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솔로였던 친구가 혼자 여행을 가더니 썸남을 만들어 왔다. 주말엔 둘이 영화도 보기로 했다며 기뻐하는데, 괜히 내가 뿌듯했다. 오구 오구 내 새끼 드디어 연애를 하는구만. 일주일 뒤. 썸남은 어떻게 됐냐고 물으니 끝났다고 했다. 약속 장소엔 나가지도 않았다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여행지에서 만나 하루 만에 손잡고 썸으로 발전한 사람을 믿을 수가 없을 것 같단다. 다른 여자한테도 똑같이 그랬을지 어떻게 아냐며.

 

틀린 소린 아닌데 뭔가 좀 아쉬웠다. 그렇게 대화 잘 통하고 잘 맞는 사람 찾는 것도 쉬운 게 아닌데. 그 사람이 진짜 인연이었을지도 모르잖아.

 

없는 돌다리도 만들어서 두드리는 신중한 사람들에게는 연애를 시작하는 일이 남들보다 배로 어렵다. 주변엔 이성이라곤 개뿔 없고, 소개팅은 들어오지도 않는데, 처음 본 사람에게 여지를 주자니 불안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니까. 그런 님들의 인연 찾기에 용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 즉석 만남 성공 사례 몇 가지를 모아 봤다.

 

자, 여러분 이런 데서 만나 이렇게 연애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가볍게 시작했지만, 진득하고 예쁘게 발전했다고요. 그러니 님들도 어서 마음의 문을 열어 보아요!

 

소개팅 어플으로 만나서 8개월째 연애 중인,

A(23세, 여)

 

 

나는 지금 사귀는 남자 친구를 소개팅 어플로 만났어. 그때 한창 ‘하이데어’, ‘미팅포유’ 같은 소개팅 어플이 유행하고 있었거든. 마침 솔로인지도 오래됐고, 심심하기도 해서 친구들이랑 다같이 장난삼아 소개팅 어플을 깔아 봤어. 매일 16명의 이성을 소개받고 이상형 월드컵처럼 상대를 토너먼트 형식으로 고르는 방식인데, 거기에 외모가 정말 내 스타일인 남자가 있는 거야. 상대방도 내가 좋다고 선택해줘야 만남이 이뤄지는데 다행히 그쪽에서도 나를 좋게 봐서, 연락하기 시작했어.

 

그러다 그쪽에서 술이나 한잔 마시자고 제안하더라. 솔직히 사진만 보고 만난다는 게 좀 의심스럽긴 했어. 아무리 학교, 나이를 다 밝혔다고 해도 흉흉한 소문이 워낙 많으니까. 첫 만남에 술은 좀 그렇다고 돌려 거절하고, 대낮에 만나 점심을 먹기로 했어. 그래도 불안해서 친구 두 명에게 미행을 부탁했고. 실제로 만나 보니 의심한 게 무심하게 정말 멀쩡하고 좋은 애더라. 사진빨을 걱정했으나 실물도 사진과 똑같았어.

 

그 이후로도 쭉 연락하면서 썸을 탔는데, 얘가 바빠서 연락이 잘 안 되거나 나에게 소홀한 느낌을 받을 때마다 ‘나를 어플에서 만나서 가볍게 생각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거야. 어플로 여자를 만난 게 내가 처음인지도 의심스럽고. 이건 아닌 것 같아서 혼자 잠수를 타고 있었는데, 남자가 만나서 이야기하자더라. 자기가 여자 사람 친구랑 내 얘기를 했는데, ‘어플로 만난 사실 때문에 웬만큼 잘해주지 않으면 여자애가 계속 불안해 할거다’라는 식으로 조언을 해줬다는 거야. 그런데 자기는 나랑 정말 잘 해보고 싶으니까 그런 불안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가 불안해하던 부분을 콕 짚어서 먼저 진지하게 얘기해주니까 마음이 많이 편해졌고, 결국 사귀게 됐어.

 

일단 사귀고 나니까, 어플에서 만났다는 게 더는 큰 문제로 느껴지지 않아. 친구들이나 가족에게는 소개팅으로 만났다고 둘러대는 것이 함정이지만^^

 

 

유럽 여행에서 만나 6개월간 예쁜 사랑을 한,

B(22세, 여)

 

 

친구랑 둘이서 유럽 여행을 갔는데, 스페인에서 같은 게스트 하우스에 묵는 남자 2명과 동행을 하게 됐어. 같은 또래의 한국인이 반갑기도 했고, 말도 잘 통했거든. 원래는 스페인에서 2일만 같이 다니기로 했는데, 지들도 같이 여행하는 게 좋았는지 비행시간을 바꾸더라? 그래서 파리에서도 2일 함께 보냈어.

 

여행하면서 그중 한 명이랑 급격히 친해졌어. 바다에서 놀면서 스킨십도 약간 있었고. 근데 그게 연인 같은 스킨십이 아니라, 그냥 친한 친구 사이에도 할 수 있을 법한 담백한 터치여서 더 좋았어. 그렇게 여행하다가 헤어지려니까 좀 서운하더라고.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어.

 

한 달 뒤, 유럽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와서 진짜로 만났다? 근데 알고 보니까 걔네 집이랑 우리 집이랑 꽤 가깝더라고. 그래서 자주 만나서 2~3주 정도 데이트 하다가 사귀었어. 흔히들 ‘여행뽕’을 맞는다고 하잖아. 여행 가서 이성을 만나면 그 로맨틱함에 취해서 불타올랐다가, 막상 한국 돌아와서 보니 별로였다는 사례도 많고. 근데 우린 딱히 그렇진 않았어. 유럽에서 나흘 동안 함께하면서 얘랑은 서울에서 만나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들었거든. 애가 워낙 착해서 숨겨 둔 여자 친구가 있다거나, 나이를 속였다거나 하는 일반적인 의심은 하지도 않았어.

