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심심한 MZ세대는 뭘 하고 놀까요? 네, 1000번 저은 계란 후라이도 만들고요. 친구가 공유한 심리테스트도 하고, 인스타 스토리에서 빙고, TMI, OO 그리기 등등 별의별 챌린지를 하며 지루함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특히 챌린지의 열풍이 거센데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챌린지가 생겨나 ‘챌린지 춘추전국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때싶 챌린지를 기획해 프로모션에 써먹고 싶은 기업도 많겠죠?
그렇다면 이 기사를 꼭 읽으셔야 합니다. MZ세대는 나름의 기준으로 참여하고 싶은 챌린지와 아닌 챌린지를 구분하거든요. 챌린지의 흥망을 가르는 ‘그 기준’은 무엇일까요? 20대 자문단들에게 들은 답변을 바탕으로, 참여와 확산이 팡팡 터지는 챌린지 기획하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기사를 시작하기 전에 이것 먼저 인정하고 갑시다. 기업이 만든 챌린지에는 그냥 챌린지보다 더 높은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브랜디드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보통의 챌린지는 재미있으면 참여하지만, 기업이 만든 챌린지는 이 기업이 내 마음에 드는지까지 보기 때문이죠. 훨씬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뜻이에요.
혹시 꿈꾸는 결과물이 ‘아무 노래 챌린지’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참여형 이벤트를 기획할 때 우리가 종종 하는 실수인데요. 참여와 확산은 당연히 따라오는 걸로 생각하고, 어떻게 보일지 ‘그림’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지코의 ‘아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예쁜 그림’만 상상하는 거죠. 기업의 입장에서야 사진보단 영상이 생생해서 좋고, 기왕 영상 찍는 거 다양한 동작으로 우리 제품 노출도 시켜주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챌린지를 하는 사람은 어떨까요? 사진보단 영상이 부담스럽고, 간단한 동작보단 다양한 동작이 더 어려워요. 그만큼 참여율은 떨어지기 마련이고요.
정리하자면
기업이 만든 챌린지에서 참여와 확산은 결코 당연한 게 아닙니다.
망설일 이들을 위해 허들을 최대한 낮춰줘야 해요. 쉽고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게요.
챌린지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우리 제품과 함께 고객들이 찍은 셀카가 쭈루룩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얼굴이 나오는 건 부담스럽다는 MZ세대가 꽤 많았어요. 얼굴보다는 제품이나 일상, 자기의 의견을 올리는 챌린지에 훨씬 편하게 참여할 수 있대요.
요즘 흥행 중인 챌린지 중 염따빠끄 챌린지라고 들어보셨나요? ‘처음처럼’이 래퍼 염따와 협업해 ‘처음처럼 FLEX’를 출시하며 시작한 챌린지인데요. ‘처음처럼 FLEX’ 뚜껑 안에 ‘염’ ‘따’ ‘빠’ ‘끄’ 글자가 각각 쓰여 있고, 네 개의 글자를 찾아 인증하면 성공이에요. 재밌는 점은, 챌린지 자체는 병뚜껑을 인증하는 거지만 뚜껑과 함께 셀카를 찍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에요. 펀슈머인 MZ세대는 재밌다고 느끼면 자신이 경험한 것을 적극적으로 인증 + 자랑하고 싶어 하니까요. 셀카가 부담스럽지 않은 사람들은 셀카로 표현한 거죠. 챌린지의 미션 자체를 셀카로 두기보다는 어떤 재미 요소를 넣을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정리하자면
챌린지에 얼굴이 등장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MZ세대가 꽤 많아요.
많은 참여를 위해 허들을 낮추고, 어떤 재미 요소를 넣으면 펀슈머들이 반응할지 더 고민합시다.
싫은데! 싫은데! 무조건 셀카가 좋은데! 라고 하신다면, 셀카를 올릴 만한 명분을 주셔야 합니다. 여기서 명분이란? 네, 당연히 재미입니다.
요즘 사진 어플과 브랜드가 콜라보해 필터를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당연히 그 필터로 찍은 셀카를 올리는 것까지가 세트입니다. 그런데 평소에 쓰는 뷰티 필터와 다를 바 없는 밋밋한 필터라면 #챌린지라고 해시태그를 달기가 좀 머쓱합니다. “이거 재밌어 보여서 해봄ㅋㅋㅋ”, “헐 뭐얔ㅋㅋㅋ나도 해볼래” 같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해요.
MZ세대가 인스타그램 AR 필터를 애용하는 거 아시죠? (모르신다면 꼭 읽어야 할 기사: 얼굴을 스티커로 도배하는 게 유행이라고?) 그중에서도 힙하거나, 이상하거나, 웃겨서 도전해보고 싶은 필터가 MZ세대의 눈길을 끕니다. 혹은 #howolddoilook 필터처럼 댓글 놀이의 가능성을 열어줄 때, 스스럼없이 셀카를 올리게 되고 확산도 빠르게 이루어진다는 것!
