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축제가 열렸다.

코로나 학번 제자들은 신이 났다. 신난 것은 재학생뿐만이 아니다. 대학 생활을 온라인으로 마무리한 제자들도 학교를 찾았다. 유학을 나갔던 친구, 이제 사회생활에 적응 중인 친구, 인턴을 막 시작한 휴학생까지 모두 주점에서 터를 잡고 즐기기 시작했다. 졸업한 후에도 학교를 찾고, 교수와 술 한잔을 기울이는 친구들이 있으니 나는 나름 졸업생과 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교수가 아닐까 생각했다. 최소한 아이브 공연을 보러 모두 떠나가기 전까지는. (물론, 안유진이 잘 보이지도 않는 먼발치에서 나 또한 사진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는 건 비밀이다).

 

경영대 축제 주점에서는 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 된 22학번, 23학번들보다, 오히려 졸업을 얼마 남기지 않은 혹은 막 졸업한 18학번 친구들이 더 왁자지껄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아직 서로의 사이가 어색하고, 축제가 처음이라 조용한 신입생들보다, 코로나로 3년간 축제와 대학 생활을 잃어버린 고학번들의 추억 되찾기가 축제 주점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고 있었다. 술에 취해 여기저기서 나에게 인사를 하는 통에 창피하게도 ‘핵인싸’가 된 느낌이었다.

 

축제가 처음인 20학번 제자에게서 행복한 표정을 보았다. 공연도, 주점도, 이벤트도 즐기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니, 교수가 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 보면, 정작 나는 내 대학 생활의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불확실했던 시기였고, 취업, 진로, 연애, 사랑 등 젊은 날의 고민으로 혼자 심각했었다. 아쉽게도 그 소중한 젊음의 시기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렸다.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공부하고, 치열한 연애도 하고, 축제에서도 난장판으로 놀고 싶다.

 

 

과거의 내 얼굴을 평소에 3학년, 4학년 학생들에게서 본다. 오히려 ‘라떼’보다 오늘을 사는 학생들에게 더욱 힘든 세상이 왔다. 취업은 더욱 어려워졌고, 물가는 너무 올라, 연애도 결혼도 쉽지 않은 것 같다. 치열하게 사는 제자들이 대견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느낌이다.

 

학생들의 고민은 늘 심각하고 무겁다. 그래서, 친한 학생들이 진로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때, 난 늘 “내가 더 힘들다”라고 반농담으로 이야기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가족이 생기고, 안정적인 직장에서 지루하지만 평온한 일상을 살아도 나름의 고민은 여전하다. 그래서 오늘을 즐겁게 사는 게 좋을 듯하다. 이런 마음으로, 오늘 축제에서도 나는 제일 열심히 놀았다. 제자들에게도 오늘 축제만큼은 아주 즐거웠으면 한다. 대학 축제라는 것이 행복한 대학 생활의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다.

 

Writer. 윤호정 교수
– 윤호정 교수는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마케팅전공 교수이다. 세종대 데이터동아리 데이브(DAVE)의 지도교수로, 학생들과 데이터분석을 하거나 디지털마케팅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다. ESTP(사업가형)지만, 학생들에게는 ENFP(활동가형) 혹은 ESFP(연예인형)로 오해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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