 

그렇게 6개월을 만나다가 헤어졌고, 후회하지 않아. 내가 언제 또 이렇게 만나서 사귀어 보겠어.

 

 

헌팅으로 만나 2년 동안 투닥투닥 연애한,

C(24세, 남)

 

 

남자들이 헌팅 하러 갈 때, 보통 하루 저녁 놀 사람을 찾는 건 사실이야. 다만 하루 저녁 놀아 봤는데 이 사람이 정말 마음에 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내 경험에 의하면 그래. 헌팅으로 만난 전 여친이랑 2년이나 만났거든.

 

친구들이랑 술집에 갔다가 괜찮은 애들이 있길래 헌팅을 했어. 놀다 보니까 재밌어서 3차까지 갔는데 그날따라 술을 많이 마신 거야. 그리고 일어나 보니 모텔이었음(ㅠㅠ). 아침에 해장국이나 먹고 헤어지려고 했는데, 애가 술 깨고 봐도 괜찮더라고. 말도 잘 통하고. 그래서 또 보자고 하고, 한 번 더 만나서 데이트했어. 그리고 그날 내가 고백해서 사귀게 됐지.

 

아무래도 내가 남자라서 그런가? 헌팅으로 만났다는 게 크게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어. 아! 사귀기 전에 다시는 헌팅 안 하겠다고 여친이랑 약속하긴 했었어. 사귀면서도 술 마시러 나가면 싫어하고. 그것 때문에 좀 싸우긴 했지. 근데 꼭 그것 때문에 헤어진 건 아니야. 서로 마음이 식어서 끝난 거지. 그리고 헌팅으로 만나지 않은 지금 여친이랑도 맨날 싸우는데 뭐.

 

 

헌팅 술집에서 만나 3년 동안 진하게 사랑한,

D(26세, 여)

 

헌팅으로 만나서 진지하게 사귀는 사람이 실제로 있냐고? 그게 나야. 헌팅 술집에서 만난 오빠랑 3년 연애하다 헤어졌는데, 지금도 종종 연락하고 예쁜 추억으로 남아 있거든.

 

요즘엔 ‘밤과 음악 사이’나 ‘다모토리’에 많이들 가지만, 몇 년 전에는 건대 ‘왕대박’이 대세였어. 나도 한 번 놀아 보려고 친구 3명이랑 갔는데, 전 남친도 친구 3명이랑 놀러 왔더라고. 세 명 다 외모도 훌륭했어. 나는 그중에서 ‘미국 유학생’이라는 남자랑 짝꿍이 됐는데, 개그 코드도 잘 맞고 엄청 마음에 들었어. 다음 날 연락도 내가 먼저 했다? 학교 구경 시켜 준다고, 놀러 오라고. 우리 학교 캠퍼스가 원래 좀 예쁘거든.

 

만나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평범하게 데이트했는데, 오빠가 갑자기 진지하게 고백할 게 있다고 하더라? 자기 한 달 뒤에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근데 난 별로 상관없었어. 워낙 외로웠고, 한 달이라도 옆에 있어 줄 사람이 필요했거든. 그래서 그냥 만났어. 사귀자는 말만 안 했지 스킨십 할 거 다 했고. 그러고서 한 달 뒤에 진짜 오빠가 돌아 갔는데, 생각보다 많이 허전한 거야. 그래서 이번엔 내가 미국으로 갔어. 가서, 관계 정리를 확실하게 했지. 사귀는 사이, 남친 여친 땅땅!

 

그 이후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3년 동안 잘 만나다가 헤어졌어. 부킹 술집에서 만났건, 해외 장거리였건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아. 좋아했으니까.
 
 

+보너스 ‘사귀기 전에 스킨십을 먼저 해버렸는데 괜찮을까?’ 고민하는 님들을 위한 “선 스킨십, 후 커플” 성공 사례. 기사를 쓰면서 알아보니 의외로 이렇게 시작한 커플이 많습디다!

 

과 선배와 뜻밖의 스킨십 후, 2년째 연애 중인,

E(24세, 여)

 

 

영상 작업 하던 과 선배를 돕다가 그 선배가 애인이 됐어. 그때가 방학이었고, 둘 다 밤낮이 바뀐 상태라서 항상 밤에 작업을 했거든? 과 선배니까 둘이 있어도 딱히 무섭거나 하진 않았어. 근데 그러다 일이 터졌지. 술도 안 마셨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모두의 예상대로 우린 잤어!

 

섹스한 이후에 좋은 사람을 잃은 것 같아서 후회가 됐어. 짜증도 좀 나고. ‘이 새끼가 결국 이러려고…’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 그래서 다시는 안 보려고 했는데, 이 사람이 워낙 좋은 사람이라서 포기하기 아까운 거야. 선배도 아쉬웠는지 우리 관계가 어색해지지 않게 꾸준히 연락해 줬고. 1~2주 정도 그렇게 만나다가 사귀게 됐어.

 

사귀고 나서도, 처음엔 솔직히 100% 그 사람을 믿지는 못했어. 근데 만나다 보니까 점점 더 좋아지더라.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우리는 섹스를 먼저 했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더 솔직할 수 있었어. 그때 사고(?)를 치고 사귀기 전까지 얘기를 진짜 많이 했거든. 지금도 싸우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그 때처럼 솔직하게 다 말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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