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인터뷰이 최이진님의 섬

 

2019년 하반기에 ‘펭수’가 있었다면 2020년 상반기는 지난 3월 출시된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동물의 숲)>이 점령했습니다. (참고 콘텐츠: 요즘 MZ세대가 모이는 곳, 동물의 숲) 기존의 게임 소비자뿐만 아니라, 평소 게임과 거리가 멀었던 대중들의 사랑까지 받으며 그야말로 메가 콘텐츠로 성장했어요. 동물의 숲 관련 영상만 만드는 ‘동숲 유튜버’도 다수 생겼답니다.

 

뿐만 아니라 출시 직후 한 달간 트위터 이용자들이 ‘동물의 숲’을 언급한 횟수는 무려 260만 건입니다. 명품 브랜드 발렌티노와 마크제이콥스에서는 게임 캐릭터에게 입힐 수 있는 자사 의류 코드를 발 빠르게 배포하기도 했어요.

 

이를 지켜보는 우리의 심경을 한 컷의 짤로 표현해 봤습니다.

 

귀에서 피남

 

주변에서 하도 동물의 숲 이야기를 하니까 유행인 건 알겠는데. 즐길 콘텐츠도 별로 없어 보이는 게임에 다들 왜 이렇게 열광하지? 싶은 분들 아마 꽤 많을 거예요. 공식 홈페이지를 자세히 봐도 딱히 특별한 점은 없어 보이거든요. 낚시하고, 동물들이랑 이야기하고, 집이랑 캐릭터 꾸미는 게 다예요. 기승전결도 없고 무찔러야 할 적도 없어요. 그렇다면 도대체 왜, MZ세대는 동물의 숲에 반응한 걸까요?

싸이월드 미니룸부터 이어져 온 가상 세계 꾸미기 열풍

‘동물의 숲’의 메인 콘텐츠는 사실상 ‘꾸미기’입니다. 가상 세계에서 나를 대신해 움직일 캐릭터(아바타)를 꾸미고, 그 캐릭터가 살 집을 디자인하며, 그 집이 놓일 섬을 기획하면서 재미를 찾는 게임이에요.

우리 세대의 눈높이에서 설명하자면, 싸이월드 미니룸을 열심히 꾸미던 심리와 비슷합니다. (미니룸 감성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클릭) 가상의 공간이지만, 내 이름을 단, 내 공간이기 때문에 진심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출처 SK 커뮤니케이션즈 미니룸 공모전 보도자료

 

출처 인터뷰이 김수현님의 섬

 

동물의 숲과 싸이월드 미니룸의 공통점
1) 내 캐릭터와 내 공간이 주어진다.
2) 내 취향을 반영해 캐릭터와 공간을 꾸밀 수 있다.
2) 그 공간에 친구를 초대할 수 있다.
3) 인증샷을 남겨 다수의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가상 세계를 꾸민다는 측면에서 볼 때 동물의 숲은 미니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의 발전 덕분에 픽셀 아트로 꾸민 미니룸엔 없던 현실감을 구현하게 됐어요.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흐르고 토스터를 누르면 빵이 튀어나옵니다. MZ세대가 동물의 숲에 몰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동물의 숲 아이템들을 보면 디테일이 엄청나거든요. 일단 종류가 정말 많아요. 근데 종류만 많은 게 아니라 모양도 진짜 실제 같이 생겼단 말이에요. 현실 세계에 있는 가구나 소품은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돼요. 마음에 드는 색으로 리폼을 할 수도 있어요. 상점에 없는 물건은 도트를 찍어서 직접 만들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진짜 물건을 사는 기분이 들어서 더 몰입하게 돼요. 김다희(29세, 직장인)

 

출처 인터뷰이 이유진님 자료, 백지 상태에서 도안을 디자인해 캐릭터에게 입힐 수 있다.

온라인 공간에 자신의 분신을 만드는 데 익숙한 MZ세대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MZ세대가 게임 속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에게 아바타는 단순한 그래픽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애초에 캐릭터를 생성할 때부터 최대한 자신의 실제 모습과 비슷하게 구현한다고 해요. 현실에서 금발 머리이면 캐릭터의 머리색도 금색으로 깔맞춤 하고, 평소에 안경을 끼는 사람은 캐릭터에도 안경을 씌운다고 합니다. 보다 실제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 자기가 다니는 학교 교복을 도트로 찍어 입히기도 한대요.

 

출처 충남외고 배윤님의 캐릭터, 실제 학교 교복과 비슷한 옷을 만들어 입혔다

 

제가 게임 속에 들어가면 어떻게 생겼을지 상상하면서 저와 최대한 비슷하게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플레이하면서 집도 꾸미고 노동도 하는데 캐릭터가 저랑 너무 다르게 생기면 감정이입이 안 되더라고요. 이유진(16세, 고등학생)

 

Check Point
디지털네이티브인 MZ세대는 온라인 공간에 자신의 분신, 즉 아바타를 만드는 데 아주 익숙합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바타를 만들어 왔기 때문에 가상세계의 나 또한 나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 게임 속 캐릭터의 옷을 매일 갈아입히며 OOTD 인증을 하고, 아이템 정리가 덜 된 채로 손님을 맞이하면 “바빠서 정리를 못 했다”고 쑥스러워합니다. (관련 콘텐츠: 아바타로 브이로그까지 찍는 MZ세대)

출처 인터뷰이 신채연님의 캐릭터(좌), 김수현님의 섬(우)

라이프스타일, 가상 세계에도 동기화됩니다!

