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라이브 커머스가 뜨고 있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죠? 라이브 커머스란 오프라인 매장 상품을 모바일에서 실시간으로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인데요. 지난달 파주 롯데아울렛 아디다스 매장에선 라이브 커머스를 이용해 하루 만에 2억 4,000만 원어치 제품을 팔았고, 패션·뷰티 플랫폼 스타일쉐어에선 스쉐라이브 덕에 지난해 1분기 대비 거래액이 725%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0 하나 잘못 쓴 거 아니냐, 점 하나 안 찍은 것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죠.)

 

시청 뷰 4만 6천 명, 하루 최대 실적 2억 4천만 원을 기록한 ‘아디다스 창고 털기’  

라이브 커머스의 흥행이 증명되자, 국내 백화점들과 네이버, 카카오도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웃 나라 중국에선 시진핑 국가 주석이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 나올 정도로 성장세가 대단한데요. 둥베이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4,338억 위안(약 75조 원)에 달했고, 향후 지속적인 성장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해요.

하지만 라이브 커머스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이죠.

 

“그거 뭐, 홈쇼핑이랑 똑같은 거 아냐?”

네, 맞습니다. 홈쇼핑이랑 ‘비슷’하죠! 쇼호스트가 스크린 안에서 물건을 팔니까요.
하지만 한 10대 친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라이브 커머스는 홈쇼핑이랑 다른데요????”

 

호에엥~? 뭐가 다른 거니?! 캐릿이 Z세대 라이브 커머스 이용자들을 만나 물었습니다. 홈쇼핑과 다른 라이브 커머스(이하 라커)의 매력을요.

 


Z피셜 라커 매력 1) 채팅으로 ‘실시간 리뷰’ 보는 느낌

홈쇼핑은 철저한 사전 기획으로 쇼호스트가 대본을 숙지하고 들어갑니다. 방송통신심의 규정상 제한도 많을뿐더러, 1분 1초 쇼호스트 멘트 하나가 돈과 직결되는 채널이니까요. 소통도 자문자답. “안전 걱정 많이들 하실 텐데요~ 이거 보세요! 이렇게 튼튼합니다”라는 식이죠. 하지만 라커는 달라요. 방송을 하는 도중에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해야 합니다.  

 

옷 촉감이 어떤지, 하체 비만인데 그 부분이 잘 커버되는지, 조금 전에 보여준 물건 다시 보여줄 수 있는지 등 예비 구매자들의 구체적인 질문이나 요청들이 계속 올라옵니다. 음식의 경우, 두 제품 중에 뭐가 더 맛있냐고 대놓고 평가를 해달라고하기도 하고요. 홈쇼핑이라면 두 제품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다고 하겠지만 라커에서는 “사실 저는 이게 좀 더 맛있네요”라고 말하는 솔직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라커에서 실시간 채팅으로 쏟아지는 질문과 농담들

또 재미있는 점은 구매자들끼리도 소통을 한다는 것인데요. 넷플릭스 파티처럼 함께 하나의 콘텐츠를 보며 채팅창을 통해 모르는 사람들끼리 대화를 나눠요. “지금 언니 실수한 것 본 사람?”, “맛 없는 것 티 나요ㅋㅋ”등 농담을 던지며 놀기도 하고 기존 구매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남긴 찐후기에 적극적으로 반응합니다.

“라커는 쌍방향 소통이 가장 큰 장점이죠. 홈쇼핑은 Q&A 답변 기다리느라 답답하고 결국 주문 실패로 환불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라커는 소통하면서 구매하기 때문에 만족감이 높아요. 또 판매하는 제품/서비스에 대해서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 댓글도 볼 수 있으니까 굳이 SNS나 포털에 검색해서 후기를 보지 않아도 살아있는 후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어요.” 이하은(25세, 대학생)

Z피셜 라커 매력 2) 조금 서툴러도 좋아하는 인플루언서 보는 재미!

