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의 최전선을 떠나 논산에서 카페 개업 준비 중

최안나(33세,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 논산시 취암동에서 카페 ‘므아쏭’ 준비 중)

 

 

 

서울에서 나고 자라 직장 생활도 6년 넘게 하셨는데, 갑자기 논산으로가셨네요!

저도 논산에 살게 될지 몰랐어요. 서울이 고향이고 제 꿈은 잡지사 에디터였거든요. 잡지사는 대부분 서울에 있으니까 당연히 서울에 살아야 했죠. 잡지사 에디터로 6년간 일하면서 소위 말하는 ‘힙’한 곳을 정말 많이 경험했는데요. 남의 공간을 취재하는 데 그치지 말고, 내 취향이 반영된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때 논산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남자와 결혼해 논산러가 된, 전 서울 시민이자 제 친언니가 내려와서 같이 카페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지금이다! 싶어서 짐을 쌌습니다.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지방으로 내려가 혼자 사업을 일궈야 했다면 아마도 하지 못했을 결심이죠.

서울 생활을 정리할 때 뭐가 제일 걱정되셨나요?

그동안 ‘힙의 최전선’에서 살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잡지사 에디터로 일하면서 늘 트렌디한 것을 좇았고, 그것들이 서울에 있었으니까요. 논산에 가면 그런 감, 기획력이 떨어질까봐 조금 불안했어요. 이미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돈도 꽤 모은 친구들과 저 자신을 비교하면 위축이 되기도 했고요.

논산에서 지내니까 어떤 점이 좋나요?

지금 이 답변을 곧 오픈할 카페에서 쓰고 있는데요. 제 눈앞에는 논밭이 펼쳐져 있어요. 눈을 어지럽게 하는 요소들이 확실히 줄었어요. 카페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논밭과 감나무에서 힐링 받아요. 서울에서 직장생활 할 때는 일상 속 사소한 즐거움을 찾는 일조차 너무나 어렵게 느껴지고, 찾더라도 좋은 기분들이 금방 휘발되어버리곤 했는데요.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한 운동을 하고 밥을 지어 먹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요. 그것을 행복으로 인지하고,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해요.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집에 가면 가족들이 있으니까

박지혜(30세, 서울에서 20대를 보낸 사람, 천안으로 돌아간 지 2년째)

 

 

서울에서 꽤 오래 사셨고 직장도 있었는데. 왜 고향으로 돌아가셨나요?
사실 예전에는 서울이라는 선택지밖에 몰랐어요. 주변을 봐도 다 어떻게든 서울에서 자리를 잡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서울에서 회사를 다녀보니 타지 생활의 힘듦이 확 와 닿았어요. 직장인이 되니까 말 그대로 ‘서울 하늘 아래 나 혼자’예요. 그렇다고 매번 친구들을 만나서 내 하소연만 늘어놓을 수도 없는 거잖아요. 처음엔 단순히 이 회사가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해서 이직도 자주 했어요. 이직을 하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계속 반복되기만 할 뿐이었죠. 성격도 이상해지는 것 같았어요. 더는 이 짓(?)을 하면서 살 수 없다는 결심이 들었을 무렵, 마침 월세 기간도 만료되어서 정리하고 본가로 왔어요.

서울 생활을 정리할 때 뭐가 제일 걱정되셨나요?

친구들이랑 멀어지는 게 제일 아쉬웠어요. 당시엔 서울에서 살면서 얻은 건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고향에 와서 지내다 보니, 그렇게 집착했던 관계들이 실은 별거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떨어져 있어도 이어질 인연은 계속 이어져요. 아닌 사람은 정리 되는 거고. 그리고 그 빈자리는 가족들이 채워주고 있어요. 일단 밖에서 있었던 힘든 일을 그날그날 얘기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고향에서 지내면서 바뀐 점이 있다면?

욕심이 좀 줄었어요. 예전엔 밤을 새워서라도 해내려고 악을 썼었거든요. 마음이 급했어요. ‘어떻게 얻은 직장인데. 여기서 못 하면 끝이다.’ 뭐 이런 마음. 천안 내려오고 나선 좀 편해졌어요. 뭐가 잘 안 풀려도 회사 사람들이랑 잘 못 지내도 집에 가면 가족들이 있으니까. 여기서 직장을 구해 일 년 정도 다니다가 지금은 또 잠시 쉬고 있는데요. 서울이었다면 매일 불안했을 거예요. 어느 동네에 살아도 출퇴근길 바쁘게 움직이는 직장인들을 봐야 하니까.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서 스트레스를 받았었거든요. 근데 천안에 있으니까 이상하게 쉬는 사람만 보여요. 하핫. 기분 탓인가. 기왕 쉬는 거 잘 쉬자는 생각이에요.


