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사진관은 대를 이어서 60년째 운영 중인 곳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취업 사진 잘 찍는 곳을 물어봤더니 가장 많이 거론된 곳. 오래되어서 익숙한 학교 앞 사진관의 느낌이었다.
호탕한 사장님의 안내에 따라 정장으로 갈아입고 카메라 앞에 앉았다. 어색한 표정이 풀리기 시작할 때쯤 5분도 안 돼서 촬영이 끝나 있었다! ‘벌써 끝났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나는 사진을 고르고 있었다. 좋은 점은 기계를 통해 직접 사진을 넘겨보며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있었다는 것. 나처럼 결정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곳이다.
예전에는 아나운서나 승무원들만 올림머리에 메이크업을 받고 취업 사진을 찍었는데, 요즘은 모두가 그렇게 사진을 찍는단다. 올림머리가 어울리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취업 컨설턴트나 취업 박람회에서 추천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올림머리를 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요즘 취업 사진의 트렌드는 ‘자연스러움’이다. 실제로 기업들 중에는 사진 보정을 금하는 곳도 있다고.
취업 사진을 찍을 때 가장 기대되는 순간, 바로 보정 순서. 사장님은 신의 속도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들기시며 얼굴을 ‘만드셨다’. 실제로 메이크업을 받는 것과 포토샵이 큰 차이가 없어서, 오히려 돈 주고 메이크업 받은 사람들이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평소 콤플렉스였던 짝눈을 대칭으로 만들고 남의 올림머리를 내 머리에 얹었다. 얼굴이 변하는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다가 완성본을 받아들었다. …사진 속 이 예쁜 언니는 누구지? 왠지 다른 사람같다?
한줄평 : 합리적인 가격. 내가 아닌 사람을 마주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자 단점.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메이크업 실장님이 상담 카드를 들고 다가오셨다. 어느 직군에 지원할 것인지, 어떤 인상을 원하는지, 머리는 풀었으면 하는지 세세한 것까지 상담했다. 오늘 취업 사진을 찍는 리포터는 아직 3학년이라 직군을 정하지 못한 상태. 여러 기업에 쓸 수 있는 사진을 원했고 또렷한 인상을 선택했다.
G스튜디오 메이크업의 핵심은 ‘나답게’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취업 사진 메이크업은 면접 메이크업과 다르게 눈썹 표현과 눈 화장에 포인트를 둔다. 직군에 따라 메이크업이 달라지는데, 서비스직은 여성스러운 이미지, 인문·상경은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표현한다.
자신감 있는 얼굴을 연출하려면 라인을 또렷하게 그린 후 섀도와 쉐딩으로 음영을 넣어준다. 이지적인 분위기가 난다고. 2013년부터 취업 사진과 메이크업을 한 번에 하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스케쥴이 바빠져 공채 시즌에는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한다.
올림머리 하는 중. 괴롭히는 거 아님.
촬영은 약 20컷 정도 진행했다. 중간에 사진사분께서 전신거울을 들고 와 웃는 표정을 함께 연습했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직접 사진을 고르고, 보정 과정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배경은 파란색과 브라운 톤 두가지로 준비되어 있어 직접 고를 수 있다. 깔끔해 보이는 파란색은 서비스업· 은행권에, 무난한 브라운톤은 직군과 상관없이 두루 어울린다고.
리포터는 이 곳을 가장 마음에 들어 했다. 정장을 고를 때부터 보정 작업까지 본인의 의견을 가장 많이 물어보고 반영하는 곳이었다고. 샵에 따로 갈 필요 없이 현장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꼽았다.
한줄평: ‘내 얼굴이긴 한데 좀 더 예쁜 얼굴’을 추구한다. 원판 불변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이니 드라마틱한 변화는 기대치 말자.
“민낯으로 오세요”
귀를 의심했다. 사진 찍는데 민낯으로 오라니, 국토대장정에 맨발로 오라는 꼴이다. 직접 방문하니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었다. PK스튜디오는 디지털 메이크업으로 유명한 곳이니까. 포토샵으로 화장과 헤어를 모두 창조하는 스튜디오다. 취업 사진은 목적이 분명한 만큼, 스튜디오 역시 이에 최적화된 작업 방식을 택한 것.
가격은 9만원부터 디지털 메이크업, 디지털 헤어를 추가할 때마다 3만원씩 더해진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상담부터 촬영, 보정까지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프로필 촬영 뺨치게 꼼꼼한 진행을 경험하고 나면 비싼 가격이 이해가 된다.
우선 내가 지원할 직군을 두고 이미지 상담을 한다. 독특한 점은 측면 촬영이 있다는 것. 마케팅 직군이나 외국계 회사의 경우 측면 사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리허설 촬영으로 정면, 측면 사진을 각각 찍어본 후 자신에게 어울리는 자세를 찾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미소가 나올 수 있게 코칭도 진행해준다.
실제로 리허설 촬영 이후에 리포터가 눈에 띄게 안정된 자세와 표정을 지어서 그 변화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촬영은 200-300컷 정도 진행됐다. 촬영 1시간째, 인생 사진이 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촬영이 끝나면 6종류의 헤어스타일 중에서 선택해 나에게 어울리는 머리를 찾는다. 포토샵 메이크업의 정도도 내가 조절할 수 있다. 일단 웹하드에서 1차 보정이 끝난 사진을 확인하고 코멘트를 단다. 이후 스튜디오에 재방문해 최종적으로 보정 수준을 조절해 사진을 찾아가는 시스템이다.
반나절을 통째로 비워야 하고 재방문이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 번에 공들여 촬영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 사진 여러 장보다 낫지 않을까. 블로그(클릭)에서 30% 할인 이벤트 중이니 확인하고 찾아가시길.
한줄평: 전문가 포스에 모든 것을 안심하고 맡기게 된다. 비싼 가격만큼 내 의견을 원하는대로 반영할 수 있다.
세 곳에서 찍은 취업 사진을 모아 봤다. 전부 ‘대기업 마케팅 신입 직군’을 겨냥하고 촬영한 결과물이다. 당신 눈에 마케팅의 여왕처럼 보이는 사진은 어느 쪽?
모델 : 윤소진 학생리포터
사진 : 오주석 학생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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