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만 들었을 뿐인데 내가 교수님 논문의 주인공?! 새내기들의 작문 과제를 보고 심각성을 느껴 ‘글쓰기 오류 분석’ 논문까지 썼다는 서원대학교 이연정 교수. 그에게 논문 취지와 과제 잘 쓰는 법에 대해 물었다.

더 잘 소통하려면 내가 속한 공동체가 요구하는 글쓰기 형식을 익혀야 해요. 사회에 나가기 전에 이런 것들을 더 잘 익히기 위해 우리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진학하는 것이 아닐까요?

 

교수님 제 과제 점수가…. 왜 이러죠?


안녕하세요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원대학교 휴머니티교양대학에서 ‘사고와표현’을 가르치고 있는 이연정이라고 합니다.

 

신입생들의 글쓰기 과제를 바탕으로 논문을 썼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사고와표현 수업을 하며 다양한 전공의 신입생을 가르치고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글쓰기 자료와 사례를 수집할 수 있었어요. 여기에 나타난 공통된 문장 오류를 범주화해보면 학생들의 문제점을 더 잘 이해하고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논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가장 많이 보이는 글쓰기 오류는 무엇이었나요?

먼저 ‘정제되지 않은 길고 복잡한 문장’이 있어요. 말인지 글인지 분간이 잘 안 되죠. 우리가 말을 할 때 줄임 표현을 쓰거나 단어를 반복하며 길게 이야기할 때가 있어요. 올바른 단어를 쓰며 ‘한 문장, 하나의 메시지’만 기억해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음으로 ‘문맥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어휘 사용’도 많아요. 단어 선택 오류는 글쓰기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오류죠. 글쓰기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표현을 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 단어의 명확한 의미를 확인하지 않고 기억에 의존하여 사용하다 보니 그런 오류가 생기는 것 같아요.

 

실제 오류 예시

-삶의 변환점(->전환점)

-태권도 관장이라는 나의 미래 직장(->직업)이 생겼다

-부유한 집에 태어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원망했다)

신입생의 과제를 바탕으로 작성된 논문의 일부

 

이런 글쓰기 오류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의 대학생은 거의 태어나자마자 모바일 환경을 접했고 휴대폰 하나로 많은 정보를 얻어온 ‘디지털 네이티브’죠. 그렇다 보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제대로 된 글말(문어)을 접할 기회가 줄었어요. 온라인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말도 아니고 글도 아닌 중간 성격의 문장이 참 많아요. 그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알바건 아르바이트건 뜻만 통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지 않을까요?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독자’입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는 독자가 친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ㅋㅋㅋ’ 같이 초성만 적어 보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뜻이 통하니까요.

그러나 메시지를 받는 대상이 직장 상사나 교수라면 초성만 적어 보낼 사람이 있을까요? 과제의 독자는 교수이고, 과제 작성 목적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대학에 들어온 이상, 대학이라는 학문 공동체가 공유하는 구어와 문어를 익히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어요.

 

자신의 글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차를 두고 다시 읽어보길 권해요. 글을 쓴 직후에는 문장 오류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고 읽어보면 조금 더 객관적으로 글을 바라볼 수 있죠. 새벽에 쓴 글을 읽고 감탄했다가 다음날 다시 쓴 경험 한 번쯤 있는 것처럼요.

 

교수님! 과제 잘 쓰는 법 알려주세요.


사실 코로나 학번은 과제 작성법을 알려줄 선배가 없어요. 교수님이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대학생을 위한 글쓰기 교재를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해요. 온라인 서점에 ‘대학 글쓰기’로 검색하면 여러 책이 나오는데, 대표적으로 <정희모 공저, 『대학글쓰기』>, <고려대학교 출판부, 『대학글쓰기의 이해』>, <서울대학교, 『대학 글쓰기1』>, <차봉준 공저, 『대학글쓰기』> 등이 있습니다. 목차를 살펴보고 내가 필요한 내용을 담은 책을 고르면 될 것 같아요. 이공계 학생을 위한 글쓰기 교재도 있죠.

