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카메라 있다, 사진 찍는 게 취미다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프로필 사진.
한번쯤 이런 프사 걸어본 적 있잖아요?
이거나 저거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맞는데, 누군가의 셀프 샷은 작품이 됐다. 1950년대의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 이야기다.
비비안 마이어는 최근에서야 재조명받는 작가다. 올해 초, 그녀의 수수께끼같은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개봉해 호평을 받았고 그 인기에 힘입어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살아생전 그녀는 사진으로 주목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역사가 존 말루프는 어느 날 자료 수집차 익명의 유품 박스를 샀고, 인화되지 않은 필름 약 15만 장을 발견했다. 사진이 범상치 않다고 느낀 그는 박스 주인을 추적했고, ‘비비안 마이어’라는 무명 작가의 이름이 세상에 드러났다.
비비안 마이어는 평생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었으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그녀의 주변인들은 그녀가 사진을 찍는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저 ‘키 큰 수집광’, ‘비밀스러운 유모’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가 찍은 1950년대 뉴욕과 시카고의 스냅 샷들은 그녀가 유모 일을 하며 틈틈이 찍은 작업물이다. 그래서인지 순수하게 그녀의 관심만이 닿아 있다. 주목 받는 것을 싫어한 그녀의 성격을 고려하면, 그녀의 셀프샷은 비비안 마이어가 자신을 드러낸 유일한 활동이자 기록이었을 거다.
그녀의 기발한 셀카들에서 발견한 몇 가지 법칙을 꼽아 봤다. 잘만 응용하면 우리도 이런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그녀는 롤라이 플렉스 카메라를 들고 자신을 비추는 모든 것을 찍었다. 물론 대부분이 거울이다. 평범하게 걸려 있든, 거리에 사람들이 들고 걸어가는 거울이든 상관없었다. 우리의 셀프 샷과 중요한 차이점은 거울 주변에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이다. 사진이 말이 걸어오듯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추천 장소 이삿짐 트럭 앞
거울을 두 개 이상 발견했다면 긴장하자. 이제까지 팔 들고 인도 시바신 놀이만 했다면 이를 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다. 비비안 마이어의 포즈와 시선을 참고하자.
추천 장소 엘리베이터, 미용실
거울이 없다면 만들어내면 된다! 가지고 있는 손거울을 꺼내 바닥에 놓자. 포인트는 내가 아니라 하늘이다. 하늘이 유난히 파란 날, 단풍이 예쁘게 든 나무 밑에 손거울을 놓아보자.
추천 장소 단풍나무 아래, 덕수궁
위 사진을 보면 대화하는 두 여인이 절묘하게 비비안 마이어의 코트 속에 갇혀 있다. 이렇게 쇼윈도는 내 사진과 유리 너머의 대상, 두 개의 이야기를 한번에 담을 수 있는 좋은 매체다.
추천 장소 디저트 가게 앞, 벗은 마네킹 앞
1950년대 롤라이 카메라와 오늘날 폰카의 공통점은? 정사각형 프레임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정사각형 구도는 안정적인 대신 답답하고 정적일 수 있다. 비비안 마이어는 이를 극복하려 원형, 사선 등의 구도를 활용해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
추천 장소 디스코 전등이 있는 술집
작품 사진을 만들어낼 기회가 곧 다가온다. 바로 추석맞이 성묘를 다녀올 때다. 만세 저리가라 할 귀여운 조카와 함께 사이드 미러 앞에서 사진을 찍어보자. 바퀴에 내 모습이 비친다면 이것 역시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추천 장소 거울이 깨끗하고 예쁜 친척 차
셀프샷도 티가 나지 않으면 우아해 보인다. 사진 속에 나를 숨겨놓자. 위 사진을 언뜻 보면 마이어가 담배 가게 바 자리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포인트는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추천 장소 인사동 골동품 거리
아름다운 풍경 앞이라고 무심코 카메라를 들지 말자. 해를 등지고 서서 길게 그림자를 만들고 풍경과 함께 담으면 멋진 셀프 샷이 된다. 다만 풍경과 그림자가 섞이지 않도록 할 것. 흔하디흔한 그림자 사진이지만 그녀의 그림자는 풍경과 동떨어져 있어서 외로운 느낌을 준다. 그녀의 사진이 단순한 셀카보다 신비롭게 느껴지는 이유다.
추천 장소 고층 빌딩, 억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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