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위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시물입니다. 이벤트를 연 주체는 기업도, 특정 브랜드도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Z세대 입니다. 세상에! 자기가 태어난 지 7654일 된 걸(무슨 의미죠? 생일도 아니고) 이렇게나 떠들썩하게 홍보하며 이벤트까지 열다니. ‘관종이네 ㅉㅉ’라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진짜 요즘 10~20대는 기분이 좋아서, 기분이 좋지 않아서, 기분이 적당해서 같은 이유로도 이벤트를 열곤 합니다. 못 믿으시겠으면 클릭해보세요!

 

Z세대의 관종스러운(?)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심심하면 인스타그램 라방을 켜고 1대 다수로 소통을 즐깁니다. (연예인도 아닌데!) 자신의 일상을 찍어 남들 보라고 유튜브처럼 공개된 플랫폼에 올리기도 합니다. (세상 평범한 일상인데!) 이쯤 되면 요즘 10~20대에게 관종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유튜브와 각종 SNS를 가까이하고, 인플루언서들의 삶을 동경하며 자라온 디지털 네이티브이기 때문일까요? 요즘 Z세대를 보면 인플루언서나 할 법한 행동을 거리낌없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날 사람(?) 입장에서는 ‘연예인도 아닌데 저렇게까지 한다고?’ ‘이 정도면 자의식 과잉 아냐?’라고 생각할 만한 행동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는 거죠. Z세대는 개개인이 인플루언서의 자의식을 갖고 사는 신인류! ‘인플루언서블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 인플루언서블 세대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 하거나, (인플루언서가 아닌데도) 인플루언서처럼 행동하는 특징을 지닌 Z세대를 일컫는 말

 

신인류의 탄생이라… 캐릿이 분석해보지 않을 수 없겠죠. 그래서 인플루언서블 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관종력 200%의 해시태그’들을 통해 Z세대의 행동 패턴을 들여다봤습니다. 아마 몇몇 사례를 보시면 충격에 입틀막을 시전하시게 될 겁니다.

 

이 콘텐츠를 다 읽은 독자님의 모습.jpg

 

이 콘텐츠를 꼭 읽어야 하는 분들
– ‘아니, 브이로그를 대체 왜 찍지?’ Z세대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차 대리
– 요즘 애들은 좀 ‘관종’ 같다고 생각해본 적 있는 민 과장
– 10~20대가 자주 다는 해시태그가 궁금한 마케터 손 매니저

 

※ 해시태그 옆에 달린 숫자(ex. 2.8M)는 해당 해시태그가 인스타그램에서 사용된 횟수를 의미합니다.


 

#오늘의훈녀 (2.8M) #오늘의훈남 (1.4M) #ulzzang (5.7M)

 

1. 셀카 올리면서 다소 민망한(?) 해시태그를 함께 단다

출처 인스타그램 @sallyction

 

▷ 옛날 사람: 자기 셀카에 훈녀, 훈남 같은 해시태그를 단다고? 에구 남사스러워!
▶ 요즘 사람: 민망한 게 대수임? 자기 PR은 셀프지!

 

Z세대가 자신의 셀카를 SNS에 올릴 때 자주 다는 해시태그가 있습니다. #오늘의훈녀 #오늘의훈남 #ulzzang(얼짱)입니다. 본인 사진을 올려놓고 훈녀, 훈남, 얼짱이라니. 남사스럽다고 생각하셨나요? 그러나 이 해시태그를 Z세대의 나르시시즘로 단순하게 해석하면 안 됩니다. 10~20대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전략적으로 이 해시태그를 활용하고 있거든요.

 

1) 먼저 계정 홍보용으로 사용합니다. 팔로워를 늘리거나, 하트(대략 ‘좋아요’와 비슷한 의미)를 많이 받기 위해서! #소통 #맞팔의 연장선에 있는 해시태그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검색하는 해시태그라는 거죠. 그래서 때론 셀카 대신 풍경 사진만 올려놓고 이 해시태그를 달기도 한답니다. 오로지 계정 홍보를 위해!