한 권만 구비해 두어도 졸업할 때까지 유용하게 쓰일 거예요. 표절 걱정 없이 인용하는 방법, 과제 형식, 자료 수집하는 법, 참고문헌 작성법 등 과제 작성에 필요한 내용이 아주 자세히 나와 있어서 방학 때 시간을 내어 완독하거나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을 참고하면 도움이 되죠.

글쓰기 및 과제 작성의 기본을 알수 있는 책들. yes24 캡처

 

교수님이 알려줄 수 있는 과제 잘 쓰는 비법이 있을까요?

과제의 제목을 꼼꼼히 읽으면서 분석하세요. 교수님이 요구하는 것이 비평인지, 감상인지, 소개인지, 비교와 고찰인지, 실험 결과인지 등을 명확히 파악해야 해요. 과제에서 요구하는 사항 중 어느 하나라도 누락하면 아무리 정성 들여 쓴 과제라도 감점이 될 수 있어요.

계획하기’ 단계를 생략하면 안 돼요. 계획하기에는 브레인스토밍을 비롯해서 목차 짜기, 자료 수집, 개요 작성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기초 작업이 튼튼할수록 실제 보고서 쓰기가 훨씬 쉬워져요.

초고를 최종본으로 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퇴고(고쳐쓰기) 후 제출하는 것을 습관화하면 좋겠어요.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오탈자와 띄어쓰기가 엉망인 보고서에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어요.

 

나무위키 정말 쓰면 안 되나요? 자료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나무위키, 위키피디아를 참고할 수는 있어요. 참고할 때는 자료에 표시된 각주를 참고하여 그 원전을 찾고 과제의 참고문헌에 위키피디아가 아닌 ‘원전’을 밝혀 적어야 해요. 자료 조사 방법에는 보통 세 가지가 있어요.

도서관. 개인적으로는 도서관에서 자료 빌리는 것을 가장 선호해요. 원하는 자료를 찾으러 갔다가 딱 필요한 자료를 얻는 경우가 늘 있었어요. E-BOOK 자료도 많으니까 충분히 이용하세요.

DBPIA, RISS, KISS. 학교마다 계약된 곳이 다른데, 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해당 사이트로 교외 접속하면 대부분의 논문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 비싼 대학 등록금 내고 들어왔으니까 이런 서비스 마음껏 이용하면 좋겠어요.

국가기관 홈페이지. 통계청, 국립국어원, 고용노동부, 법무부 등과 같은 국가기관 홈페이지에서 아주 유용한 자료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어요. 보고서 성격에 맞게 선택하면 돼요.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으며 추가로 얻는 정보가 많다.

 

과제 할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을까요?

과제 작성이 아무리 괴롭고 다급하더라도 유료 사이트에서 보고서를 구매하는 행위는 절대 금물입니다. 과제 구매는 대학생활을 망치는 지름길이에요.

 

교수님.. 재수강 때 뵙겠습니다 :)


학생이 아닌 학교에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1학년은 앞으로의 대학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과 태도를 배우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기본적인 말하기,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는 강좌를 많이 개설해 주면 좋겠어요.

 

논문까지 작성한 만큼, 교수님의 올해 강의 커리큘럼은 달라질까요?

1학기부터 사고와표현 교재가 개편돼요. 저도 집필자로 참여했기 때문에 몹시 기대가 큽니다. 이 책이 22학번 새내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사고와표현 수업을 듣게 될 22학번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잘 배우겠다는 마음 하나만 장착해 오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글쓰기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바르게 말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바르게 말하지 못하면 화자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청자와의 소통에도 한계가 생겨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더 잘 말하려고 하죠.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잘 소통하려면 내가 속한 공동체가 요구하는 글쓰기 형식을 익혀야 해요. 사회에 나가기 전에 이런 것들을 더 잘 익히기 위해 우리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진학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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