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게 지내던 작곡가 형이 어느 날 갑자기 ‘10 Minutes’으로 대박이 났다. 그 희열은 작업실을 기웃거리던 그에게 크게 다가왔고, 그게 시작이었다. 작곡가의 입장에서, 음반 기획사의 입장에서,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이것저것 하다보니 로엔의 A&R이 되었다. A&R(Artist & Repertoire)은 이것저것 다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도 잘.

 

 

프로듀서가 감독이라면 A&R은 코치예요.

프로듀서가 감독이라면 A&R은 코치예요.

 

 

최근에 박진영씨가 인터뷰에서 A&R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JYP의 모든 노래, 심지어 자기 노래 까지 발표 전에 A&R 팀의 심사를 받는다고요.

제작 환경이 좀 바뀌었죠. 예전에는 방송 스케줄을 관리하는 매니저 출신 제작자들이 음원까지 다 책임졌어요. 왜냐하면 그땐 아티스트를 알릴 수 있는 채널이 방송에 한정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채널이 워낙 많아져서, 음악 쪽에 특화된 조직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A&R이 더 부각되는 것 같아요.

 

보통 앨범을 총괄하는 건 프로듀서의 일이라고 여겨지는데, 차이가 있나요?

프로듀서가 감독이라면 A&R은 코치예요. 프로듀서는 장기적으로 이 아티스트가 어떤 길을 갈지 방향을 설정해요. A&R은 그 옆에 붙어서 프로듀서가 벌여놓은 일을 현실화·구체화하는 게 주 업무고요. 프로듀서 입장에서야 브루노 마스한테 곡 받아서 미셸 공드리한테 뮤직비디오 맡기고 라거펠트 옷 입히고 싶죠.(웃음) 근데 예산도 정해져 있고, 회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야 하니까 그런 부분을 A&R이 체크해요. 때에 따라 프로듀서를 겸하기도 하고요.

 

A&R이 하는 일을 검색해보면 ‘아티스트 발굴, 계약, 육성 및 그 아티스트에 맞는 곡 발굴, 계약, 제작’이라고 나와요. 만능이어야 하는 건가요….

일단 커뮤니케이터가 되어야 해요. 프로듀서가 콘셉트를 만들면, 그걸 가지고 A&R이 스태프를 구성해요. 작곡가부터 시작해 뮤직비디오 디렉터, 스타일리스트,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포토그래퍼, 앨범 재킷 디자이너까지 정말 많거든요. 무작정 가서 “저희 좋은 곡 주세요, 멋있게 찍어주세요.” 그럴 순 없잖아요.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려면 대화의 스킬이 중요해요. 작곡가들이 어떤 성향의 곡을 잘 쓰는지, 사진작가는 어떤 느낌을 잘 내는지 성향도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요.

 

 

중요한 건 음악에 대한 동경이에요.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동경 말고, 음악 자체에 대한 동경. A&R도 결과물의 퀄리티에 책임이 있어요.

중요한 건 음악에 대한 동경이에요.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동경 말고, 음악 자체에 대한 동경. A&R도 결과물의 퀄리티에 책임이 있어요.

 

 

커뮤니케이션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려면 마냥 사람 좋은 것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시나리오가 중요한 거예요. 레퍼런스도 다양하게 쌓아 두고, 이 콘셉트엔 이런 느낌이 좋겠다, 하는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을수록 좋아요. 근데 A&R이 앨범을 직접 만들 순 없으니까 크리에이터가 필요하고, 그들이 100%의 역량을 발휘하게 하려면 대화법이 중요하다는 거죠.

 

대부분 음악이 좋아서 A&R이 됐을 것 같은데, 말씀하신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실무를 하면서 새롭게 요구받는 능력이잖아요. 힘들지 않으셨어요?

같은 A&R이라도 성향이 다 달라요. 누구는 작곡 능력이 뛰어나고, 누구는 화성학을 전공해 모니터가 정확하고, 누구는 절대음감이고, 누구는 이 바닥에서 인맥이 어마어마하게 넓고…. 공통점은 오타쿠처럼 골방에서 음악만 듣는 시간이 많았다는 거예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음악 이야기를 하다보면, 웬만해서는 대화가 잘 풀리기 마련이에요. 사람을 새로 만나 어색하다가도, 우연히 좋아하는 노래가 겹치면 서로 호감이 생기잖아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건 언제였어요?

몇 년전에 잠시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나 좀 선수가 된 것 같아!’ 그즈음에 아이유 2집 <Last Fantasy>를 진행하게 됐는데, 정말 최고의 작가진들이 참여했잖아요. 대선배님들을 뵙고 곁에서 작업을 어시스트하니까 좀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근엔 아이유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진행했는데, ‘나의 옛날 이야기’ 편곡자가 당시 17살이었어요. 김제휘라고. 리메이크 앨범이 참 부담스러운데, 17살짜리가 제법 잘 해냈다고 생각해요. 그때 참 뿌듯했어요.

 

신인 작가들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유명작가들은 기본 퀄리티가 보장되지만, 같이 작업하기쉽지 않아요. 우리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제시하는 곳도 많고, 일정도 빠듯하니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재능 있는 신인들을 계속 만나고 발전시키는 것도 A&R이 할 수 있는 영역이지 않을까 싶어요.

 

만약에 후배를 가르쳐야 한다면, 어떤 후배가 들어오길 바라세요?

중요한 건 음악에 대한 동경이에요.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동경 말고, 음악 자체에 대한 동경. A&R도 결과물의 퀄리티에 책임이 있어요. 좋은 앨범을 만들었을 때, “아, 잘 만들었다”는 스스로의 만족이 에너지가 돼서 다음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아마 이런 상상을 할 거예요. A&R이 되면, 아이유가 힘들어할 때 옆에 가서 “지은아, 다음 앨범은 이 느낌 어때?” 묻고, 그럼 아이유는 눈이 동그래져서 “이거였어요~ 역시 A&R님 대박!”(웃음) 아쉽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예요.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Photographer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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