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4년 전의 일이다.
졸업 후 인사도 드릴 겸 은사님을 뵈러 갔다. 교수님은 밥때가 되었으니 짜장면이나 한 그릇 먹고 가라며 나를 근처 중국집으로 이끄셨다. 나는 사양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아 교수님을 따라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사를 하던 중 교수님은 요즘 고민이 뭐냐고 물으셨다. “박사과정에 지원하려면 일단 소논문을 발표해야 하는데 그런 논문은 써본 적도 없고 잘 쓸 자신도 없어서 고민이에요.” 하고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교수님은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거셨다.

 

“다음 OO학회 발표날이 언제지요? 석 달 뒤? 오케이! 그날 이연정 선생이 논문 발표할 거니까 발표자 명단에 넣어 줘요.” 하며 전화를 끊으셨다.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차라리 교수님의 장난이라고 믿고 싶었다. 교수님은 그런 내 마음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아직 석 달이나 시간이 있으니 잘 써 봐.”라며 격려까지 해주셨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기만 했다. 왜 하필 오늘 교수님을 뵈러 갔을까, 교수님과 짜장면은 왜 같이 먹었을까, 고민은 왜 솔직하게 이야기했을까… 나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날 이후 잠 못 드는 밤이 시작되었다.
발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상 논문은 써야겠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약속한 학회 발표날이 다가왔다.

 

그리고 발표 당일, 신기하게도 내 손에는 잘 정리된 소논문 한 편과 발표 피피티 파일이 들려 있었다. 울며불며 밤잠 못 자고 괴로운 시간을 보낸 끝에 마침내 소논문 한 편을 완성한 것이다. 나는 논문 발표를 마친 후 그 이듬해 박사과정에도 무사히 진학할 수 있었다. 교수님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한 논문 쓰기가 내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그 사건으로 얻은 한 가지 교훈이 있다면 ‘너무 고민하지 말고, 앞뒤 재지 말고, 일단 시작할 것!’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논문 쓰기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주변에는 학업이든 취업이든 연애든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하는 탓에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또 결과가 실망스러울까 봐 지레 겁먹고 시도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무슨 일에든지 완벽을 기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시작이 두려움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

 

물론 모든 시작이 다 좋은 결말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야심만만하게 시작했지만 예상치 않게 돌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그땐 묻은 먼지를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나면 된다.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않는 일의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시작’은 다 서툴고 보잘것없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면 다음 단계가 그 다음 단계를 안내할 것이다. 그러니 자신을 믿고 첫걸음을 떼어 보면 어떨까? 초반의 열정을 끝까지 지키기는 쉽지 않겠지만 ‘작심삼일’을 사흘에 한 번씩 하겠다는 각오로 일단 부딪쳐 보는 것이다. 돌아보면 20대야말로 수없이 시도하고 실패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였다.

 

“위대한 작곡가는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영감을 받는다. 이들은 영감을 기다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어니스트 뉴먼)

새해 새 학기를 맞이하는 여러분의 ‘모든 시작’을 응원한다.

 

 

Writer. 이연정 교수

-이연정 교수는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0여 년간 한국어와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 서원대학교 휴머니티 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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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시작은 다 서툴고 보잘것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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