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지만 우습지만은 않은 형들’ 노라조가 오랜만에 발라드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형> 이후 14년 만이다. 일개미처럼 사는 직장인, 그리고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20대에게 18년 차 중견 가수가 전하는 위로란 무엇일까.

 

한숨 돌리기도 힘든 업무 현장 속 노라조를 담고 싶어, 대학내일 사옥으로 불러들였다(우려한 만큼 개미 탈이 크진 않았다). 새 싱글 <일개미도 가끔은 혼자 있고 싶다>로 돌아온 노라조와 함께 그들의 음악, 그리고 일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역시 연예인은 실물이 다르다. 개미 탈을 벗은 원흠 씨 얼굴이 이렇게 작을 줄 몰랐다.

조빈: 나랑 같이 다니니까 얼굴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거다.

원흠: 얼굴이 세로로 좀 긴 편이다. 개미 탈 얼굴 부분이 동그랗기 때문에 탈을 쓰면 위아래로 좀 늘어나서 커 보이는 게 없지 않다.

 

조빈 씨는 머리가 많이 길었다. 탈을 쓰고 있는데 굳이 머리를 기를 필요가 있었을까?

조빈: 이제는 나름 내 머리로 뭔가를 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삼각김밥도, 사이다도 만들어 본 머리니까. 앞으로 머리로 또 무슨 짓(?)을 하게 될지 모른다. 짧게 자르는 것 보다 기르면 뭔가 더 이것저것 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겠지 싶어서 기르고 있다.

 

이번 싱글 <일개미도 가끔은 혼자 있고 싶다>는 <형> 이후 오랜만에 발표한 발라드다. 굉장히 의아하다.

조빈: <형>이 2009년에 나왔으니 거의 14년 만이다. ‘형’이라는 노래가 어쩌다 보니 힐링 송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 멤버인 혁이와의 작품이다 보니, 이제 원흠이랑도 뭔가 이런 결의 노래를 만들어 봐야 싶어서 작곡가 형하고 술 한잔을 하며 얘기를 나눴다. “형님, 이제 ‘형 2’ 한 번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흠: 그렇게 한 보름 지났는데 연락이 왔다. “하나 나왔어.”

조빈: 음식이 나오면 또 바로 먹어야 맛있잖은가. 원래 내려고 준비 중이었던 싱글이 있었는데, 먼저 나와버려서 싱글 앨범을 내게 됐다.

 

 

‘leave me alone’과 ‘일개미’라는 두 가지 발라드 트랙으로 싱글 컷을 한 것도 의외다. 조금은 노라조답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조빈: 사실 우리도 이런 노래를 평범하게 부르는 데 아직 적응이 안 됐다. 그래서 개미 탈을 쓰기로 했다. 대신 몸은 개미 몸통이 아닌, 맞춤 정장을 입어 멋진 모습을 좀 섞어서 표현했다.

 

멋지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발라드에 이런 기괴한 콘셉트를 가미하는 걸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나?

조빈: ‘일개미’니까 개미 탈 콘셉트를 밀자고 얘기했더니, 다행히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원흠: “뭐 그냥 하고 싶은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

 

이번 싱글 <일개미도 가끔은 혼자 있고 싶다>에는 ‘일개미’와 ‘Leave me alone’이라는 두 가지 노래가 있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원흠: 요즘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자!’라는 마음과 ‘혼자 있고 싶다’라는 마음 모두를 가졌다고 생각했다. 일터에서 “파이팅!”을 외치면서도, 늦은 시간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날 그냥 내버려 뒀으면’ 싶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상반된 두 이미지를 합쳐 더 큰 공감대를 만들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그’ 노라조가 이런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 무겁다고 생각하진 않았나?

조빈: 요 몇 년 사이 정서가 조금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가 좀 더 거칠어졌다고 해야 할까? 위로받아도 받은 것 같지 않고, 힘들 때 “파이팅!”을 외치면 넘어갈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힘든 건 힘든 거’라고 인정해야 마음이 편한 시대가 되지 않았나. 그래서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택했다. “일개미’로 화이팅을, ‘leave me alone’으로 위로를 전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하필이면 왜 ‘일개미’였는지도 궁금하다.