 

2) 포트폴리오를 쌓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주로 패션, 뷰티 등 비주얼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로 장래를 꿈꾸는 친구들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잘 차려입고 찍은 사진에 #오늘의훈녀 해시태그를 달면, 해시태그를 타고 찾아온 사람들이 하트를 눌러주겠죠? 이런 게시물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나는 패션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고, 여러 사람이 내 패션 센스를 인정해줬다’라는 것을 증명하는 포트폴리오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3) #오늘의훈녀 #오늘의훈남 대신 #ulzzang이란 해시태그를 달기도 합니다. 네, 맞습니다. 추억의 단어 ‘얼짱’이 한영 변환되어 #ulzzang으로 사용되고 있는 거. 글로벌(?)한 Z세대는 이 영문 해시태그를 통해 해외 유저들까지 자신의 계정에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해시태그를 달고 셀카를 올리는 외국인들도 많습니다. 한국의 Z세대가 널리 퍼뜨린 K-해시태그라고 보시면 됩니다.

 

check point
Z세대가 왜 이렇게 팔로워 수나 하트에 집착하느냐고요? 10~20대에게 팔로워 수는 자산이거든요! 일단 많은 팔로워를 보유해두면 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한 세상이니까요. ‘팔로워 수 = 시드 머니’ 같은 개념이랄까요? Z세대에게 SNS는 일상을 공유하는 플랫폼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자신을 PR하고, 포트폴리오를 모아두는 클라우드 저장소에 더 가깝죠. SNS가 인생의 낭비라고 하셨던 퍼거슨 감독님, 보고 있나요? 그거 다 옛말이에요!

 

저는 한때 가수 지망생이었어요! 처음엔 #오늘의훈녀 같은 해시태그를 다는 게 조금 민망하기도 했지만, 눈 꼭 감고 올렸어요. ㅋㅋㅋ 해시태그로 노출이 많이 되어야 저를 알릴 기회가 한 번이라도 더 올 테니까요. 요즘엔 #오늘의훈녀 대신 #ulzzang을 더 자주 사용해요. 외국인들도 유입되는 해시태그인 동시에 영어라서 눈에 잘 안 띄거든요! 그래서 좀 덜 민망해요. 하하. 김지아(24세, 대학생)

#협찬환영 (163K)

2. 팔로워 100명인데도 홍보해주겠다며 협찬을 받는다

▷ 옛날 사람: 연예인도 아니면서 웬 협찬을 받아?;;; 심지어 팔로워도 별로 없잖아?
▶ 요즘 사람: 내 계정 콘셉트가 이렇게 확실한데! 협찬 안 주면 바보 아님?

 

연예인, 인플루언서들의 SNS 계정을 통해 협찬 문화를 자주 접한 10대들은 협찬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편입니다. 이전 세대가 협찬을 ‘광고 ㅉㅉ’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였다면, 요즘 세대는 ‘Win-Win!’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협찬해주는 사람은 홍보가 돼서 좋고, 받는 사람은 물건을 받아서 좋으니까요.

 

협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걸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또 있습니다. 과거엔 협찬은 보통 연예인이나 파워 인플루언서 급 정도 돼야 받는 거라고 생각했잖아요. 그런데 요즘 10~20대들은 파워 인플루언서는커녕 팔로워가 100여 명 언저리만 돼도 당당하게 이 해시태그를 답니다. #협찬환영! 이런 근자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1) 일단 Z세대는 생각보다 온라인 마케팅 생태계에 빠삭합니다. 기업들이 홍보를 위해 파워 인플루언서만 찾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든요. 일반인 사용자들의 후기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이벤트를 연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고요. 그래서 기업에 역으로 제안하는 겁니다. “일반인 후기? 그거 내가 써줄게. 대신 협찬해줘! 어때, Win-Win이지?”라고요.

