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융합 교육의 활성화를 선도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3년 전 야심차게 대학교 입시 자기소개서 첫 줄에 썼던 말이다. 그 때는 정말로 ‘선생님’이라는 꿈에 대해 확신에 차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이메일을 정리하다가 3년 전 썼던 자기소개서를 발견했고, 읽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교환학생 신분으로 독일에 와 있고,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없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에는 그렇게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학생들이 지닌 특유의 푸름이 좋았고, 시끌벅적한 교정도 좋았다. 하지만 대학교에 와서 여러 교직 관련 과목들을 들으며 점차 내가 상상했던 직업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 순간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나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고장 난 나침판처럼 한 순간 방향성을 잃었다. 전공인 독일어나 잘해보자는 명목으로 교환학생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독일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독일로 떠나기 전, 친구들과 가족들한테 그랬다. 독일에서 1년간 공부하면서 꼭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알아서 올 거라고. 요즘 직업은 되기 쉬운 게 없고 다 어려우니까 그 중에서 제일 하고 싶은 걸 찾아 다시 한국 땅을 밟게 된 후로는 한 우물만 파겠다고.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외치고 떠나온 길이건만 뚜렷해진 건 없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보다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면 목표한 것이 분명해질 줄 알았지만 그렇지도 않더라. 그냥 난 독일에 왔고, 독일에서 적응을 했고, 여기서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그 속에서 잘 지내는 중이다.
비록 목표는 분명해지지 않았지만 그 와중에 분명해진 것 하나는, 22살이라는 나이는 굉장히 어린 나이라는 것이다. 대학교 3학년이면 다양한 대외활동이나 공모전에 도전해보거나 공무원 시험을 슬슬 준비하거나 또는 토익이나 컴활 등 소위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들을 준비하는 것이 그 나이에 맞는 알맞은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하나라도 빠지는 것이 있다면 누구에게든 분명 “너는 이거 안 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정해진 루트라 여겨졌으니까.

 

하지만 독일에서는 이런 질문들로부터 꽤나 자유로울 수 있었다. 캠퍼스에서 학번이 적힌 과잠을 입고 다니기엔 부끄러운 학번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내가 독일의 학생 기숙사에서는 두 번 째로 막내가 되었다. 옆방에 사는 시리아에서 온 아저씨는 곧 불혹을 앞둔 나이지만 지난달에 함부르크 공대에서 석사 입학증을 받아 다시 학생 신분이 되었다. 건너편 복도 인도네시아에서 온 50대 여성분은 이제 막 석사 과정을 끝내고 박사 과정을 준비한다고 들었다. 이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다 보니, 어쩌면 대학교 3학년 아니 20대 내내 우리는 충분히 새로운 출발을 계획해도 되는 나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시간을 좀 주기로 했다. 하고 싶은 게 아직도 없으면 어떡해? 직군이라도 정했어? 같은 걱정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누구도 나에게 해주지 않았던 말을 해주려고 한다. 충분히 새로운 것에 도전해도 될 만한 나이라고. 좀 더 고민할 시간을 가져도 된다고. 다른 빛을 좇으려 내 안에서 빛나는 불꽃까지 끌 필요는 없다고.

 

Writer 리아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아가고 싶은 22살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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