2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쇼호스트가 홈쇼핑계의 셀럽이라면, 라커에선 인플루언서가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SNS와 패션에 한창 관심 많은 10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모델이나 인플루언서들의 라이브 방송을 보기 위해 라커에 참여하거든요. 고등학생 이하늘 양은 딱히 옷을 사려고 방송을 보는 느낌이 아니라 그 사람과 소통을 하려고 라커 보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패션 인플루언서들을 쇼호스트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 출처 스타일쉐어

이는 흡사 연예인 팬 미팅에 가는 모습을 방불케 합니다. 채팅으로 “언니~, 오빠~, 누나~”를 부르며 본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남기거든요. 때문에 Z세대 타기팅 라이브 커머스 업체라면 더욱더 Z세대 맞춤 쇼호스트 발굴에 노력해야 합니다. 친숙한 인플루언서가 10대들이 주로 쓰는 언어로 상품을 설명해주고, 신조어를 이용한 질문에도 척척 대답할 수 있다면 효과가 좋을테니까요. 진행력이 홈쇼핑 쇼호스트처럼 아주 매끄럽진 못하겠지만, 조금 서툰 모습에 오히려 더 매력을 느낀다는 평이 많습니다. 

“전지영이라는 크리에이터가 있는데 10대라서 공감도 잘되고 패션 센스도 좋아서 그분 보려고 라커 참여한 적 있었어요. 전문가가 아니니 실수도 많은데요. 귀여운 실수들이나 유행어 섞인 댓글들을 재치있게 받아내는 모습들을 보면서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나니 계속 이용하게 되더라고요”  @man_seon_ (19세, 고등학생)

쇼호스트가 다르니 콘텐츠 성격도 차이가 나는데요. 홈쇼핑은 물건 판매에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다면, 라커는 ‘예능을 보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물건을 사라는 이야기보다 인플루언서 개인의 일상을 얘기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죠. 본인이 어쩌다 유튜버가 됐는지, 연애 가치관은 어떤지, 흑역사는 뭔지 등에 대해서 자유로운 대화를 나눕니다. 구매를 강요 받지 않는 느낌에 더더욱 지갑을 열게 된다고 하네요.

 

“라커는 판매자가 농담도 하고 갑자기 딴 얘기 하면서 시청자와 소통하기도 해서 약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보는 재미 같은 게 있어요. 제품만 계속 들이미는 홈쇼핑보다 친근해요. ‘판매자와 좀 통한다’는 느낌이 공유되면 구매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정민지 (16세, 고등학생) 

Z피셜 라커 매력 3) Z세대 취향 저격 아이템, 이벤트, 사은품

라커에는 일반 대중을 위한 아이템들도 있지만 ‘Z세대 맞춤형’, ‘밀레니얼 취향 저격’ 아이템도 많이 판매합니다. 최근 10대 사이에서 인기 많은 뽀글이 가방이나 교복 대신 입고다닌다는 키르시, 학생들이 많이 쓰는 편의점 기프티콘을 판매하기도 해요. 또 아이템을 소개할 때도 ‘일상 룩’, ‘독서실 룩’, ‘힙 캐주얼 룩’ 등 Z세대가 많이 쓰는 패션 용어, 장소를 활용해 콘텐츠를 꾸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학생 이하은 양은 “라커는 확실히 요즘 대세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느낌도 든다”며 “그 자체로 트렌디한 느낌”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스쉐라이브에서 FCMM, 엘레쎄, 키르시 등이 참여한 30분 타임 특가 방송은 총 1만 명이 동시 시청했으며, 단시간에 3천만 원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10대에게 유행한다는 뽀글이 손가방과 키르시를 파는 라이브 커머스 출처 그립(좌), 스타일쉐어(우)

이벤트나 사은품도 Z세대 취향을 저격합니다. Z세대는 리뷰 보다는 채팅·댓글 이벤트를 선호하고, 마스크팩 10장보다 무료배송을 더 선호하거든요. 스쉐라이브의 경우, 라이브 도중이나 끝나기 직전 퀴즈를 내어 채팅으로 문제를 맞춘 사람에게 상품을 주기도 하고요. 열심히 댓글을 달아준 시청자에게 판매자가 그 자리에서 제품을 공짜로 보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반응도 매우 좋았고요.