 

2)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 ‘아무’ 계정에나 협찬을 주지 않는다는 것 잘 역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협찬을 받기 위해 ‘콘셉트 계정’을 따로 파서 운영하기도 한답니다. 이를테면 화장품을 협찬을 받기 위해 뷰티 관련 게시물만 올리는 계정을 만드는 거죠. 뷰티 관련 키워드로 검색하던 홍보 담당자의 눈에 땋! 들 수 있도록요.

 

3) Z세대, 특히 10대들에게 #협찬환영은 또 하나의 용돈 벌이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차피 SNS 할 거, 좀 더 공들여서 콘셉트 계정을 만들어 놓으면 협찬 받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소득이 없는 10대에겐 협찬이 일종의 ‘돈줄’인 셈입니다.

 

check point
마케터 여러분, 디지털 네이티브의 짬바를 무시하지 마세요! 앞서 말씀드렸듯 Z세대는 SNS 마케팅의 원리를 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고로 협찬이 갖는 ‘기브 앤 테이크’의 의미도 충분히 알고 있고요. 콧대 높은 인플루언서보다 더 책임감을 느끼고 제품에 대한 후기를 남겨줄 거란 뜻입니다. 정성스런 후기글이 필요하실 땐, ‘콘셉트 계정’을 운영 중인 10대 SNS 유저를 찾으세요. 실망시키지 않을 겁니다. (찡긋)

 

예전에 일부러 ‘고간지’ 같은 패션 콘텐츠 후기를 게시물에 막 올려뒀거든요. 그랬더니 의류 브랜드에서 협찬해주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20~30대 입장에선 협찬 받고 후기를 올리는 게 자신의 피드를 더럽히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소득이 없는 10대 입장에선 협찬은 무조건 환영이에요! 정주은(16세, 중학생)

#이벤트 (5.7M)

 

3. 기업도 아닌데 SNS 계정에서 이벤트를 연다

 

▷ 옛날 사람: 이벤트는 기업 계정에서나 여는 거 아니야?
▶ 요즘 사람: 아닌데, 아닌데? 나도 이벤트 열어서 관심 받을 건데!

 

요즘 Z세대들은 자신의 개인 계정에서 직접 이벤트를 열기도 합니다. 젊은 사업가나 쇼핑몰 오너인 거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그저 평범하게 학교 못 가고 집에서 온라인 개강(또는 개학)을 맞은 10~20대들의 얘깁니다. 기업이나 브랜드도 아니고, 이벤트를 대체 왜 여는 거냐고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이겠죠? (이 드립 기억하면 최소 고인 물)

 

1) 자신이 올린 게시물에 대한 팔로워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할 때 이벤트를 엽니다. 즉, 더 많은 사람에게 관심받기 위해서 이벤트를 이용하는 거죠. Z세대에게 하트(좋아요)를 많이 받는다는 것은 곧 ‘인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랜선에서의 인기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요? 요즘엔 현실 친구가 거의 없어도, 랜선 친구만 많으면 ‘아싸’ 아닌 ‘인싸’가 되는 세상입니다. 인기나 인지도의 척도는 이제 현실 친구와 얼마나 교류를 하느냐보다 랜선 친구들에게 하트를 얼마나 많이 받느냐로 가늠하는 시대가 된 것이죠.

 

2)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응원하기 위해 이벤트를 열기도 합니다. 만약 좋아하는 아이돌의 새 앨범이 나왔다! 그럼 최애를 1위로 만들어주기 위해 ‘스밍’을 인증하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쏘겠다며 이벤트를 하는 겁니다. 기업이 이벤트를 여는 이유와 비슷하죠?

 

3) 당연히 이벤트 당첨자에게 경품도 줍니다. 물론 기업처럼 빵빵한 선물을 주진 못합니다. 그 대신 Z세대는 이벤트 참가자들에게 ‘기프티콘’을 줍니다. 저렴한 가격대에서 선물을 고를 수 있고, 링크로 간편하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번거롭게 택배로 부치지 않아도 되니까요.

