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인구 13만 명, 김천 김밥축제 방문객 10만 명. ‘이 정도 관람객이면 방문이 아니라 침략이다’라는 말이 나오며 지난 10월 성황리에 끝난 김천 김밥축제.

 

그 혼잡했던 축제 현장 속에 김천대학교 학생들이 있었다. 식품영양학과 김광옥 교수를 필두로 해당 과와 호텔조리학과 학생 총 8명으로 구성됐던 김천대학교 김밥 부스. 허리 펼 시간도, 다 같이 사진 한 장 찍을 여유도 없었다는 그날의 생생한 후기를 전한다.

 

인터뷰이
김광옥 – 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장진호 – 호텔조리학과 19
이진향 – 호텔조리학과 21
송영빈 – 호텔조리학과 19
황석규 – 호텔조리학과 21
백제이 – 식품영양학과 23

 

축제 참여 계기가 궁금하다

광옥: 김천시에서 김밥축제에 지역의 특성을 살린 김밥이 필요하다며 연락이 왔다. 취지가 좋아 참여하기로 했고, 학과에서 가장 성실하고 의리 있는 학생들 7명으로 팀을 구성했다.

 

준비 과정은 어떻게 됐는지?

광옥: 교육과정에 김밥 만들기는 없어서 강의가 끝나는 5시 이후에 모여서 김밥 마는 연습을 했다. 오전 수업이 없으면 재료를 준비해 놓고 점심시간에도 학생들과 연습했다. 이때 ‘밥정’이라는 게 생기면서 팀원 간의 관계가 돈독해졌다.

 

‘자두 호두 김밥’, ‘고추장물 김밥’, ‘흑돼지 한쌈 김밥’을 판매했다. 생소한 김밥의 개발 과정은?

광옥: 김천시에서 자두, 호두 등의 특산물을 선정해 주었다. 우리는 그것들을 어떻게 조리할 것인지 고민하며 최고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학생 중에 식(식당)수저, 반(반찬가게)수저가 있어서 부모님의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사용한 경상도 특유의 청양고추 조림인 ‘고추장물’은 반수저 학생의 반찬가게에서 구매했다.

 

어떤 김밥이 가장 반응이 좋았는지?

광옥: 현장에서는 너무 바빠 방문객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고, SNS 후기들을 보니 ‘자두 호두 김밥’이 가장 맛있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괴식일 줄 알았는데 어울리는 맛’이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만들고도 ‘왜 맛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김밥이다.

 

인파가 많기로 소문난 축제였다. 예상치 못한 인파를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진향: 살림에 능숙한 40대 주부 만학도라서 ‘김밥만 말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많은 줄도 몰랐는데 교수님이 ‘우리 대기인이 100명이 넘는다’고 말씀하신 후에야 상황을 알게 되었다. 이때는 재료가 남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호: 멘붕이었다. 지방 축제라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오후 5시까지 한 번도 쉬지 못했다. 2일 차가 돼서야 각자 파트에 익숙해지며 조금 편해졌다.

 

석규: ‘오늘 이 모든 게 끝날 수는 있을까?’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제이: 김천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은 처음 봤다. 대기줄이 길어질수록 마음이 급해지고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걱정이 앞섰다.

 

영빈: 김밥을 다 팔지 못할까 봐 걱정했었는데, 인파를 보고 정말 당황했었다. 홍보가 잘된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다

진향: 젊은 학생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2주간 매일 집에서 김밥만 만들었다.(웃음)

 

진호: 오수통을 비우기 위해 이동 중 ‘김밥축제인데 김밥을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는 힘든 티를 내면 안 될 것 같아서 더 열심히 일했다.

 

석규: 뒷정리를 하고 있을 때 공원 쪽에서 가족들이 돗자리를 깔고 화기애애하게 김밥과 분식을 먹는 그 장면이 왠지 모르게 기억에 남는다.

 

제이: 첫날 8시 즈음에 밥솥에 전원을 올렸다. 이때 모든 부스에서 전기를 사용하다 보니 전기가 나가서 시간 안에 밥을 완성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대기가 길어졌고, 사람들의 표정이 좋지 않아 심적으로 힘들었다.

 

영빈: 축제가 끝나고 짐을 차에 싣고 출발하는데 미처 챙기지 못한 짐이 눈에 보였다. 결국… 두 번 움직였다.

 

광옥: 한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 부스에 학생 두 명만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고생한 학생들을 위해 직접 사실이 아니라고 댓글을 달았다.(웃음)

 

 

내년에 또 참석할 의향은?

