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바로 다음 해, 또 다른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되어 두번째 자취방을 구했다. 역시나 최종합격 연락을 받은 지 3일 뒤에 첫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3일 안에 원룸 보증금 1,000만원을 구해야 했지만, 역시나 모아둔 돈이 없었다. 게다가 이번 인턴은 6개월짜리라 거지 같은 고시원보다 나은, 조금이라도 버틸 만한 공간이어야 했다. 아니, 사실은 더 욕심내서 아주 좋고 예쁜 집에서 살고 싶었다.

 

 

그때 당시 드라마 <청춘시대>가 인기를 얻으면서 ‘쉐어하우스’라는 주거 공간이 막 부흥하던 시기였다. 마침 회사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아주 예쁘고 쾌적한 쉐어하우스가 있어서 단박에 계약금을 넣고 다다음날 입주했다. 뭐, 당장 3일 뒤 출근이라 이번에도 역시 별다른 선택지가 없긴 했다.

 

 

방 4개, 거실 하나, 화장실 두개, 부엌이 있던 집엔 총 5명이 함께 살았다. 그 중에서 나는 방값이 제일 싼 2인실에서 룸메이트와 함께 살았다. 알고 보니 1인실은 일반 가정집에서 안방처럼 쓰는 큰 방에 가벽을 세워 두 명의 세입자에게 한 달치 월세를 각각 받는 식이었다.

 

 

드라마 세트장처럼 예쁘게 꾸며진 쉐어하우스에선 요리도 해먹고 내 방도 예쁘게 꾸며 놓았다. 벽에 좋아하는 영화 포스터를 붙여 놓고, 예쁘지만 기능은 0에 수렴하는 물건들도 잔뜩 갖다 두었다.

 

 

원룸 월세와 비등비등한 가격으로 5명이서 한 데 살아야 한다는 게 불만이긴 했지만, 원룸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넓고 쾌적한 공간이 나름 만족스러웠다. 물론, 처음보는 사람들과 함께 살 맞대고 산다는 게 엄청나게 불편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잘 지냈다.

 

 

한 4개월쯤 살았을 때 문제가 생겼다. 집주인과 쉐어하우스 업체 사이의 소통 오류 때문에 우리가 그 집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와야 한다는 것.

 

쉐어하우스 업체에서는 12월 말까지 그 집을 사용하기로 계약을 했는데, 집주인은 이미 10월 중에 집을 허물고 그 터를 다른 사람에게 팔기로 했다고. 지금 생각해도 이렇게 어이없는데 그 땐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어쩔 수 없이 그 집에서 가장 가까운 다른 쉐어하우스로 옮겨갔는데, 그 집은 모텔을 개조한 쉐어하우스였다.

 

말이 쉐어하우스지 정말 그냥 모텔방에서 둘이 같이 살게 했다. 방 안에 침대 두개, 책상 두개, 옷장 두개를 데칼코마니처럼 나란히 놓고 그 사이를 접이식 파티션이 가로막고 있는 형태였다.

 

방에도, 화장실에도 창문이 없어 욕실에는 항상 곰팡이가 폈다. 꿈만 같았던 예쁜 집은 스치듯 사라지고, 또 다시 좁고 습하고 어두운 집에서 살게 됐다.

 

 

가정집이라 방문을 열면 바로 거실과 부엌이 있던 이전 쉐어하우스와 달리, 옮겨간 곳은 모텔을 개조한 곳이라 별도 층에 공용 부엌이 따로 있었다.

 

밥을 해먹으려면 옷을 갖춰 입고 신발을 신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른 층에 가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밥 해먹는 횟수가 줄어갔다. 다시금 삶의 공간을 재단당한 기분이 들었다.

 

 

인턴 퇴사 후 방을 빼고 본가로 돌아오는 길에 또 생각했다. 앞으로 다시는 쉐어하우스에 살지 않겠다고.

 

 

<3화에 계속…>


illustrator 몽미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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