 

check point
과거엔 ‘관종’이 그다지 좋지 않은 뜻으로 사용됐죠? 어그로를 끌며 관심을 구걸하는 사람들을 두고 관심 종자라고 불렀으니까요. 그런데 Z세대 사이에선 ‘관종’이 그다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들은 타인에게 관심받고 싶어하는 욕망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편이에요. 스스로를 관종이라고 인정하는 데도 스스럼이 없고요. 그러니 관심을 1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별 볼 일 없는 개인 계정이라도 이벤트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 계정에 팔로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종종 이벤트를 열어요. 얼마 전에도 팔로워 수가 너무 안 늘어서 이벤트를 했더니 팔로워 수가 좀 늘었더라고요. 신났어요! 정주은(16세, 중학생)

#qna (104K)

 

4. 사람들이 (당연히) 나를 궁금해 할 거라 생각한다

출처 인스타그램 @exnhxu

 

▷ 옛날 사람: 자기한테 궁금한 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자의식 과잉 같아…
▶ 요즘 사람: 그냥 친구들한테 말 거는 건데?

 

Z세대는 인스타 스토리를 잘 가지고 놉니다. 각종 챌린지도 인스타 스토리를 통해 퍼져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요즘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걸 알아보려면 인스타 스토리를 보면 될 정도입니다. 최신 유행은 아니지만, 10~20대의 인스타 스토리를 장식하는 스테디 게시물이 있는데요. Q&A입니다! 인스타 스토리에 자신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봐 달라는 글을 올린 후, 질문을 보내준 사람과 Q&A 타임을 갖는 놀이인데요. 요즘엔 아예 객관식으로 질문지를 올려놓고, 질문지에 있는 질문 중에 자신에게 궁금한 걸 알려달라고 하기도 한답니다. ↓ 이렇게요!

 

출처 인스타그램 @luvvopo

 

유교걸로 자라온 비(非) Z세대 입장에선 조금 당혹스럽습니다. ‘왜 사람들이 자신을 궁금해할 거라고 생각하지?’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Z세대에게 Q&A를 하는 심리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1) 그냥 말 거는 용도입니다. 큰 의미 없습니다. 이유 없이 연락하긴 뻘쭘하니까 인스타 스토리에 Q&A 게시물 올리고, 질문을 보내준 친구랑 말문을 트는 거죠. 친구들도 시시콜콜한 질문을 보냅니다. ‘제일 좋아하는 책은?’ ‘<해리포터>에서 어떤 기숙사가 제일 좋아?’ 같은 식으로요. 질문의 내용이 중요하다기보다는 Q&A를 매개체로 소통을 하는 게 더 중요한 겁니다. ‘나랑 놀 사람~?’ 같은 의미에 좀 더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2) 실친이 아닌, 인친과 소통할 때 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Q&A 할 때 답변을 보내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친이 아니라 인친이라고 해요. 서로 맞팔은 하고 있지만,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는 인친들끼리 Q&A를 주고받으며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드는 거죠.

 

3) 그럼 인친들에게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은 어떻게 하느냐고요? 질문한 사람한테 개인적으로 답을 주지 않고, 답 역시 인스타 스토리에 띄웁니다. 인친들이 모두 볼 수 있게요! 질문을 주고받고 스토리에 올리는 일련의 과정이 Z세대에겐 ‘놀이’인 겁니다.

