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친구들은 SNS를 어떻게 쓸까요? 자랑하고 싶은 순간을 찍어 올리고, 친구들 태그하고, 스토리에 시침질도 좀 하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요? 네, 맞긴 맞는데요. 반만 맞았습니다! ‘부계정’이 빠졌잖아요! 글로벌웹인덱스의 2019년 보고서에 의하면 한 사람이 소셜 미디어에 가지고 있는 계정이 무려 8.1개라고 해요. 사회생활을 하며 대외적으로 알려주는 아이디 외에 여러 개의 계정이 더 있다는 뜻이죠.
이들은 왜 부계정을 만들고,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하나의 SNS에서 2개 이상의 계정을 운영 중인 20대들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MZ세대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신박한 방식으로 부계정을 쓰고 있었으니까요.
이 콘텐츠를 꼭 읽어야 하는 분들
– 신입사원에게 자꾸 인스타 맞팔 요청하는 최과장
– “SNS를 뭘 그렇게 열심히 해? 다 관종이라 그래~”라고 말하는 이대리
– 힙스터 인싸들만 부계정 만드는 줄 알았던 김주임
요즘엔 첫 만남에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대신 서로의 SNS를 맞팔합니다. 별로 친하지 않거나 원치 않은 사람들에게도 내 일상을 공유하게 되죠. 특히 20대는 알바, 대외활동, 동아리, 취업 등 활동의 영역을 달리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시기입니다. 그만큼 허수의 인간관계도 많아지고요. 그들 모두에게 내 이야기가 오픈된다고 생각하면, 처음 계정을 만들었을 때처럼 스스럼없이 글을 올리기가 어려워집니다.
나만의 공간이었던 SNS가 눈치 보고 고민해야 하는 ‘현생’이 되어버리는 순간, 이들은 마음 편하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찐 계정’을 만들어 떠납니다. 비공개로 소수의 절친에게만 공개하거나 본인만 보는 계정을 따로 파는 거죠. 다른 사람을 의식하느라 쓰지 못했던 감성 글을 올리고, 자신의 일상을 가감 없이 기록하는 용도로요!
인스타그램은 왠지 글을 길게 쓰고 감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기가 눈치 보여요. 흔히 말하는 ‘인스타 감성’과 안 맞는다는 편견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나의 깊은 얘기, 지금의 감정을 입 밖으로 내뱉고 싶진 않지만, 누군가 알아줬으면 할 때 부계정을 써요. 리리 (23세, 학생)
프사, 아이디, 소개 글로 날 유추할 수 없게끔 설정하고 비공개로 운영 중이예요. 본 계정 팔로워들은 안 친한 사람들이 많아서 감성 글을 쓰고 싶어도 신경 쓰여 못 했는데, 부계정에선 정말 이것저것 열심히 기록해요. 익명 (23세, 학생)
MZ세대는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기록과 공유가 같은 무게로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분명 존재하지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추억을 쌓는 도구로써 SNS가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거죠.
‘맞팔’한 사이에는 서로의 팔로우-팔로잉 목록이 다 뜬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SNS 속 자아를 중시하는 20대에게는 아주 신경 쓰이는 기능입니다. 나의 내밀한 취향과 관심사가 까발려지는 거니까요. SNS의 핵심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특히 현실 인맥들이 대거 팔로우하고 있는 계정이라면 더욱 그렇죠.
그래서 MZ세대는 전용 부계정을 팝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덕질하는 ‘덕계’가 대표적인데요. 지인들은 모르는 계정이기 때문에 마음껏 ‘좋아요’를 누르고 주접 댓글을 달며 덕질에 몰입할 수 있대요. 이처럼 부계정에선 게시글뿐만 아니라 팔로잉에도 훨씬 솔직해집니다.
꼭 누군가와 소통할 필요 없이 원하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도 있죠. 대표적으로 이벤트 참여용 계정을 들 수 있을 텐데요. 이벤트용 사진과 글이 피드의 분위기를 해칠까 봐 응모를 포기했던 이들이 고안해낸 방법입니다. 덕후들이 많이 모여 있는 트위터에서는 콘서트 티켓이나 굿즈 거래 전용 계정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거래하는 사람에게 내가 그동안 했던 말과 생각을 굳이 공개하고 싶지 않고, 본 계정에는 계속 결이 맞는 글을 올리기 위함이죠.
이외에도 신박한 사용 예시! 연인과 둘만 보는 비공개 계정을 만들어 메신저처럼 쓰는 친구도 있었고요. 좋아하는 인스타 셀러들을 팔로우해놓고 계정 자체를 쇼핑몰처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MZ세대는 이처럼 자신을 드러내는 정도를 계정마다 조절하고, 그들을 적절히 오가며 SNS를 입맛에 맞게 활용한답니다.
일기장 용도의 부계정 못지않게 사랑받는 것이 콘셉트형 부계정입니다. 필름 사진이나 홈 카페, 공부, 운동 등 하나의 주제로 일관성 있게 계정을 운영하는 것이죠. 하나의 주제를 정하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피드 일치감’ 때문인데요. 사진과 글의 톤 앤 매너를 맞춰 시각적, 콘텐츠 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섭니다. 인터뷰한 한 20대는 요즘은 ‘다꾸’를 하듯 SNS를 꾸민다고 표현하더군요.
이런 콘셉트형 부계정은 본 계정보다 공을 들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의 고유성과 취향이 존중되는 시대, 잘 만든 SNS 계정 하나가 나를 효과적으로 브랜딩해줄 수 있기 때문이죠.
어느 날 정말 좋은 음악을 발견해서 스토리에 올렸는데 DM으로 좋은 피드백이 많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하루에 하나씩 음악을 추천하는 부계정을 만들었어요. 물론 인스타 감성이란 요소도 부계정을 만드는 데 한몫하겠지만, 저는 저의 페르소나를 보여주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 같아요. 이병권 (28세, 스타트업 마케터)
일상과 취향을 분리해 계정을 만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서입니다. 본 계정의 기존 팔로워들에게는 내가 지속적으로 올리는 취향 관련 콘텐츠가 ‘노잼’ 혹은 피드 도배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활발하게 맞팔하다 보면 느슨한 취향 커뮤니티에 소속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실제론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취미와 관련해 댓글을 주고받을 수도 있고, 최신 정보를 얻기도 하면서요. 한 분야를 꾸준히 파면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기도 하죠.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내 모습’이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나일 수도 있고요. 느낌 있게 옷을 잘 입는, 다이어리를 예쁘게 잘 꾸미는 나일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관심사 중 가장 마음이 가는 취미도 있을 겁니다. 기록하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MZ세대는 그중 몇 가지를 골라 SNS에 펼쳐놓는 것에 능합니다. 아이패드 다꾸 계정을 포함해 3개의 부계정을 운영 중인 한 인터뷰이가 이렇게 정리해주더라고요.
저는 결국 한 사람의 여러 가지 욕망이 계정마다 투영되어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SNS는 저의 여러 가지 자아를 담고 있고, 그걸 표현하는 창구니까요. 민주 (23세,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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