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를 꼭 읽어야 하는 분
– “요즘 애들 그렇게 명품을 산다며?” 혀를 쯧쯧 찼던 강 부장
– 10~20대가 대체 무슨 돈으로 플렉스 하는 건지 궁금했던 이 대리
– ‘리셀’은 업자나 마니아들만 하는 건 줄 알았던 윤 사원
MZ세대의 소비 성향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바로 ‘플렉스(FLEX)’입니다. 만족감을 위해서라면 고가의 물건도 시원하게 지르고, 이를 SNS에 자랑하길 즐긴다는 건데요. 실제로 20대의 명품 구매 건수는 2017년에 비해 7.5배나 증가했고, #플렉스와 #플렉스해버렸지뭐야라는 태그를 달고 올라온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18만 9000건에 육박합니다.
여기까지 읽고 혹시 혀를 쯧쯧 차셨나요? ‘욜로 하다 골로 간다’고요? 그런데요. 다소 충동적이고 오늘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이 ‘플렉스’의 뒷면에는 MZ세대 나름의 합리적인 경제 논리가 깔려 있습니다. 알고 보면 알뜰하고 치밀하기까지 해요. 단순히 갖고 싶으니까 지르는 게 아니라, 시장의 특성을 이용해 똑똑하게 플렉스 하는 MZ세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MZ세대가 한정판을 좋아한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죠?
위 사진은 세계에 딱 818족이 풀린 나이키 X 피스마이너스원(GD의 브랜드) 파라노이즈 에어포스1입니다. 이 신발의 구매 추첨권을 배부하는 날(응모 후 당첨이 돼야 구매를 할 수 있음), 나이키 상의와 에어포스1을 착용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드레스코드에도 불구하고 홍대에서만 8,888장의 응모권이 하루 만에 소진됐습니다. 21만 9000원짜리 운동화를 사는 자격을 얻으려고 몇 시간 동안 줄을 선 거예요.
모두가 이 운동화를 신고 싶어서 나왔을까요? 아닙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파라노이즈 에어포스1은 출시 후 300만 원의 리셀가를 기록했고, GD의 친필 사인이 되어 있는 제품은 1000만 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을 예견한 MZ세대가 로또를 사는 마음으로 달려간 거예요. 당첨만 되면 수익률이 엄청 좋은 재테크니까요.
원래 리셀은 전문 업자나 마니아들의 영역이었지만, 요즘은 용돈 벌이용으로 리셀에 도전하는 MZ세대가 많습니다. 한정판을 좋아하고, 예쁘면 웃돈을 주고서라도 사는 또래의 ‘%%118%%’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요즘 어떤 트렌드가 반응이 좋은지도요. 그래서 1020 사이에서 힙한 브랜드와 협업을 한다든지, 출시 전부터 커뮤니티와 SNS에서 기대가 높은 제품이라면 판매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드로우(추첨) 경쟁에 참전한다고 합니다. 소비자인 동시에 그들을 가장 잘 파악하는 판매자인 겁니다.
30세 이하 직원들로만 구성된 구찌의 ‘그림자 위원회’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이들의 ‘리버스 멘토링’으로 27%였던 구찌의 밀레니얼 고객 매출은 3년 만에 62%까지 올랐다고 하죠. 주변에 플렉스 하길 좋아하는 MZ세대가 있다면 그 친구의 말에 귀 기울여 보세요. 이들은 자신이 돈 쓰는 포인트가 곧 돈 버는 포인트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20만 원짜리 가방을 살 바엔 에코 백을 사고, 그 돈을 모아 명품백을 구입한다.’ 요즘 MZ세대의 소비 패턴을 표현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양극화 소비는 어떤 이유로 나오는 걸까요? 흔히 만족감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과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분석하는데요.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기도 해요. 여기서 말하는 리스크란 중고가를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는가. 즉, 중고로 내놓았을 때 손해를 덜 볼 수 있는 ‘안전한’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겁니다. 고가의 품목일수록 더욱요.
명품뿐만 아니라,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IT 기기 등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갖고 싶지만 잘 쓸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 MZ세대는 가장 유명하고 인기 많은 브랜드를 고른대요. 당장은 더 비싸더라도 팔 때 가격 방어가 되니까요.
이들은 중고 거래에 아주 익숙하고, 동시에 소비를 체험처럼 여기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써봤으니 이제 미련 없어”라고 생각하며 되파는 경우도 많다는 거예요. 그러니 구매 전부터 중고가를 고려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리스크를 줄이는 하나의 방법으로 브랜드를 보는 거고요. MZ세대에겐 소비 하나하나가 기회비용이기도 하니까요.
똑똑한 플렉스를 위해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서의 정보 검색 능력을 최대한 발휘합니다.
명품 가방을 산다고 치면 유튜브에서 후기 영상을 찾아보는 건 기본. 해당 브랜드 커뮤니티에 가입해 어떤 모델이 인기 있는지, 중고 시세가 얼마로 형성돼있는지, 색상이나 소재, 희소성 등 중고가를 가르는 요소가 무엇인지까지 꼼꼼히 살펴봅니다. 이렇게 얻은 정보를 토대로 당장의 가격이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따져서 구입합니다. 이런 사고회로를 거쳐서요! (실제 인터뷰이의 말을 정리해 옮겼습니다.)
이 가방 사고 싶었는데 브라운 색이 남아있네?
→ 지금 명품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못 구해서 안달이고, 리셀 샵에서도 프리미엄 얹어주는 색인데? → 그럼 이걸 사면 오히려 20만원을 버는 거네? → 근데 이 브랜드 특성상 묵혀둘수록 더 값이 뛴다네? → 사야지! |
최근 샤넬이 25%의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매장으로 뛰어가는 ‘오픈 런’이 화제가 됐죠. 그런 진풍경이 펼쳐진 이유 또한 현재 가격보단 미래 가치에 방점을 찍기 때문입니다. 샤넬은 ‘샤테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격과 리셀가가 매년 치솟는 걸로 유명하거든요.
지금 사는 물건의 가격 = 정가 –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팔 때 받을 가격 |
이것이 MZ세대의 가치 소비 계산법입니다.
MZ세대의 플렉스와 중고 거래가 뗄 수 없는 사이라는 걸 이제 아셨을 텐데요. 놀라운 점은 중고로 물건을 사고팔 때도 ‘그냥’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팔아야지!’ 마음먹은 순간 플랫폼에 올리는 게 아니라 가장 비싸게 팔릴 만한 시기를 골라서 글을 올린대요. 살 때도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시기를 노리고요. 어떻게요?
신제품 출시에 따른 수요와 공급의 움직임을 읽어서요! 중고 시장 역시 시장이기 때문에 외부 상황에 의해 가격이 변동된다는 거죠. 이 원리를 바탕으로 중고로만 플렉스 하기도 한대요. 우리가 당최 무슨 돈으로 사는지 궁금해했던 고가의 물건들은 사실 이런 노력에 의한 득템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한정된 용돈과 알바비 안에서 마음에 드는 소비를 하기 위해 치밀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MZ세대. 이제 조금 오해가 풀리셨나요?
캐릿의 4줄 요약
1. MZ세대는 희소성이 돈이 되는 걸 알기 때문에 한정판에 줄을 서고
2. 환금성을 위해 고가의 품목일수록 인기 있는 브랜드를 선호하고
3. 당장의 가격이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따져 플렉스 하며
4. 가격 변동이 심한 시기를 노려 똑똑하게 중고거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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