 

check point
앞서 언급했지만, 10~20대에게 인친은 소중합니다. 이 인친과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되, 잊히지 않을 만큼은 소통해야 합니다. 너무 자주 연락하면 부담스럽고, 너무 뜸하면 언팔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Q&A는 인친과 적당한 선을 유지하며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만들어 낸 Z세대의 소통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자주 연락하지 않는 친구들한텐 한 명 한 명 연락하기 부담스럽잖아요. 그럴 때 Q&A를 올리면 연락 뜸했던 친구들이 질문을 보내줘요. 큰 의미를 두고 Q&A를 한다기보단 그냥 서로 말을 걸 구실을 만드는 거예요. 최은후(21세, 대학생)

#브이로그 (345K)

 

5. 내가 먹고 자는 평범한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 남들에게 공유한다

출처 인스타그램 @g_he2

 

▷ 옛날 사람: 아니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일상을 누가 궁금해해?
▶ 요즘 사람: 안 궁금해해도 난 보여주고 싶은데?
Z세대가 브이로그로 일상을 기록한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첫 출근을 브이로그로 찍는 신입사원 이야기는 이제 고전이 됐죠? 라떼는 회사에서 브이로그 찍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아마 이런 생각에 10~20대의 브이로그 라이프에 반감을 품었던 분들도 계실 거예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고, 유난스럽게 느끼셨을 수도 있고요. 왜 10~20대는 이렇게까지(?)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려고 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1) 일상을 더 잘 살기 위해 브이로그를 찍습니다. 요즘 Z세대는 일기 대신 일상을 기록하는 용도로 브이로그를 많이 사용해요. 텍스트보다 영상이 익숙한 세대가 펜보다 카메라를 쥐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일기를 왜 굳이 오픈된 곳(ex. 유튜브)에 공개하느냐고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조금 더 깨끗이 치우고, 예쁜 공간에 가고, 맛있는 걸 먹게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브이로그를 찍다 보면, 그것이 설사 꾸며진 모습이라고 할지라도 일상을 조금 더 충실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조금 찡하지 않으신가요?

 

2) 바쁠 땐 브이로그를 올리는 대신 인스타 스토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일상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만 편집하긴 귀찮을 때, 인스타 스토리 기능을 써먹는 거죠. 오늘 먹은 거, 입은 거, 산 것 등을 간단하게 찍어 올리면서요. 요즘엔 피드에 게시물을 올리지 않고, 인스타 스토리 기능을 더 자주 사용한다는 Z세대가 많은데요. 이런 이유가 한몫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시간 브이로그 = 인스타 스토리로 보시면 돼요!

 

check point
아마 겸업 금지 조항을 근거 삼아 직원들에게 브이로그 촬영을 금지하는 회사들도 있을 거예요. 회사 보안이나 기업 이미지 실추 등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 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 그러시면… 젊은 직원들이 퇴사 각을 잴 수도 있어요! 실제로 최근 한 유튜버는 ‘구독자들과 좀 더 편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라며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거든요. 브이로그 촬영 가능 여부가 이직까지 결심케 할 정도로 젊은 직장인들에게 중요한 요인이 된 겁니다.

 

저는 고시생일 때 처음 다른 사람들의 브이로그를 보기 시작했어요. 제 일상에 이벤트가 없을 때여서 그런가? 남들 일상을 구경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잘 사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저도 남들에게 제 일상을 보여주고 싶어졌어요. 한소이(26세, 교사)

P.S.
잘 읽으셨나요? Z세대와의 격세지감을 느끼며 ‘소오름!’을 외치신 분도 계실 거예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도 다 그런 때가 있었어요! 싸이월드 투데이 멤버가 되려고 셀카를 찍어 올리고, 아무도 안 궁금해할 백문백답을 열심히 쓰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지 않으세요? 네, 맞습니다. Z세대는 어디서 뚝 떨어진 외계인이 아니에요! 알고 보면 우리가 겪은 시기를 이제 막 지나고 있는 닮은꼴 후배들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관종’이니, ‘자의식 과잉’이니 하는 말로 Z세대를 규정하지 말기로 해요.

 

캐릿의 4줄 요약
1. Z세대는 팔로워가 많으면 SNS를 이용해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로 팔로워 수는 곧 자산!
2. 생각보다 온라인 마케팅 생태계에 빠삭하다.
3. ‘관종’의 의미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심받고 싶은 욕망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편!
4. 회사에서 브이로그를 못 찍게 하는 것이 젊은 직장인들에겐 ‘퇴사 사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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