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를 꼭 읽어야 하는 분들
– 트위터 그거 트럼프가 하는 거 아니냐? 라고만 알고 계신 박 팀장
– 요즘 애들 관심사를 알려면 어딜 봐야 하는지 궁금한 유 대리
– 웃긴 게시물 보러 트위터에 들어가 봤지만, 실트가 뭔지는 모르는 김 사원
MZ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실검이나 뉴스 헤드라인 말고도 보셔야 할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트위터에서 지금 제일 많이 이야기(트윗)되고 있는 키워드를 보여주는 실시간 트렌드. 흔히 ‘실트’라고 줄여 부르는 차트예요.
사실 트위터가 가장 많이 쓰이는 SNS는 아니지요.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SNS 이용률 조사에 따르면 세대 상관없이 유튜브-인스타그램-페이스북 다음의 순위를 차지합니다. ‘굳이 4위 플랫폼을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죠. 하지만 트위터 이용자 특성을 살펴보시면 조금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트위터는 명실공히 MZ세대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SNS거든요. 지난해 10월 와이즈앱의 SNS 앱 이용 시간 분석에서 (30대 이상 세대 순위에선 보이지도 않는!) 트위터가 10대, 20대가 오래 사용하는 앱 3위권 안에 들었다고 해요. 작년 3월 트위터 측이 우리나라의 트위터 헤비 유저(1일 2회 이상 접속자) 중 절반이 10~20대라고 공인한 적도 있고요. MZ세대의 이슈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표로 트위터 실트를 추천드리는 이유예요. 실제로 MZ세대가 자주 쓰는 밈, 혹은 화두가 알고 보면 트위터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나만 고양이 없어’를 들 수 있겠네요.
여기까지 읽고 오늘의 실트를 확인하고 싶어지셨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차트를 내릴수록 초록창 실검과는 많이 다른 단어가 올라와 있어서 놀라신 분들, 걱정 마세요. MZ세대에 관련된 실트만 모아서 캐릿이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실트 총공’에 대해 아셔야 차트를 더 잘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실트는 트위터 자체 알고리즘에 따라 지역별로 결정되는데요. 특정 메시지를 실트로 올리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해시태그가 포함된 트윗을 동시다발적으로 올리는 것을 실트 총공이라고 부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는 실트라는 트렌드 차트를 이슈를 파악하는 데만 쓰지 않아요. 알고리즘을 활용해 원하는 메시지를 차트에 올려서 여러 사람이 보도록 유도합니다.
트위터는 창립자이자 현 CEO가 “트위터가 부활한 비결은 K팝”이라고 콕 찝어서 말했을 정도로 MZ세대의 ‘덕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많이 언급되면 트렌드로 집계된다는 자연스러운 이치에 따라 아이돌 팬들이 총공한 메시지가 실트의 단골손님이에요. 요즘 덕후들은 최애의 생일이나, 앨범 발매 소식, 수상 소식을 실트에 올려서 축하합니다. 실트가 일종의 광고판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런데 말이죠 여러분, MZ세대의 실행력이 광고 대행사 명함을 파 드려도 좋을 정도예요!
먼저 아이돌 팬들은 실트 총공을 진행하기 전에, 관심을 끌만한 카피를 짜냅니다.
필요할 때는 팬덤끼리 도움을 주고받기도 해요.
좋은 일도 실트를 통해 알리지만, 반대로 항의나 촉구의 뜻을 실트를 통해 표현하기도 합니다. ‘소속사는 보시오’ 라고 팬들이 생각하는 여론을 해시태그를 통해 보여주는 거예요. SNS에 게시글을 올리는 것보다 소속사에 직접 전화하는 편이 빠르지 않냐고요? 예전이라면 그랬겠지만, 요즘 세대는 내 의견을 무시하면 그만인 상담 센터보다 공개된(소속사도 보고 있는 게 확실한) SNS에서 ‘이만큼 화났다’라는 화력을 보여주는 편이 원하는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걸 체득하고 있어요.