더 놀라운 점은 캐릭터(아바타)의 외형뿐만 아니라 취향과 라이프스타일까지 현실 속의 나와 동기화시킨다는 겁니다.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은 방에 재봉틀을 가져다 두고, 화학을 전공하는 학생은 현미경과 실험 도구로 방을 꾸민다고 해요. 평소의 라이프스타일이 가상 세계에도 적용되는 거예요.

 

출처 인터뷰이 조웅재님의 섬, 인디밴드로 활동한 경험을 반영해 합주실을 꾸며 놓았다

 

출처 인터뷰이 김다희님의 섬,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해서 빨간 머리 앤 콘셉트로 섬을 꾸며 놓았다고 함

 

다들 굳이 반영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을 동물의 숲에 그대로 옮겨 놓은 게 재밌어요. 이 게임이 생각보다 현실적이라 내 방식대로 플레이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동기화가 돼 있더라고요.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현실 고증을 하는 거죠. 친구들 섬에 놀러 가 보면 “꼭 지같이 꾸며 놓고 지같이 게임 하는구나.” 싶어서 웃겨요. 우리 섬 같았으면 절대 안 샀을 물건들을 사서 고이 모셔둔 걸 보는 재미가 있죠. 김다희(29세, 직장인)

 

동숲 캐릭터가 또 다른 ‘나’라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평행 세계에 사는 나 같아요. 그래서 친구가 놀러 온다고 하면 옷도 제일 예쁜 거로 갈아입고, 잡초도 뽑고, 집도 치워놔요. 사실 그냥 게임 같이 하는 건데, 이상하게 실제로 내 방에 놀러 오는 기분이더라고요. 신채연(22세, 대학생)

 

Check Point
MZ세대는 자신의 취향이 담긴 공간을 자신의 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곳이 오프라인인지 온라인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아 놓은 공간이라면 인스타그램 피드건, 게임 속 집이건 내 방처럼 아낍니다.

시간과 의지만 있으면 내가 원하는 세계를 꾸밀 수 있음

MZ세대가 동물의 숲에 열광하는 포인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 단순 노동(ex. 곤충 채집, 낚시, 무 팔기 등)을 반복하면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옷과 가구 그리고 집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내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동기화된 공간에서, 현실에선 쉽게 할 수 없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 불가한 대리 만족을 얻는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꺼이 시간과 정성을 쏟아 게임을 한다는 거예요.

 

확실히 대리 만족하는 느낌이 있어요. 현실보다 제약은 적은데 나의 취향은 백 프로 반영할 수 있거든요. 현실에서는 취향이 있어도 집이랑 돈이 없으면 표출을 할 수 없잖아요. 근데 여기선 시간이랑 의지만 있으면 거의 다 되니까.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밤새 노가다를 해서 모아요. 신채연(22세, 대학생)

 

섬마다 나오는 아이템이 다 달라요. 그래서 유저들끼리 필요한 아이템을 교환하는 거래가 활발한 편이에요.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에서 물건 사고파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트위터에 #모동숲_거래 해시태그 검색하면 웬만한 아이템은 거의 구할 수 있어요. 저는 그런 식으로 서재 꾸밀 책장(아이템)을 구한 적 있어요. 김효은(32세, 직장인)

 

덧붙이자면 물질적인 면뿐만 아니라 관계의 측면에서도 동물의 숲은 유저들에게 대리 만족을 준다고 합니다. 현실에 있을 법하지만 실제로는 없는 우정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준다는 거예요.

 

출처 인터뷰이 조웅재님의 섬

 

현실에서는 막상 잘 못 느끼는 인간관계의 정을 느낄 수 있어서 이 게임이 좋아요. 사실 친구들이랑 같은 동네 살면서 매일 노는 게 현실에선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다들 바쁘기도 하고. 근데 동물의 숲에서는 힘든 일 있으면 도와주고, 편지도 써 주고, 생일 파티도 해주고 그러니까. 의외로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최이진(21세, 대학생)

 

Check Point
MZ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확고한 취향을 가진 세대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세계를 체험했기 때문에 눈도 정말 높습니다. 어떤 것이 고급인지, 좋은 것인지 잘 알지만 현실의 제약 때문에 구현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때문에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기회가 생기면 아낌없는 애정을 쏟습니다.

 

캐릿의 4줄 요약
1. MZ세대는 온라인 공간에 자신의 분신, 즉 아바타를 만드는 데 아주 익숙하며, 게임 속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2. 캐릭터(아바타)의 외형뿐만 아니라 취향과 라이프스타일까지 현실 속의 나와 동기화시킨다.
3. 자신의 취향이 담긴 공간을 자신의 방이라고 생각한다. 그곳이 오프라인인지 온라인인지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4. 어떤 세대보다 확고한 취향을 가진 세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기회가 생기면 아낌없는 애정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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