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은 구독자 180만명의 성공한 채널이다. 이 성공이 있기까지 흙을 파먹는 심정으로 버틴 PD가 있다. 바로 재재로 알려진 이은재 PD와 밍키로 알려진 홍민지 PD다. 이은재 PD가 카메라 앞에서 진행과 기획·구성의 역할을 했다면, 홍민지 PD는 카메라 뒤에서 연출·편집을 담당했다.

 

연예인을 직업인으로 존중하는 홍민지 PD의 가치관은 <문명특급>에 그대로 녹아들며 많은 팬의 인기를 얻었고, 채널의 성장과 함께 인턴에서 팀장이 되었다. 내가 충성할 곳은 회사가 아니라 시청자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오늘도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해나가는 홍민지 PD를 만나 그녀의 일과 가치관을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안녕하세요 PD님

안녕하세요. <문명특급> 연출을 맡고 있는 홍민지 PD입니다. 이번에 『꿈은 없고요, 그냥 성공하고 싶습니다』를 출간했습니다.

 

<문명특급> 제작으로 바쁘실 텐데 책까지 쓰셨어요.

<문명특급>을 제작하며 사이드 잡을 찾아야겠다는 위기의식이 있었어요. 작가에 대한 원대한 꿈보다는 단지 밥벌이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죠. : )

 

<문명특급>은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지 않나요?

그것과 별개로 저희 팀은 ‘언제라도 프로그램이 폐지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콘텐츠 제작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이드 잡이 없으면 문명특급에만 집착할 것 같았죠. 누군가는 하나의 일에만 몰입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 몰입이 자신을 해칠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 두면 마음이 여유로운 상태에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러고 보니 책에 ‘회사에 충성할 생각이 없다’라고 적혀있어요. 일에 대한 가치관을 말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어릴 때부터 집단에서 강요하는 규칙들을 그대로 따르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 힘들었죠. 회사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 게 충성이라면 저는 그 회사에 다닐 생각이 없어요.

 

다행히 지금 일하는 SBS디지털뉴스랩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에요. 인턴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닉네임을 쓰기 시작했고, 오히려 제가 일을 벌여놓는 식으로 업무가 진행됐죠.

나는 회사에 충성할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다. 충성해야 할 대상은 내 영상을 봐주는 시청자다. -40p

그렇다면 PD님에게 회사는 어떤 의미인가요?

돈을 주는 고성능 pc방이요. 정말 pc방이라고 생각하고 출근하면 즐거워요. 가끔 컵라면도 먹고 말이죠. : )

 

책에 담긴 PD님의 솔직한 표현을 본 회사 선배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출간 전까지는 선배들의 반응이 안 좋을까 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다행히 반응이 긍정적이었고 잘 읽었다는 전화도 많이 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PD님은 대학교 생활도 특별했을 것 같아요.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오래된 동아리나 기수제가 강한 곳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새로 생긴 파티 문화 동아리에 들어갔죠. 개강 파티를 주최해주는 곳이었는데 재미있게 활동했어요.

 

왠지 취업도 대학교 졸업 후 바로 했을 것 같아요.

아니에요. 1년 정도 미래에 대한 목표 없이 보냈어요. 그때는 지금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어요. 자괴감도 많이 들고 남이랑 비교도 많이 했죠.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이 시기에 만났어요. 대화를 나누며 서로 위로하고 자존감을 챙겨주었죠. 그래서 1년을 버틸 수 있었어요.

 

혼자만의 동굴에 빠지고 있는 대학생이 있다면, 자존감을 지켜줄 친구 한 명만 찾아보세요. 많은 의지가 될 거예요. 자존감은 혼자서 찾을 수 없어요.

 

의외네요. 그렇다면 뉴미디어국 PD도 꿈이 아니었나요?

원래는 디즈니 애니메이터와 광고인, 예능 PD라는 세 가지 꿈을 꿨어요. 애니메이터는 공부를 해보니 저와 맞지 않아서 포기 했지만 나머지 두 꿈은 탈락 통보를 받아서 꿈을 접었어요. 채용의 결정권자는 해당 업계에서 커리어를 많이 쌓은 사람이지 않을까요? 그 사람이 저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그 일이 제게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미련을 두는 성격이 아니라서 ‘세상에 널린 게 직업인데 딴 거 하지 뭐’라는 생각으로 꿈이란 걸 꾸지 않게 됐어요. 대신 ‘지금 나에게 합격 소식을 주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보자’라고 생각했고, 그게 스브스 뉴스 2기 인턴이었죠.

 

나를 원하지 않는 곳에 미련을 두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를 원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때 어떤 결과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36p

 

그래도 아무 곳에나 지원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찾았나요?

특별히 좋아하는 게 없어요. 그래서 싫어하는 것을 지우다 보면 ‘평균값 정도는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죠.

 

먼저 정장을 입어야 하는 일을 지웠어요. 다음은 엑셀을 매일 활용해야 하고, 계획적으로 반복 업무를 하는 일도 지웠죠. 사무실에 300일 정도 있어야 하는 일도 싫었어요. 잘하는 게 없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못하는 걸 안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돼요.

 

못하는 것을 지우며 인턴으로 들어간 회사에서 이제는 팀장이 되었어요. 적성에 잘 맞았나요?

