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 문구가 쓰인 짤을 본 적이 있다. 라임이 잘 맞는 한 마디의 가사 같아서일까. 보자마자 내 마음에 콕 박힌 문구였다. 그러나 이 문구를 볼 당시 나는 코로나로 인해 축제에 가 본적도 없었고, 눈 앞에 놓인 일들을 숙제처럼 처리하기만 해도 벅찼다. 그렇기에 이 문구를 잊고 살았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많은 축제에 가보았고 그곳에서 모든 열정을 다해 뛰어 놀기도 해보았다. 그렇게 신나게 놀아보니 알겠다. 5월은 모두가 기다려온 봄의 달이자, 축제의 달이지 않는가. 모두 이 짤의 문구처럼 삶을 축제하듯 살았으면 한다.

 

대학교에 온 후부터 모든 것은 나에게 숙제였다. 교수님이 주시는 수많은 과제, 학회 활동을 하며 준비해야 하는 발표들, 동아리 회의 준비까지. 반수까지 해서 드디어 닿은 꿈의 학교에서 내가 하던 일들은 고작 숙제들을 마감기한에 늦지 않게 처리하는 것이었다. 내가 원해서 들어간 학교와 학회와 동아리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집단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다는 초심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나는 그저 멀뚱멀뚱 벽을 향해 서 있는 구성원에 그쳤다.

 

 

나는 누구인가. 지금 하는 일들의 의미는 무엇인가. 사실 답은 하나도 모르겠다. 그저 이어달리기 경기에서의 빨간색 배턴이 된 기분이다. 하나의 숙제가 날 들고 다음 숙제에게 전달해주면 나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넘겨진다. 끝나지 않는 이어달리기의 연속에 나의 얼굴은 멀미로 지친 환자의 얼굴이다. 무얼 하든 의미를 찾지 않은 건 오래됐다. 누군가 하라고 하니까 억지로 하는 것이었고, 내 주변 지인들 또한 매일 ‘하기 싫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 말에 동조하며 울상을 지었던 나의 3학년까지의 대학 시절은 모든 것이 ‘숙제’였다.

 

그랬던 내가 배턴이 아닌, 이어달리기 주자가 될 수 있었던 건 4학년이 되어서였다. 대학에 온 이상, 무언가 하나는 배워서 깨달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 확실히 깨달은 것은 내가 지금까지 해온 대학 생활이 그저 시간때우기였단 사실이다. 숙제하듯 하루하루를 살지 말고, 축제하듯 살아보자. 내가 하는 일의 의미는 몰라도 된다. 지금 내가 즐기며 하는 것들이 모두 모여 ‘나는 누구인가’의 답을 알려줄 거니까. 숙제하듯 억지로 하는 일들은 재미없지 않는가. 나는 재미없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 재미있게 살고 싶다면 매일이 축제라고 생각하며 살아보자.

 

 

그 날따라 거울을 더 보며 외모에 신경 쓰고, 모르는 사람들과 손잡고 뛰는 것도 아무렇지 않으며, 평소에 안 해보던 무모한 짓들을 나서서 한다. 축제는 나를 겁없고 무모하고 빛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날이다. 매일을 축제처럼 살게 된다면 무모한 도전은 습관이 되고 언제 어딜 가도 당당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숙제하듯 살지 말고 축제하듯 살자 우리.

 

Writer. 범주희
24, 어른도 아이도 아닌 어중간한 제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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