정리하자면
챌린지에 무조건 얼굴이 나오게 하고 싶다면 필터 제작을 추천해요.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독특함 또는 댓글에 한 마디씩 얹을 수 있는 요소. 둘 중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요즘 인스타 스토리에서 흥하는 챌린지의 특성은, 지목당했을 때 앉은 자리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챌린지라는 겁니다. 빙고를 체크하거나, 나의 tmi 다섯 개를 적어 올리거나, 정해진 무언가를 그리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죠. 챌린지에 드는 적정 시간에 대해 묻자 많은 MZ세대가 30분에서 최대 1시간, 연습이 필요한 영상의 경우는 하루라고 대답했어요.
#untiltomorrow 챌린지는 자신의 부끄러운 사진 혹은 어렸을 때 사진을 지목받은 다음 날까지 피드에 올리는 챌린지인데요.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친 이때, SNS에서라도 웃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챌린지인 만큼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챌린지의 주제가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참여율이 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지목당하는 동시에 시작할 수 있는 가볍고 재밌는 주제 선정이 필수예요. 너무 여러 가지를 해야 하는 미션도 금물입니다.
허들을 낮추는 좋은 방법 하나. 바로 템플릿을 제공하는 겁니다. 아래 사진은 트위터에서 유행했던 ‘훈이 얼굴 그리기’ 챌린지의 템플릿(?)이에요. 이 얼굴 배경에 각자 그리고 싶은 느낌으로 이목구비를 채우는 거죠. 이렇게요! 훈이 얼굴을 처음부터 다 그려야 한다면 약간 엄두가 안 나지만, 눈코입만 그린다고 생각하면 쉽잖아요. 시간을 오래 잡아먹지도 않고요.
정리하자면
MZ세대가 생각하는 챌린지에 쓰는 적정 시간은 30분~최대 1시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스낵커블한 주제 선정이 필수.
브랜드 관련 주제라면 재밌는 템플릿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틱톡이 유행하면서 영상 챌린지를 선호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영상 챌린지를 기획할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복잡한 발동작! 발동작에 스킬을 요구하는 순간 안무가 됩니다. 일반인들이 소화하기엔 난이도가 높아진다는 뜻이죠.
생각해 보면, ‘아무 노래 챌린지’도 팔과 상반신 동작을 외우면 그럭저럭 따라 할 수 있었잖아요. 욕심껏 멋있는 동작을 집어넣으면 보기만 좋은 그림의 떡이 된다는 거! 잊지 마세요.
무신사가 틱톡과 콜라보한 ‘스웨트셔츠360’ 챌린지가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 같은데요. 음악에 맞춰 360도를 돌면 입고 있는 옷이 달라진다는 콘셉트로, 동작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옷이 휙휙 바뀌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참여하는 사람은 쉽게, 영상을 보는 사람은 재밌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요. 이벤트 당시 틱톡 인기 챌린지 상위에 등극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영상 챌린지를 기획할 땐 율동 수준의 단순한 동작이 좋아요. (상반신, 손동작 위주)
음악이나 소품을 활용해 단조롭지 않게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어떤 챌린지를 볼 때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냐는 질문에, MZ세대는 의미 있는 챌린지라면 고민 없이 참여한다고 대답했습니다. 1339원을 기부하고 인스타 스토리에 다음 사람을 태그하는 릴레이 기부, N번방 성 착취 사건 공론화 챌린지, 세월호 6주기를 맞은 추모 릴레이 등 실제로 요 근래 인스타 스토리는 챌린지를 통한 소신 표현으로 가득했어요.
기억해야 할 점은 재밌는 기획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이에요. 아무 노래 챌린지가 MZ세대에게 그토록 큰 반향을 얻을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는, 음원 사재기를 센스있게 저격했기 때문이에요. 음원 사재기에 분노한 MZ세대가 동참하고 싶게 만든 거죠.
요즘 인스타그램 피드에 자주 보이는 #방구석여행챌린지 역시 세계의 명소에 사진을 합성한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지만, 사실은 코로나19 시국에 여행을 자제하자는 의미가 들어있는 거잖아요. MZ세대는 이렇게 유쾌하게 자신의 스탠스를 보여주는 것을 쿨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볍고 재미있게 자신의 신념을 표현할 수 있는 놀이가 생긴다면 언제든 기꺼이 동참할 거예요.
정리하자면
MZ세대에게 가장 사랑받는 챌린지는 ‘재밌는 줄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의미있는’ 챌린지입니다.
재미 7 : 의미 3 정도로 둘의 비율을 잘 조절하세요.
1. 기업 챌린지는 허들을 낮추는 게 최우선!
2. 무작정 셀카를 올리라고 하기 보다는 재미 요소 기획에 집중해야 함. 재밌으면 셀카 올릴 사람은 다 올림.
3. 꼭 얼굴이 나오는 그림을 원한다면 필터 제작 추천! 단, 이벤트성 필터는 경험하고 싶은 마음을 자극해야 성공할 수 있음.
4. 챌린지를 기획할 땐 30분이 넘지 않는 선에서! 깊이 고민해야 하거나 여러 가지 미션이 있으면 패스하기 쉬움.
5. 영상 챌린지는 상반신과 손동작 위주의 율동으로 기획하자. 춤이 어려우면 도전할 엄두가 안 남.
6. MZ세대는 챌린지로 자신의 소신을 표현하는 데 적극적임. 재미에 의미까지 있으면 더 열심히 참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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