방송인이 되고자 하는 꿈은 없었어요. 그런데 직장 생활 1년 차에 지옥철에서 제가 편집한 영상을 보며 웃는 사람을 마주치게 되었죠. 그때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 솟았어요. 그때의 성취감은 월급날보다 행복했죠. 그래서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PD가 되고 싶어졌어요.

 

보통 연예인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은 팬이 주로 시청하는데, <문명특급>은 일반 대중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것 같아요. 비결이 무엇일까요?

재재 언니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명특급>으로 인해 언니가 불행해지지 않고 계속 행복할 수 있도록 영원히 백업하고 싶어요. 그리고 출연자에게 억지로 시키는 게 없죠. 저희는 연예인을 직업인으로 생각하고 존중해요. 연습생 기간까지 생각하면 모두가 대리, 차장급이에요. 그래서 가십거리보다는 본업에 집중한 인터뷰를 고집한 게 인기 비결 중 하나 아닐까요?

 

그러고 보면 과거에 비해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에게 무리한 것을 요청하는 분위기가 사라졌어요. <문명특급>의 영향이 있는 걸까요?

어느 정도는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선배 PD들이 요즘 젊은 층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분위기를 선호하는지 등을 많이 물어봤어요. 그만큼 프로그램을 만드는 분들의 생각이 조금씩 변해가며 전체의 흐름이 되지 않았을까요?

 

 

방대한 자료조사도 <문명특급>의 포인트에요. 매주 출연자가 다른데 자료조사에 시간을 얼마나 투자하나요?

몇 시간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눈을 뜨고 있는 순간이면 계속 자료를 찾고 공유해요.

 

그 자료들을 스케치북으로 표현한 계기가 있나요?

태블릿이나 노트북은 공용 물품이라 제한이 있었고, 제작비가 부족해서 가장 저렴한 스케치북을 사게 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어요. : )

 

여러 인터뷰를 보면 팀원 소개를 꼭 하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문명특급>을 저 혼자 만들어낸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구성팀에는 재재로 알려진 이은재 PD와 이규희 PD, 이유정 인턴이 촬영 전까지의 기획 및 구성을 담당해요. 연출팀에는 저와 오한주 PD, 김혜민 PD가 편집을 담당하고 있죠. 이준섭과 김나현 인턴까지 여덟명의 인원이 매주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Z세대와 소통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업무 외에는 소통을 안 해서 어려움이 없어요. 인턴 과정이 끝날 때까지 커피 한잔 못해서 서운했다는 친구에게는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줬어요. 막상 커피를 같이 마셔보니 생각보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 )

 

최근 펑크특집을 보며 위기까지 기회로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나요?

‘일단 뭐라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었어요. 뒤돌아볼 시간도 없었고 방법도 없었죠. 당장 무언가를 해야 했어요.

 

스케줄 펑크를 콘텐츠로 승화한 펑크특집. 출처: 문명특급 유튜브 캡처

 

<문명특급>이 지금의 위치까지 오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책의 표현처럼 ‘흙을 파먹는 심정’으로 버텼죠. 그렇다면 꿈을 위해 지금도 버티고 있는 대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쪽팔려도 참으세요. 가오 상하고 자존심에 스크래치 나는 일도 많이 생기는데 그냥 웃고 넘어가야 해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상처받으면 자존감이 낮아져요. 저는 나중에 만들 시트콤의 소스를 축적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흙을 파먹는 멤버가 2인 1조면 좋아요. 제가 포기하고 싶을 때 옆을 보면 재재 언니가 흙을 파먹고 있으니 다시 버텼어요. 그때 포기했으면 연반인 재재도, <문명특급>도 없었겠죠.

무섭게 적립되는 실패 앞에서 우리는 흙이라도 파먹자는 심정으로 버텼다. -5p

뉴미디어 PD가 되고 싶은 대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안 하면 좋겠어요. : ) 책에도 적었지만 버티는 과정이 중요해요. 버티기 전에 포기하면 내가 이 직업에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모르죠. 그래서 종류에 상관없이 콘텐츠를 100회까지는 만들어 봤으면 좋겠어요.

 

 

뉴미디어국 1대 선배로서 어떤 선배로 남고 싶은가요?

맛있는 거 많이 사주던 선배로 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긴급할 때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제게도 그런 선배들이 있어요. 모두 저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먼저 연락을 드렸기에 인연으로 이어졌죠.

 

책 제목에서 ‘그냥 성공하고 싶습니다’라고 했습니다. PD님에게 ‘성공’은 무엇인가요?

결정권자가 되는 것이에요. 주관을 잃지 않고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성공한 것이죠. 저는 팀장으로서 결정권자가 되었기에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뉴미디어국 업무에 가능성을 보이는 사람을 백업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또 다른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저처럼 맨땅에 흙을 파먹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죠. : )

 

마지막으로, 유튜브 영상도 1.5배속으로 보는 시대에 PD님의 책을 읽게 해줄 한마디는?

인턴이었던 후배에게 연락이 왔어요. PD라는 직업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제 책을 보고 6개월만 더 준비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죠.

 

내가 애정하는 일을 포기하기 직전인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새로운 열정을 얻어서 6개월이라는 추가 시간을 얻지 않을까요?

나의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회초리가 아닌 용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버티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기록했다. -184p

 

 

Photographer 안용길 Studio No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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