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 정리를 하다가 고대 유물을 발견했다. 나의 학창시절을 함께했던 ‘모토로라 크레이져!!!’ 휴대폰을 이리저리 만지며 추억에 잠겼다. 폴더를 여닫을때의 딸깍거림과 올록볼록한 자판을 누르는 기분이 좋았다. 문득 피처폰 시절이 그리워졌다. 스마트폰을 쓴 지도 어언 10년이 다 돼가는데, 여전히 스마트폰보다 폴더폰이 예뻐 보이고, 터치보다는 자판이 좋다.
무엇보다 모바일 게임을 할 때면 피처폰이 그립다. 스마트폰을 쓰면서 화면도 커지고 즐기는 방법도 많아졌지만 예전만한 느낌은 아니다. 눈과 손의 감촉이 모두 즐거웠던 그때 그 게임들. 그립다, 그리워.
추억의 게임들이 전부 유물로만 남은 줄 알았지만, ‘for Kakao’ 딱지를 달거나 자체 리메이크되어 연명한 녀석들이 있다.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당시 ‘액션퍼즐패밀리’는 모바일 게임의 혁신이었다. 한 게임 안에서 여러 가지를 즐길 수 있다니! 게다가 자판 몇개만 숙지하고 있다면 눈보다 빠른 손으로 학교 내 최강자가 될 수 있었다. 아마 학교 대항전 같은 랭킹 이벤트도 있었던 것 같다.
스마트폰으로 갈아탄 뒤, ‘액션퍼즐패밀리’ 어플리케이션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이 나서 다운을 받았다. 헌데 옛 느낌이 나지 않는다. 자판에 익숙해져 있던 손은 광활한 액정 위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 체 탭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전 시리즈보다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건 장점.
‘한 번도 안 뒤집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뒤집어 본 사람은 없다.’ 학창시절, ‘붕어빵타이쿤’은 그야말로 대 열풍이었다. 애니팡, 프렌즈팝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 붕어빵 뒤집으랴, 펌프질 하랴, 주문 받으랴…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붕어빵타이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한줄기 빛이 있었으니, ‘액션퍼즐패밀리’ 속 게임으로 흡수된 것. 오랜만에 붕어빵을 뒤집고 있자니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나는 지금 추억을 굽고 있는 거야.
내 생애 최고의 타이쿤을 꼽으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짜요짜요’라고 외칠 수 있다. 유일하게 엔딩을 본 게임이니까. 하도 눌러대서 자판이 다 지워질 정도였다. 얼마 전, 스마트폰 버전으로 나온 ‘짜요목장이야기’를 다운받았다가 10분만에 꺼버렸다. 예전의 그 짜요짜요가 아니야!! 수업시간에 몰래 하는 맛이 없어져서 그런걸까?
‘버튼 하나로 즐긴다’는 콘셉트 덕에 2007년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우수상을 받은 그 게임. 덕분에 June/Nate/Ez-i 버튼이 남아나질 않았다. 단순한 그래픽이었지만 중독성이 굉장했다. 스마트폰 버전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픽도 비슷하고, 화면만 커진 느낌이다. 최근 스마트폰 러닝게임에 너무 익숙해진걸까. 그렇게 재밌던 게임이 조금은 심심하게 느껴졌다.
불이 타들어 내려오면서 느끼는 그 긴박함. 폭탄을 제거하지 않으면 점점 쌓여가는 압박감. 피처폰일때는 그 압박이 더 심했다. 자판으로 이동하며 폭탄 위치를 바꿔야 했으니까. 스마트폰은 터치로 원하는 폭탄을 한번에 움직일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긴장감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프로야구’ 시리즈의 변화는 모바일 게임 그래픽의 변천사를 말하고 있다. 무려 13년 전 게임빌에서 제작한 ‘프로야구 2002’를 보면, 초등학생 야구단이 몸집만한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헌데, 프로야구 2015 버전을 보라. 마치 야구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 허구연과 하일성의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저 디테일함이라니… ㅎㄷㄷ…
‘Push Push’를 기억하는가. 파란 공을 지정된 자리에 옮기는 게임 말이다. 머리를 쓰는 퍼즐 게임이라, 단순 반복 게임으로 엄지손가락이 지친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이후, 스마트폰에서 ‘Push Push’를 검색해 보니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이미지의 게임을 볼 수 있었다. 옛날 화면이 더 있어 보이는 건 왜때문일까.
휴대폰 배터리를 갉아먹어 충전기를 부르던 인기 게임들이다. 무조건 유료 다운로드만 지원하던 시절이었으니 당시 대표들이야 건물 몇 채는 올렸을 거다.(여전히 생과일 타이쿤은 유료 버전으로 즐길 수 있다.) 16화음으로 EZ2DJ를 표방하던 리듬스타의 영광은, 원음이 빵빵하게 나오는 ‘오투잼’이 가져갔다. ‘미니게임천국’ 같은 아기자기함은 없지만, 현재는 ‘모두의 게임’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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