“댓글 이벤트에 참여해서 당첨된 적이 있는데요. 이게 한 번 되니까 재미있어서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댓글을 남기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man_seon_ (19세, 고등학생)

Z피셜 라커 매력 4) 라이브 커머스 세일이 찐이다 찐!

Z세대는 홈쇼핑의 ‘오늘만 할인’을 믿지 않습니다. 그 누구보다 최저가 검색력이 뛰어나기 때문이죠. 고등학생 이하늘 양은 “홈쇼핑에서는 이번만 파격 세일한다고 했는데 분명 예전에도 본 기억이 있거나, 최저가 검색을 하면 언제든 살 수 있는 가격인 경우가 많았다”며 “기본적으로 세일 전략에 대한 신뢰가 낮다”고 했습니다. 자신들의 검색 능력을 무시하는 듯한 처사에 뿔이 난 거죠. 실제로 모 홈쇼핑 PD는 “홈쇼핑 최저가는 약간 말장난스러운 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방송이 끝나면  라이브가로 구매 불가

하지만 라커는 다릅니다. 홈쇼핑이 보통 한 코너에 1시간 정도 진행을 한다면 라커는 10~20분 반짝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정말 해당 시간 동안에만 할인 쿠폰을 나눠주거나 깜짝 세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판매자의 말에 따르면 “라커는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더 많은 할인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방송이 끝나면 아예 제품을 구매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도록 막아 두기도 하고요. 맺고 끊음이 확실한 라커의 세일 전략이 공정함과 솔직함을 중요시하는 Z세대에게 제대로 먹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립 라이브 방송에선 ‘라이브가’로 할인 판매를 진행하는데, 정말 저렴하게 구매를 할 수 있어요. 실제로 방송 시간에만 할인가로 진행되기 때문에 샀는데요. 충동구매를 하는 느낌도 들었지만 후회는 없어요.ㅎㅎㅎ” 정주은(16세, 중학생) 

Z피셜 라커 매력 5) 전화주문 몰라요, 네이버 페이 좋아요♡

라커를 경험해본 Z세대들은 하나같이 빠르고 편리한 결제 시스템을 칭찬했습니다. 왠지 홈쇼핑하면 한 손에는 전화기, 한 손에는 카드를 붙들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라커는 휴대폰으로 시청을 멈추지 않고 터치 몇 번으로 결제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네이버 페이나 카카오 페이가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 익숙한 Z세대가 좋아할 수밖에 없지요. 중학생 정주은 양은 “결제 방법도 쉽고 친숙해요. 아쉬움이 있다면 무통장 입금이 없었다는 것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결제하는 도중에도 오른쪽 하단에 작은 화면으로 방송을 계속 볼 수 있음

 

사실 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는 타깃 연령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사를 통해 Z세대가 홈쇼핑과 다른 라이브 커머스의 어떤 매력에 빠졌는지, 그 심리를 꿰뚫어 보셨으면 좋겠어요라이브 커머스를 준비 중에 있거나 Z세대 타기팅 세일즈를 준비하는 마케터분들은 아래 캐릿의 5줄 요약을 저장해두시면 좋을 것 같네요!

 

캐릿의 5줄 요약
1. Z세대는 라커의 채팅창을 실시간 Q&A 창으로 활용한다

2. Z세대는 인플루언서 보는 맛에 라커를 이용한다 

3. 라커에는 홈쇼핑에서 보지 못한 Z세대 취향 저격 아이템과 댓글 이벤트가 있다 

4. Z세대는 방송 시간에만 최저가로 판매하는 라커 세일 방식을 신뢰한다

5. 라커의 결제 시스템은 Z세대에게 매우 친숙하고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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