Check Point
실트가 대화 창구로 여겨지는 만큼, 실트로 떠 있는 해시태그에 적절하게 반응하면 소통을 잘한다는 이미지를 전달하실 수 있습니다. 주접이 대세잖아요? 광고모델의 생일이나 컴백 일정에 맞춰 해시태그를 붙여서 관련 트윗을 올리시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계정 홍보와 더불어 ‘소속사보다 낫다’라는 팬들(=소비자)의 호감을 얻어가실 수 있답니다.
하나 더. 실트 상단에는 프로모션 란이 있는데요. 트위터를 자주 이용하는 MZ세대에게 익숙한 밈이나 내용을 카피로 활용하면 클릭률이 상승하겠죠? 실트를 자주 확인하는 아이돌 팬들이 주목할 해시태그로 프로모션을 진행한 음악 앱 ‘바이브’의 사례를 참고하세요↓
N번방 성 착취 사건에 전 국민이 주목하고 있죠. 청와대 청원에 300만 명이 참여한 신기록이 세워질 정도인데요. 트위터 ‘N번방 해시태그 실트 총공’이 큰 동력이 됐습니다. 현재까지도 후속 처리에 관심을 이어 가기 위해 실트 올리기 운동이 계속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집회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온라인에서 비대면 캠페인을 진행하는 겁니다.
트친이 N번방 실트 총공 트윗에 저를 태그해서 해당 이슈를 알게 됐어요. 그걸 보고 저도 바로 총공에 동참했습니다. 사실 실트 총공이라는 게 실질적인 문제 해결책이 되지는 않지만, 저처럼 몰랐던 사람에게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는 장점이 있죠. 트위터는 익명이니까 서로 편견 없이 의견을 나눌 수 있고, 오로지 메시지만으로 유대감을 형성할 수도 있어요. 이다정(25, 대학생)
익명성이 강한 트위터에서는 이용자들이 현실의 인맥보다 관심사에 따라 쉽게 뭉치는 성향이 있어요. 처음 보는 사람이 올린 트윗이라도 메시지에 동의 혹은 반박하기 위해서 ‘리트윗’ 해도 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거든요. 그래서 실트는 MZ세대가 사회적 문제를 공론화할 때 폭발적인 효과를 내는 채널이 되고 있습니다. 2018년 10대 청소년들이 교내 성폭력을 고발한 ‘#스쿨미투’, 전 세계적인 #MeToo 운동이 있기 2년 전 국내에서 시작된 ‘#OO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이 대표적이죠.
이 계보를 이었다고 할 수 있는 이번 N번방 해시태그 총공은 ‘끌올세대’로서의 MZ세대의 특징이 돋보여요. N번방 관련 해시태그를 달고 왜 갑자기 좋아하는 노래를 말하냐고요? MZ세대는 실트 캠페인을 할 때 진지한 내용만 담지 않습니다. 평범한 일상 얘기, 지금 하고 싶은 말을 그냥 하기도 해요. 힘들면 남의 트윗을 복붙하는 경우도 있고요. 실트에 올려서 관심을 식지 않게 하는 게 1차 목표, 그동안 지치지 말자는 게 2차 목표니까요. 대신 청원 링크를 공유하는 등 캠페인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거죠.
그렇다면 트위터 실트는 다 MZ세대의 설계에 따라 만들어진 메시지함이라는 말!?
물론 아닙니다. 라떼가 흔히 ‘실시간 검색어 차트’ 하면 떠올리는 대로, 자연스러운 언급을 통해 올라가는 키워드는 어떤 게 있는지 이제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 ↓
MZ세대 사이에서 핫한 드라마 방영일, 웹툰 업로드 일이 되면 실트에 작품 관련 키워드가 하나둘씩 올라옵니다. 인터뷰를 한 20대 친구의 말을 빌리면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라는 웹툰을 본 적이 없는데, 화요 웹툰이라는 건 알 정도”래요. 제목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드라마에서 MZ세대가 반응한 포인트가 실트로 올라가기 때문에 ‘찐 반응’을 살펴보는 데도 유용합니다.