 

지방으로 취직 한 거, 후회 안 해요

이태훈(27세, 타지 생활 5년 차에 귀향, 안동에서 2개월째 직장 생활 중)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부러 지방에서 취직을 했다고요.

저는 학교생활을 정말 재미없게 한 케이스예요. 장학금을 타야 했기 때문에 매일 학교와 도서관만 오갔거든요. 그래서 돈을 빨리 벌고 싶었고, 마침 인천공항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할 기회가 생겨서 고민 없이 들어갔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어디에서 살든 크게 상관이 없었어요. 근데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얼마나 어렵게 저를 키워주셨는지 뒤늦게 깨달았어요. 계약이 종료되면 고향으로 돌아가서 정착해야겠다고 다짐했고,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고향과 가까운 안동에 취직했어요.

타지 생활을 정리할 때 뭐가 제일 걱정되셨나요?

사실 걱정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설레었어요. 고등학교 친구들은 고향인 영주에 많이 남아 있거든요. 걔들을 자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신나더라고요. 안동에서 지내면 주말마다 부모님도 뵐 수 있고요. 제가 살던 영주는 지하철도 없고 시내버스도 몇 대 없는 곳이거든요. 치열함이랑은 거리가 먼 곳을 상상하시면 돼요. 그래서 도시 생활에 적응하기가 더 힘들었나 봐요. 학교에 수업 들으러 가는 길만 해도 차 막히고, 앉을 자리도 없고, 사람들은 다들 바빠 보이고. 결국엔 저도 그렇게 변해가는 것 같아서 씁쓸했는데, 여유로운 생활로 돌아갈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러웠어요.

고향에서 지내니까 어떤 점이 좋나요?

일이 쉬운 것도 아니고 돈을 엄청 많이 버는 것도 아니지만, 확실히 여유가 있어요. 성격이 좀 소심한 편이라 직장 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연고지라서 그런지 마음이 편하기도 해요. 직장 생활 하면서 성격이 더 밝아진 것 같기도 하고요. 확실한 건 도시에 있을 때보다 웃는 일이 훨씬 더 많아요. 가능하다면 안동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어요.


 

집다운 집에서 밥다운 밥을 먹으며 지내요

김신영(31세, 서울 생활 5년 차에 귀향, 6년째 진주에서 사는 중)

 

 

졸업 후 서울에 자리 잡지 않고 바로 고향으로 내려가셨다고요.

처음엔 진짜 잠깐 쉬러 온 거였어요. ‘두 달 정도 쉬고 다시 올라가서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이었죠. 그때 먼저 고향에 내려와서 사업을 하고 있던 언니가 일손을 보태달라고 부탁했고, 아르바이트로 조금씩 일을 하다가 점점 많은 일을 맡게 되면서 생업이 됐어요. 큰 결심 없이 정착하게 된 거라, 오히려 쉬웠던 것 같아요.

서울 생활을 정리할 때 뭐가 제일 걱정되셨나요?

진주에서 쭉 지내기로 결심하고 자취방을 정리하니까 뒤늦게 불안해졌어요. “쟤는 서울에서 잘 안 돼서 내려왔구나”라고 수군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분명히 아니까. 게다가 서울에 있는 지인들은 “고향에서 할 것도 없을 텐데 왜 내려가냐.”, “다시 와라” 난리고. 한동안 사람들을 피했어요. 나름의 확신을 세울 시간을 가졌죠.

고향에서 지내니까 어떤 점이 좋나요?

서울에선 숨 쉬는 일분일초가 다 돈이라는 게 힘들었거든요. 물 한 모금까지 다 돈이잖아요. 여기선 생활을 유지하는 게 서울보다 덜 힘들어요. 출퇴근 시간도 짧고, 같은 돈으로 더 좋은 조건의 집에서 살 수 있어요. 예전엔 원하는 일을 할 수만 있다면 삶의 질 같은 건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밥 먹을 시간 없어도 괜찮을 것 같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젠 집다운 집에서 밥다운 밥 먹고 지내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아요. 여유가 있어야 내 삶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방향을 잡을 수 있더라고요.

앞으로의 계획은?

오래 전부터 책방을 여는 게 꿈이었어요. 그리고 작년에 ‘조이북슈퍼’라는 작은 책방을 열었어요. 평일엔 생업을 하고 주말엔 거기서 일해요. 서울에 있었다면 절대 실천하지 못 했을 거예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 안정적으로 오래 잘 하는 게 지금의 목표이자 계획이에요.


[911호 – ask 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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