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는 상상을 하며 돈을 맡길 때, 얼마 모으지도 못한 돈을 빼서 써야 할 때 우리는 그들을 만난다. 단정한 유니폼에 은은한 미소, 일사불란하게 도장을 찍고 서류에 형광펜을 칠해주는 손길. 완벽해 보이는 이 사람들은 창구 뒤에서 뭘 하고 있을까? 한상철 주임은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은행은 진짜 공부를 많이 해야 해요.”

 

 

많이 알아야 손님과 마찰 일으킬 일도 없고, 영업도 잘 할 수 있으니 은행은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는 곳이죠.

많이 알아야 손님과 마찰 일으킬 일도 없고, 영업도 잘 할 수 있으니 은행은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는 곳이죠.

 

 

언제부터 은행원이 되고 싶었나요?

군대에서 선임이 금융권 입사를 준비하는 걸 보고 관심을 갖게 됐어요. 금융권에도 증권사, 보험, 은행 등 다양한데, 제가 모험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은행이 잘 맞을 것 같더라고요.

 

준비는 어떻게 하셨어요?

이제 제도가 개편된다고 하지만, 원래 ‘금융 3종’ 자격증이 필수처럼 여겨졌잖아요. 저는 증권투자상담사 외엔 자격증이 없었어요. 학점 관리랑 인턴 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은행은 오히려 입사한 후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업무를 하려면 금융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은행 차원에서 시험도 보고 자격증 관리도 해요. 자기 계발이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고요. 많이 알아야 손님과 마찰 일으킬 일도 없고, 영업도 잘 할 수 있으니까요. 정부에서 계속 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관련법도 바뀌니까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는 곳이죠.

 

은행에선 굉장히 많은 일을 하잖아요. 여신, 수신, 외환…. 어떤 일인지 쉽게 설명 해주세요.

‘수신’은 통장을 만들거나 예·적금을 하는 일이예요. 보통 은행에서 가장 많이 하시는 거래죠. ‘여신’은 돈이 필요한 개인에게 대출해주고, 기업을 평가하고 자금을 융통해주는 거고요. ‘외환’은 환전이나 송금, 무역을 할 때 대금이 오고 가게 하는 거죠.

 

그 중에서 주임님이 맡고 계신 일은 뭔가요?

다른 은행은 업무가 나눠져 있다고 들었는데, 신한은행은 모토가 ‘고객 중심’이라서 한자리에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게 만들어놨어요. 일반 고객과 기업 창구만 나눠져 있고요. 한 창구에서 대출, 수신, 외환 업무를 다하는 거죠. 그러니까 공부를 많이 해야 해요.

 

창구에서 고객들을 만나다 보면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은행원도 감정 노동자예요. 마음에 안 들면 “대학 나왔냐?”고 하시는 분도 있고,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는 분들도 있어요. 그럼 난처해지니까 이유를 몰라도 그냥 죄송하다고 해야 해요. 늘 조심스럽죠. 눈치도 많이 보고.

 

 

조금 덜렁거려도 일을 하다 보면 나아져요. 윤리성이 중요하죠. 은행에 널린 게 돈인데 그게 갖고 싶으면 안 되잖아요.

조금 덜렁거려도 일을 하다 보면 나아져요. 윤리성이 중요하죠. 은행에 널린 게 돈인데 그게 갖고 싶으면 안되잖아요.

 

 

은행 업무는 문을 닫은 후부터 시작된다고 하던데, 그때는 무슨 일을 하시는 거예요?

그날 오고 간 돈과 전산상의 금액이 맞아야 은행의 하루가 끝나요. 정산을 하고 나면, 낮에 고객들이 상담했던 것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요. 쌓아놨던 서류도 검토하고요.

 

돈이 많이 오가다 보면 사람인지라 실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산할 때 액수가 안 맞았던 경험 있으세요?

명절 전후처럼 바쁠 때는 틀리기도 하죠. 그럼 어떻게든 찾아내야 돼요. 현금 세는 기계에 기록된 내역도 확인하고, CCTV도 돌려보고…. 한번은 100만원을 고객한테 더 준 거예요. 전화를 했는데 금요일이라 술을 마시고 계시더라고요. 다음날 전화 주겠다고 하셔서 일단 제 돈으로 100만원을 메우고 퇴근했어요. 집에 도착했는데 아저씨가 전화를 하셨어요. “자네, 내가 토요일에 찾아보고 연락 줄테니 발 뻗고 자라”고. 그리고 월요일에 직접 가져다 주셨어요. 사실 안 받았다고 하면 그만이잖아요. 전 그래서 나쁜 사람들도 많지만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뒤져도 출처가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본인 돈으로 채워 넣는 거죠. 그런데 돈이 모자라면 제 돈으로 메우면 되지만 남으면 안 돼요. 고객한테 덜 준 거니까요. 그래서 처음 입사했을 때 본인이 정 자신이 없으면 얼마를 주고받았는지 메모하기도 해요.

 

많은 친구들이 궁금해하는 문제인데요. 현재 무기계약직(올해부터 단계별로 정규직 전환)인 텔러와 정규직 은행원의 업무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투자 상품과 대출을 제외한 기본적인 수신 업무를 텔러 분들이 하고 계세요. 그런데 지점안에서는 다 같은 직원이에요. 물론 불만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늘 유동적이고 금리와 코스피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게 금융업의 특징이에요.

 

절대적인 ‘노하우’를 쌓기 어렵다는 불안감은 없으세요?

조금은 있죠. 그런데 공부도 해본 놈이 잘 한다고, 선배님들을 보면 어떤 제도에서 잘 해냈던 사람들은 변해도 금방 습득하더라고요. ‘학습 능력’을 계속 말하게 되는 게, 어려운 지식을 명확하게 전달해서 고객과 은행이 원하는 접점을 연결하는 게 은행원의 일이잖아요.

 

그럼 강조하시는 ‘학습 능력’ 외에 은행원은 어떤 덕목을 갖춰야 할까요? 꼼꼼함?

조금 덜렁거려도 일을 하다 보면 나아져요. 윤리성이 중요하죠. 은행에 널린 게 돈인데 그게 갖고 싶으면 안 되잖아요.

 

 

Editor 김슬 dew@univ.me
Photographer 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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