저에게 드라마 <더 킹>=맥시무스입니다. 트위터를 하다가 우연히 ‘진정해 맥시무스’라는 짤을 봤는데 너무 웃긴 거예요! 이후에 ‘맥시무스’라는 제목의 게시물은 다 찾아봤어요. 그래서 맥시무스의 본명이 실제 막시무스라는 TMI까지 다 알아버렸습니다.(맥시무스 아역도 정말 귀엽답니다…) 박한나(27세, 직장인)
실트에 올라가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MZ세대 피셜 ‘화제의 콘텐츠’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덕후 플랫폼이라는 이름값에 맞게 트위터에선 밈을 만들어 노는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실트에 올랐던 왜 그래 맥시무스 검색 결과를 보시면 온갖 곳에 막시무스를 붙이며 노는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실검과 마찬가지로 ‘화제가 됨→실트→안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됨’의 선순환이 이뤄지게 되는 겁니다.
Check Point
어떤 콘텐츠가 지금 MZ세대 사이에서 잘 먹힐지 알고 싶으시다면 실트에 올랐는지를 체크해 보시면 됩니다. ‘이 드라마가 요즘 인기인데, 어느 포인트를 마케팅에 활용하면 좋을까?’라는 고민도 실트에 올랐던 키워드를 참고하시면 좋겠죠. 능이버섯이나 빙그레우스처럼 화제가 된 짤과 광고도 어김없이 차트에 오르기 때문에 급변하는 MZ세대 콘텐츠 트렌드를 빠르게 짚어 낼 수 있답니다.
가끔 맥락을 추측할 수 없는 단어(불가사리, 곰발바닥 등)가 실트로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눌러보면 열에 아홉은 심리테스트나 문답 결과를 트윗에 공유한 게 모여서 트렌드로 집계된 경우입니다. 캐릿에서 소개해드린 적 있는 ‘포레스트 심리테스트’도 실검에 올라서 전국민적 인기를 얻기 전에 실트에서 먼저 화제가 된 경우랍니다. 트위터의 주 이용층인 MZ세대가 이런 놀이를 누구보다 발 빠르게 캐치하니까요.
이렇게 해시태그를 이용해 즉흥 챌린지를 진행하기도 해요. 아니, 근데 MZ세대는 왜 실트에 오를 정도로 열심히 TMI를 방출하는 걸까요? 캐릿도 진심 궁금해서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주제가 재밌어서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고, 이런 문답 해시태그를 사용하면 트친 분들에게 저에 대한 TMI,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알려줄 수 있어서 참여해요! @nJLneOFIE_8a8(18세, 고등학생)
또 다른 의견으로 ‘해시태그에 들어가서 스크롤을 내리다 웃긴 답변은 리트윗을 통해 내 타임라인에 공유하는 재미가 있어서’도 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선 모르는 사람의 게시글을 공유하는 게 실례가 될 수 있지만, 트위터에선 따지는 쪽이 이상한 거거든요. 한번 유행을 탄 놀이가 금방금방 퍼져서 결국 실트에까지 오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Check Point
요즘 애들이 어떤 키워드에 관해서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게 바로 실트입니다. 댓글 반응을 유도해야 하는 콘텐츠를 만들 때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번외로 기업 공식 계정에서 실트로 뜬 해시태그를 사용해 TMI를 풀어 놓는다면 친근감을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MZ세대와 활발하게 리액션을 핑퐁하는 하이트 진로 대표이사(a.k.a. 블랙보리 사장님)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친근하면 MZ세대가 자주 언급해 주니 나쁠 것 하나 없어요.
캐릿의 4줄 요약
1. MZ세대 이용자가 많은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실트)’가 요즘 애들 관심사를 가장 빨리 보여줌
2. MZ세대는 트위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차트에 원하는 메시지를 띄움(좋은 일도 화나는 일도!)
3. 실트에 오른 콘텐츠는 화제성을 인증받았다고 보면 됨(쏟아지는 패러디)
4. MZ세대가 댓글 참여 많이 할 주제가 궁금하다면? 실트에서 어떤 놀이가 유행하는지 체크ㄱㄱ
클릭하시면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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