거웠던 사랑에 배신감과 비참함이 뒤섞이면 분노가 된다. 상대의 입장에서도 주파수가 맞지 않은 마음처럼 버거운 건 없다. 원치않는 이가 바치는 마음은 부담이고, 때론 폭력이다.
하물며 나를 ‘괴롭게’ 사랑하는 존재가 영원히 죽지도 않는 요물이라면 어떨까? 이바나의 공주 사나는 열두살이 된 해 후계를 이으려 구혼자를 모집한다. 하지만 호기심에 사나의 유모로 변신해 있던 붉은 여우는 십년이 넘게 공주를 기르며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그녀에게 청혼한다. 사나의 승낙을 얻는 데 걸림돌이 되는 이들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여우. 결국, 사나는 궐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여우가 주는 약을 마시고 반 요물 반 인간이 되어 여우와 일생을 함께하기로 한다.
마음을 내어주지 않는 사나에게 여우는 천진하게 묻는다. 왜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사나가 사랑하는 이들은 물론 사나를 사랑하는 모두를 제거해 마음을 얻으려 한 여우에게 돌아오는 말은 하나뿐이다. “어떻게 널 사랑할 수 있겠어?” 그러나 여우는 자신의 방식을 멈추지 않는다. 필요하면 얼마든 손에 피를 묻히고, 사나가 사랑하는 남자의 형상으로 변신해 곁에 머무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붉은 여우>는 여우말고도 사나 주변의 수많은 인물의 사랑을 그려낸다.
첫사랑, 죄책감에 놓쳐버린 사랑, 먼 길 돌아 되찾은 사랑, 운명까지 뒤바꾼 사랑…. 그러나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는 데 성공한 것은 요물인 붉은 여우뿐이다. 비참함을 모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여우의 사랑과, 비참함 때문에 무너지는 인간의 사랑. 어느 쪽이 더 불행할까. 겁 많은 나는 그저 내 사랑에 피비린내가 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웹툰 포인트 4선
1) 흑과 적, 두 색으로 만들어낸 고혹적인 판타지
2) 섹시하다 못해 황홀한 작화
3) 등장인물들의 미모가 개연성
4) 썸만 타는 우릴 비웃듯 끝까지 가는 사랑의 향연
2013년 7월 17일 – 2015년 7월 1일 / 88부작 / 무료
Editor 김슬 dew@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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