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것의 스피릿과 새 것의 디자인

디자인 브랜드 ‘오이뮤’ 신소현 아트 디렉터, 전민성 브랜드 디렉터

 

언제부턴가 성냥이 사라졌다. 최근에 성냥 본 적 있어요? 물었더니 다들 케이크만 떠올린다. 이러다 영영 사라지는 건 아닐까. 이런 불안이 내 안에 있었기 때문에, 오이뮤(OIMU)의 성냥이 그토록 반가웠던 것이리라. 단지 예쁘기만 한 성냥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만 남은 성냥 공장의 성냥을 두 손으로 일일이 담는 정성은, 과거를 지키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없인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이뮤 신소현 아트 디렉터(좌) , 전민성 브랜드 디렉터(우)

 

오이뮤(OhIMU)라는 이름이 독특해요. 뜻이 뭔가요?

소현 Oneday I Met You의 줄임말이에요. 사람이든 사건이든, 과거의 것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지었어요. 지금은 첫번째 프로젝트로 성냥을 만들고 있지만 결국 어떤 큰 의미 안에서 사라져가는 우리의 가치와 현재를 이어주는 작업을 하려고요.

 

오이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소현 2년 전쯤우리나라 마지막 성냥 공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누구나 성냥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데, 그렇게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아쉬웠어요. 디자이너로서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성냥 산업에 대해 자료조사를 했죠.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했고요.

 

제일 처음 했던 일이 궁금해요.

소현 일단 다큐멘터리에서 마지막이라고 했던 성광성냥 공장을 찾아갔는데, 이미 공장은 멈춰졌고 운영이 어려운 상태였어요. 제 기획을 말씀드렸더니 별로 신통치 않게 생각하시더라고요.(웃음) 저희가 약간 귀찮으셨는지, 여기 연락해봐라 하고 다른 곳을 알려주셨어요. 그곳이 지금같이 일을 하고 있는 유엔상사라는 회사예요. 예전에 팔각 성냥을 생산해서 굉장히 번영했었대요. 성광 성냥 공장이 마지막이 아니었던 거죠! 거기선 멈춰 있는 기계만 볼 수 있었는데 유엔상사 공장에 가니 진짜 성냥이 만들어지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저희가 적극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니까 사장님이 많이 협조해주세요.

 

국내 성냥 시장이 사라지지 않고 수명을 이어갈 수 있게 뭔가 해보자는 게 첫 목표였어요.

 

분홍색 뿐만 아니라 파란색 머리, 검은색 머리의 성냥들도 만드시죠? 신기하던데.

소현 예쁘죠. 사실 여러가지 색깔을 구현 할 수 있는데, 그런 시도를 할 이유가 없었던 거죠. 수요가 없었으니까요. 없어져 가는 시장 안에서 저희가 이런 활동을 하니까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요.

 

이제까지 탄탄대로였지만 힘든 것도 있었죠?

민성 제일 힘든 거 있어요! 피곤한 거.(웃음) 둘 다 7월까지 투잡을 해왔기 때문에 주간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 후 평균적으로 새벽 2~3시까지 오이뮤 일을 했어요.그리고 주말에 만나서 또 일을 해요(웃음). 미팅 다니고. 협력 업체 분들 전화드리고….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되지, 하는 생각도 들었겠어요.

소현 근데 그런 생각이 들 때쯤 신선한 일이 자꾸 생겨요. 몸은 힘들지만 그 이상의 기쁨을 가지면서 작업을 하고 있어서 괜찮은 것 같아요. 게다가 디자이너로서 그냥 예쁘고 아름다운 걸 만드는 게 전부가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것까지 접근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부모님이 걱정은 없으셨어요?

소현 사실 제가 이번달부터 회사를 그만둬요(웃음). 확고하게 얘기했고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다보니 설득할 필요까지는 없었어요. 물론 엄청 걱정하시지만, 어쩌겠어요. 이렇게 생겨 먹은걸.(웃음) 사실 대학생 때는 내가 뭘 해야되는지, 사회에 나가서 어떤 구성원이 되어야하는지, 그런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요. 회사에 가면 자아를 실현하
게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취업을 했는데 그게 아니였던 거예요. 자아를 찾는 건 가치있는 것을 찾아가는 길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죠

민성 저는 그냥 회사원이에요.(웃음) 금융회사를 다니고 있고요. 너무 평범하게 틀에 박혀서 살아와서, 뒤돌아보니 제가 별로 없더라고요. 공부해야 되니까 공부하고 취업해야 되니까 취업하고…. 이런 식으로 흘러왔어요. 그러다 어느 정도 성숙해지니까 자아에 대해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예전부터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한 가지 일을 하더라도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처음 목표를 돌아보면, 지금은 어디까지 온 것 같아요?

소현 국내 성냥 시장이 사라지지 않고 수명을 이어갈 수 있게 뭔가 해보자는 게 첫 목표였어요. 돌아보면 조금은 일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성냥만 다루는 브랜드를 지향하는건 아니지만, 일단 성냥으로 해볼 수 있는 많은 실험과 시도들을 일단 해보려고요. 옛날에는 한 집에 성냥갑이 한개씩은 있었다고 하잖아요? 다시 그럴 수 있게끔 계속 성냥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가질 예정이고요. 그게 어느정도 정리가 되면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야죠.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해지네요.

소현 선입견이 있잖아요. ‘옛날 것’이라고 하면, 누가 요즘에 그걸 써? 촌스러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요. 옛 것의 스피릿을 가지고 신선하게 디자인을 해서 이 세대에 맞는 새로운 사용성을 부여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이뮤성냥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싶고요. 세대를 잇는 일들을 확장시켜서 나중에는 우리 삶의 전반적인 물건들을 옛날 것과 함께 공존하게 만드는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Editor in chief 전아론 aron@univ.me

Photographer 배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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