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서울에 올라와 혼자 살아본 첫 자취방이다. 몇 평인지 모른 채로 살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대략 1.5평이었던 듯하다. 어디서 보니 양팔을 벌리고 그 자리에서 빙글 돌면 딱 그 공간이 1평이라고 한다. 그 고시원이 딱 그랬다. 양팔을 벌린 만큼의 정사각형 공간이 전부였다.

 

 

그 작은 공간 안에 침대, 옷장, 행거, 책상, 의자, 선반, 화장실이 있었다. 물론 행거는 공간이 좁아 침대 위 천장에 걸려 있었다. 매일 행거에 걸린 옷 더미 밑으로 들어가 미이라처럼 가슴팍에 두 손을 모으고 잤다.

 

 

불을 끄고 보면 얼핏 사람의 형체 같은 롱 코트가 살랑 흔들려도 무서워할 틈이 없었다. 고시원 바로 위층이 당구장이라, 밤만 되면 머리 위로 당구공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탕! 데구르르, 데구르, 팅팅팅, 또르르.

 

 

다른 방은 월세가 10만원이 쌌는데, 내 방은 화장실이 딸려 있고 아주 작은 창문이 있다는 이유로 10만원 더 비쌌다. 욕실과 화장실을 공용으로 쓰면 너무 불편할 것 같아서 10만원을 더 얹어 화장실 딸린 방에서 살았다. 창문은 간신히 손만 내밀 수 있을 정도로 작았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고시원에 살고 싶어서 선택한 건 아니었다. 다른 곳에 살고 싶어도 도무지 선택지가 없었다. 그때 당시 대학교 3학년이었는데, 경복궁 근처에 있는 작은 여행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됐다. 당장 다음주부터 출근하라는데 애석하게도 원룸 보증금을 일주일만에 구할 수 없었다.

 


인턴 기간은 꼴랑 한달인데, 대부분의 원룸은 최소 1년 이상부터 계약이 가능하다는 것도 문제였다. 계약기간 도중에 방을 뺄 경우,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복비를 내주고 계약을 파기하는 편법이 있다는 건 나중에야 알게 됐다.

 

 

그렇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들어간 고시원은 당연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방에 들어갈 때마다 “네 수준에서 영위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은 딱 이정도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퇴근하면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괜히 동네를 빙빙 돌았다.

 

 

다행히 고시원이 위치했던 서촌은 내 취향에 꼭 맞는 동네였다. 작은 골목 사이로 아기자기하고 예쁜 가게들, 시끌벅적하지 않고 소담한 사람들, 조용한 경복궁 담벼락. 고시원 바깥의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퇴근하면 매일 다른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예쁜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먹었다. 골목골목을 산책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발굴하고, 사진과 글로 기록했다. 그래야만 거지 같은 현실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고시원에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공용 부엌은 늘 어둡고 쿰쿰한 냄새가 났다. 방에 가지고 들어와 먹기엔, 머리 위에 수납장이 달린 책상에 몸을 구겨 넣고 먹는 내 모습이 싫었다.

 

 

인턴 퇴사 직후 바로 방을 빼고 본가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생각했다.

 

 

<2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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