진향: 지금은 무섭지만 교수님이 요청하고 이번 팀원들과 함께라면 의리로 참석할 것 같다. 사실 떡볶이를 더 하고 싶다.

 

제이: 매표나 부스 운영 등의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발전한다면 참석하고 싶다.

 

진호: 비슷하게 김밥축제가 피드백을 받아서 더 발전한다면 의향이 있지만 곧 졸업한다.

 

석규&영빈: 저희도 곧 졸업이라…

 

그래도 참석한다면 어떤 김밥을 만들어 보고 싶은지?

진호: ‘삼겹쌈장김밥’을 해보고 싶다. 고기에 쌈장 조합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제이: 당근 라페, 호두강정, 게살이 들어간 단짠 조합을 만들어 보고 싶다.

 

혹시.. 김밥이 싫어지지는 않았는지?

석규: 평소 비싸서 못 먹을 뿐이지 질리지는 않았다.

 

진호: 축제 준비할 때만 김밥을 먹고 정작 축제 때는 거의 먹지 못해서 싫어지지는 않았다.

 

진향: 우리 집은 당분간 김밥 절대 사절이다. 김밥 좋아하던 두 딸도 이제는 싫다고 한다.(웃음)

 

제이: 사흘 동안 김밥 근처도 안 갔다. 나흘째 김밥을 사 먹었는데 ‘이 재료를 더 넣으면 좋았을 텐데, 밥이 조금 많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 시작했다.

 

영빈: 김밥 단어만 봐도 소스라치게 놀란다. 원래 참치김밥을 좋아하는데 이제는 참치과 김밥 둘 다 싫어질 정도다. 내년쯤 가야 조금 괜찮아지지 않을까?

 

내년에 참여하게 될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진향: “팀워크, 인내, 의리, 양보! 수업 중 만드는 음식은 1인분, 세상에 나가면 100분을 만들어야 한단다.”

 

진호: “최대한 많은 사람이 필요해. 특히 김밥 재료 준비 파트는 더더욱!”

 

석규: “무조건 빠르게 만들렴. 속도가 느리면 온갖 시련이 계속 찾아올 거야.”

 

제이: “많이 자고, 먹으며 에너지를 비축해 둬. 힘든 시간도 있겠지만 성장할 기회는 확실해”

 

영빈: “축제 기간 김밥을 몇 개를 팔지 꼭 정하고 시작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진향: 축제를 경험하며 창업을 한다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갈지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었다. 어린 학생들과 함께 할 기회가 없어서 서먹했는데 좋은 기회가 되었다.

 

진호: 재료 손질부터 보관까지 실무에 필요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값진 경험이었다. 김밥축제가 계속 흥했으면 좋겠다.

 

제이: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정말 학우들과 교수님이 도와주셔서 많은 힘이 되었다. 사람들의 후기도 너무 고맙고 내년에는 모든 부분을 보완해서 다시 참여하고 싶다.

 

영빈: 힘든 와중에도 실력이 느는 게 신기했다. 이번의 고생이 추억으로 회자 될 것 같다. 내년에는 꼭 관광객으로 갈 것이다!

 

 

Designer 김지현


개강 맞이 Apple 제품 구입하려면

학생이라 가능한 교육 할인가와 혜택 놓치지 말자(~3/13)


현직 석사생이 들려주는 감동 실화 진짜 대학원 이야기

대학원생 뿌뿌 인터뷰

 

침대에서 안 일어나도 되는 겨울방학 운동법5

나태해진 정신과 육체를 바로잡는 필라테스

 

표지모델! 명지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24 이채연

2025년에는 ‘일 잘하는 선배’가 되는 게 목표예요.

 

스마트폰 어플 없이 무사히 여행하는 법

스마트폰에 매몰된 여행을 하고 싶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에 뭐 해? 안 보면 후회하는 무료 윈터 페스티벌

광화문 갈 계획 세우는 사람 주목!

 

요즘 다시 유행하는 ‘눈물 셀카’, 대체 왜?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흑역사(?)까지 반복하는 1020 세대의 심리는?

 

10시간 동안 김밥 만 썰 푼다

 

10시간 동안 김밥 만 썰 푼다

 

10시간 동안 김밥 만 썰 푼다

 

10시간 동안 김밥 만 썰 푼다

 
시리즈 로즈뷰티

어디서도 보지 못한 친절하고 정직한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