조빈: 개미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떠올랐다. TV를 틀었는데 우연히 개미 다큐가 나오고 있었다. 열심히 뭘 나르던 개미가 물에 휩쓸리며 떠내려가고, 새가 와서 먹이를 채가고. 이런 고생길을 걷는 모습, 야심 차게 나가서 너덜너덜해져서 돌아오는 모습이 우리 삶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노래 ‘일개미’에 “내게 기대하는 눈망울을 떠올려”라는 가사가 있다. 각자가 떠올린 눈망울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조빈: 아직 미혼이라서 부양해야 할 가족보다 내 옆에서 나를 지지해 준 스태프, 동료들을 떠올렸다. 물론 노래를 부르며 우리의 눈망울을 떠올리며 일하셨을 부모님의 마음도 헤아려 보려 했다.

원흠: 나는 조빈 형이 나를 보는 눈망울을 떠올렸다.

조빈: 그럴 수도 있겠다. “얘, 좀 더 움직여야지?” “무대를 좀 더 넓게 써야지?” 앞으로 그 부분 가사를 “내게 강요하는 눈망울을 떠올려”로 바꿔 부르게 하는 것도 괜찮겠다.

 

노라조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원흠: 어려운 질문이다. 노래하고 싶어서 가수가 되었기에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대답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하고 싶은 업종에 종사하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오르고 싶은 무대가 있고, 아닌 무대가 있는 것처럼.

조빈: 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며 하고 싶은 것을 해 나가는 중이다. 노래가 하고 싶어서 노라조가 됐지만, 노라조에게 기대하는 이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도 우리의 일이니까.

 

언제 그런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는지도 궁금하다.

조빈: 어린애들이 우리 노래를 들으며 학교에서 율동하고, 집에서 춤추는 영상을 DM으로 받아볼 때가 있다. 노라조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존재라는 걸 실감하며 책임감을 느낀다. 음악 방송에서 만난 아이돌 후배들이 “저 어린이집에서 ‘슈퍼맨’ 많이 따라 불렀어요~”라며 응원을 해 주기도 한다.

원흠: ‘슈퍼맨’이 14년 전에 나온 노래니까. 지금 스무 살인 친구들은 다섯 살 때 노라조 노래를 들은 셈이지.

 

노라조가 생각하는 ‘일’이라는 건 무엇일까? 일은 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조빈: 무인도에서 파라솔을 치고, 선베드에 누워 칵테일을 마시며 파도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근데 이걸 1년, 2년 동안 해도 행복할까? 먹고 사는 문제를 떠나, 일은 일상의 만족도를 높여 주는 미션 같은 게 아닐까 싶다. 빛이 있어야 그림자가 있듯, 일은 삶의 즐거움을 더 크게 누리기 위한 원동력이다. 일이 없는 휴가는 즐거울 수 없듯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싶은 청년들이 많지만, 현실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원흠: 모두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일에 재미를 붙이지 않으면 오래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차선으로 ‘지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방법도 있다.

조빈: 뭐든 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일에서 ‘좋음을 찾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재미가 있다. 각자가 가진 현명함을 발휘해 일에서 재미를 찾아나가는 과정도 필요하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과, 일을 좋게 만드는 것 둘 다 가능하다는 뜻인 것 같다.

원흠: “노력도 재능이다”라는 말이 있다더라. 어쩌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내가 좋아할 수 있게끔 노력하는 것 또한 어쩌면 재능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과 사랑 중 하나를 택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둘 다 사랑을 택했다.

원흠: 결국 모든 사랑은 일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애인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지.’ ‘부모님을 위해 일해야지.’ ‘내가 사랑하는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 일해야지.’ 모두가 결국은 사랑 때문이다.

조빈: 한편으로는 그 사랑이 이타적인 것을 경계한다. 이타적인 사랑은 좋은 계기가 되지만, “내가 너를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데…”라는 감정처럼 ‘탓’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그러니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일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사소하지 않을 수 있다. 내가 하는 모든 행위에 의미를 담을 수 있다.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2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원흠: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살’을 하나의 선택지로 여기지 말자는 얘기다. 나를 위한다면 나를 던지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 당장 초콜릿을 먹고 싶고, 놀이공원에 가고 싶은 나를 죽이진 않을 테니까. 청년 우울감이 큰 요즘 시대에는 자신을 더 사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나를 위해 혹은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면 좋겠다.

조빈: 예상치 못한 일이 즐거움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인생은 깊이가 보이지 않는 바다 같아서, 뛰어들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INFJ인 나도 노라조가 되기 전에는 조빈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 줄 몰랐다. 삶의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을 기대하고,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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