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좀!

안녕! 명지대학교 바둑학과를 작년에 졸업하고 지금은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는 장호정이라고 해.

 

다른 학교엔 없는 생소한 학과 같은데, 어떻게 지원하게 됐어?

어릴 때 산만한 성격이었는데, 부모님께서 바둑을 권유하셨어. 원래 그 시절에 산만한 애들은 다 서예학원, 바둑학원에 모여 있는 게 국룰이잖아 ㅋㅋ. 의외로 나는 바둑이 정말 재밌었고, 중학교 3학년 때 진지하게 바둑에 빠지게 됐지.

 

인터뷰이 장호정

 

솔직히… 드라마 <미생> 열심히 봤지?!

명작이라 2번 정주행했어 ㅋㅋ. 바둑 용어를 회사 생활에 잘 접목한 드라마라고 생각해. 바둑에서 “쓸모없는 돌은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그 돌을 활용해서 내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는 말이 있어. <미생>에서 장그래가 PT 발표를 할 때, 그 말을 회사의 상황에 대입하는 장면이 있거든? 그 장면이 특히 명장면이라고 생각해.

 

이세돌 프로가 알파고를 이겼을 때 벅차올랐다 vs 그 정돈 아니다?!

당연히 집에서 소리 지르면서 봤지! 그날 학과 단톡방에 불이 날 정도로 반응이 장난 아니었어 ㅋㅋ. 솔직히 이세돌 사범님이 모든 경기에서 다 이길 줄 알았는데 첫판에서 졌을 때 충격에 휩싸였어. 4판째에 신의 78수를 두고 알파고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지!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 / 사진 출처 한국기원

 

바둑학과에서는 어떤 걸 배워?

바둑계의 발전을 위한 모든 것에 대해 배우는 과라고 생각하면 돼! 기본적으로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해서 기술을 배우는 수업을 많이 들어. 졸업 이후에 교육 쪽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많아서, ‘교육학개론’, ‘바둑영어’ 등 바둑 교육과 관련된 수업도 듣지.

 

‘사활과 수읽기’라는 수업이 너무 궁금해. 어떤 식으로 진행돼?

수읽기란, ‘이 상황에서 내가 여기에 수를 두면 상대방은 어디에 수를 둘 것인가?’를 예측해본다는 뜻이야. 우리 강의실에는 커다란 자석 바둑판이 있거든? 거기에 사활(삶과 죽음) 문제를 만들어 놓고, “내가 백 돌일 때, 이 흑 돌을 잡을 수 있는가?”를 풀어보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돼. 사활 문제를 잘 풀려면 수읽기를 잘 해야 해서 두 개를 묶어서 배우는 거지.

 

“사활을 건다”고 할 때 ‘사활’이 바둑 용어구나.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바둑 용어가 또 있어?

‘훈수’, ‘무리수’도 전부 바둑 용어인 거 알아? ㅋㅋ. 정치계에서 많이 쓰이는 ‘자충수’, ‘국면’, ‘타개’ 등도 전부 바둑 용어야.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표현을 많이 쓰잖아? 바둑에서는 국면 자체가 형세라는 뜻이어서, ‘새로운 상황을 맞이했다.’는 뜻으로 쓰이지.

또,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타개를 위한 수를 찾는다”고 하는데, 그 상황을 해결하면 “타개했다”고 하지. 일상생활에서도 막혀 있던 상황을 뚫고 해결했을 때 이 말을 자주 쓰는 것 같아.

 

인터뷰이 사진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을 하나 꼽아본다면?

바둑을 이용해서 사업을 한다면 어떤 걸 할 것인가에 대해 발표했던 ‘바둑마케팅’ 수업이 기억에 남아. 바둑과 여행 사업을 콜라보해서, 중국이나 일본 등에 있는 바둑 유적지를 관광하는 여행 상품을 기획했어.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A+를 받아서 기뻤어 ㅋㅋ.

 

바둑은 보통 개인플레이잖아. 바둑학과엔 팀플… 없지?

의외로 수업의 90%는 팀플로 진행돼. (ㄴㅇ0ㅇㄱ) 대부분 어릴 때부터 바둑을 배운 친구들이라, 개인플레이에 훨씬 익숙하거든? 그러다 보니 교수님들이 사회인으로서 협업하는 경험을 쌓게 해주시려고 일부러 팀플 과제를 많이 내주시는 것 같아.

 

시험은 어떻게 봐? 학생들끼리 대국해서 지면 F 받는 거야…?

시험은 바둑 문제를 시험지에 만들어주면 그 문제를 푸는 식으로 진행돼. 실습 수업의 경우 대국으로 시험을 보긴 하는데, 대국에서 졌다고 해서 학점이 낮게 나오진 않아 ㅋㅋ.

 

그럼 승패 말고 다른 평가 기준이 있어?

보통 스포츠는 실력으로 평가되기 마련인데, 우리 과는 승패에 따라 점수를 주지는 않아. 학생마다 실력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노력한 사람이 성적을 더 잘 받을 수 있도록 과정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 같아.

 

우리는 모두 미생이니까…★ / 사진 출처 tvN <미생>

 

교수님이랑 대국해볼 수도 있어? 혹시 교수님을 이긴 학생도 있나?

학생들이 홀수라서 짝이 안 맞거나 대국 상대가 없을 때 교수님이 대타로 상대가 되어 주시기도 해! 교수님을 이기는 학생들도 은근 많아 ㅋㅋ. 거의 프로급 실력을 갖춘 학생도 있거든.

 

‘한게임 바둑’ 하면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도 궁금… 일반인한테 진 적도 많아?

ㅋㅋㅋ 한게임은 잘 안 하고, 우리는 ‘사이버오로’나 ‘타이젬’을 많이 이용해. 아예 바둑 전문 사이트거든. 나는 바둑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기술적인 실력은 일반 아마추어 정도야. 오히려 이 사이트에 바둑 잘 두는 사람들이 훨씬 많더라!

 

인터뷰이가 예시로 내준 기초 문제. 바둑 둘 줄 모르는 에디터는 타개하지 못했다.

 

졸업하면 보통 어느 쪽으로 많이 가는 편이야?

한국기원이라는 법인 회사에 들어가거나 학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방과 후 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사람도 많지. 일부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은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하기도 해. 나는 전공을 살리진 않았지만 지금 한미약품이라는 회사에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어.

 

채용 면접에서 학과가 특이하다고 꼭 한마디씩 할 것 같은데, 그런 질문이 지겹진 않아?

지금 다니는 회사의 경우, 면접 보는 내내 전공 관련 질문만 받았는데 합격했어 ㅋㅋ. 평소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말했는데 의외로 좋게 봐주신 것 같아. 아, 임원 면접 볼 땐 인간관계 경험에 대한 질문을 받긴 했어.

 

그러면 바둑 관련 질문에 답변을 잘 해서 합격한 셈이야?

다행히 대외활동을 많이 해서 다른 질문에 답변하는 데 도움이 됐지. 외국 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국제교류학생클럽’ 활동을 오래 했거든. 봉사단체에 들어간 적도 있고, 해외봉사도 다녀왔어. 학과에서 배운 것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했던 모든 경험이 다 도움이 됐던 것 같아.

 

마지막으로 바둑학과 후배들에게 한 마디?

어렸을 때부터 바둑이라는 세상에서만 살아왔을 텐데, 대학교에 왔으니 대학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꼭 경험해봤으면 좋겠어.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보이는 경험들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더라고. 그 경험들은 분명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삶의 뿌리이자 원동력이 될 거라고 확신해.

이상,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 졸업생의 말이었어 ^^.

 

인터뷰이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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