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파는 상인 – 작가 이슬아

이슬아 작가가 스스로 밝히는 본인의 20대 초반은 아래와 같다.

①뭔가를 쓰고 그린다.

②글방에서 욕을 먹는다.

③집에 가서 펑펑 운 후에 다시 쓰고 그린다.

이 과정을 무한반복하면서 한 가지를 알게 됐다. 모르는데 아는 척하고 쓰는 글은 티가 난다는 것.

이제 막 24살이 된 그녀는 앞으로도 위의 과정을 반복할 것이다. 그중 하나 좋은 게 나오길 기다리면서.

 

작가 이슬아

작가 이슬아

 

「한겨레21」 손바닥문학상도 받고, 팟캐스트 <라디오글방>도 만들고, 손으로 직접 그리는 만화 <숏컷>까지 많은 걸 하셨는데 요즘은 뭐하고 지내세요?

상 받기전까지는 생계를 위해 2년간 누드모델로 일했었는데 수상 경력이 생긴 뒤로 그만뒀어요. 지금은 일단 대학생이고, 글쓰기 교사로도 일하고 있어요. 글은 일주일에 한 번씩 글방에 나가서 쓰고요. 얼마 전부터는 낙서처럼 취미로 그렸던 만화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고요. 근데 일상은 비슷해요. 학교 다니고, 살림하고.

 

부럽게도 글 쓰는 일 외에 부업거리가 많으시네요?

카페 알바도 하고 여러 가지 해봤는데 돈과 시간 중에 하나는 포기해야 하더라고요. 누드모델도 그래서 한거예요. 시간 대비 고수익 알바니까. 근데 누드모델은 겨울에 옷 벗기가 너무 추워서….(웃음) 그래서 영등포,목동 일대에 글쓰기 교사 전단지를 돌렸어요. 대학 졸업도 안 했고 경력도 없으니 제가 찾아다녀야죠. “글쓰기 수업합니다. 아이가 글쓰기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쓰고 또 경력이랍시고 손바닥문학상 수상, 「씨네21」, 「페이퍼」에서 일했던 것까지 쭉 적었어요. 이런 식으로 광고해서 3명 정도가 모였는데 지금은 수강생이 늘어나서 총 40명 정도를 가르치고 있어요.

 

글쓰기를 배우는 건 주로 학생들인가요?

네, 연령별로 다양한데 초등학생들이랑 하는 수업이 특히 재미있어요. 정말 잘 쓰거든요.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완전히 진실만 써요. 제가 오히려 많이 배웠죠. “엄마가 미운 순간이 언제야?”라고 물으면 정말 적나라하게 써요.(웃음) 제 창작물로 먹고 사는 건 아직 먼 미래 얘기라, 그 전까지는 계속 글쓰기 교사 일을 병행할 것 같아요.

 

제일 처음에 썼던 글 기억나요?

6살 때 유치원에서 행성에 대해 배웠어요. 명왕성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에 대해 선생님이 얘기해주시는데, 그게 너무 슬프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명왕성에 대한 시를 썼어요. 대략 ‘명왕성은 멀리 있어서 외롭고 슬프겠다’는, 정말 실없는 내용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선생님이 칭찬해주셨어요. “너는 참 글을 잘 쓰는구나.” 그게 최초의 글쓰기이자 최초의 칭찬이에요. 그때부터 또래보다 동화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지금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설가가 되는 거예요.

지금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설가가 되는 거예요.

 

지금 쓰고 싶은 건 어떤 글이에요?

전 잡지 기자가 되고 싶어서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어요. 그래서 20대 초반부터 잡지사에서 많이 일했고요. 근데 일하다 보니 저 같은 사람은 절대 기자를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면 전 뻥치는 걸 좋아하거든요. 팩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성향이 아니더라고요. ‘여기서 딴 얘기를 하면 더 재밌을 것 같은데’, ‘이렇게 해야 이야기가 완성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죠. 그래서 지금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설가가 되는 거예요. 근데 그러려면 책도 많이 읽고, 많이 듣고,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살아봐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그저 제가 겪은 일들을 글로 옮기고, 다른 일도 하면서 소설 쓰기를 준비하고 있어요.

 

페이스북에 올리는 만화는 본인 얘기예요?

반반 정도? 만화를 통해 없었던 일도 있었던 일처럼 꾸미는 훈련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근데 만화 속 여자애가 저랑 너무 닮았잖아요. 그래서 예를 들어 치약 훔친 내용을 그리면 다음 날 친구들이 “야, 이 도둑년아” 그래요.(웃음) 근데 제 얘기를 제가 그려도 그게 100% 진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저라고 착각한 제 얘기지. 그런 의미에서는 지금 제 창작물도 다 픽션이네요.

 

어떤 작가를 좋아하세요?

가장 존경하는 소설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이에요. 중학교 땐 ‘와, 징하게 재미없다’ 그랬었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읽었는데 너무 위대하게 느껴져서 박수를 짝짝짝 치면서 봤어요. 미국의 토니 모리슨, 인도의 아룬 다티 로이도 좋아해요. 이 사람들이 쓴 글은 영화화, 드라마화해도 절대 그 느낌을 재현할 수 없을걸요? 인정옥, 노희경, 정성주 등 드라마 쓰시는 분들도 좋아해요. 나중에 저도 해보고 싶어요. 구체적으로는 시트콤! 시트콤 크루를 만들려고 벌써부터 영상 맡을 애, 연출할 애, 배우할 애까지 물색을 하고 있어요.

 

훗날 소설가가 됐을 때 꼭 써보고 싶은 주제가 있어요?

하나는 아빠의 역사에 관한 얘기, 또 하나는 엄마의 역사에 관한 얘기예요. 부모님은 직업을 많이 바꾸셨는데, 그에 따라 제 삶도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분들을 보면서 평생직장이 없다는 걸 알았어요. 한때 아빠가 물속에 들어가서 용접하고 이것저것 설치하는 잠수부 일을 했었어요. 그 얘기를 듣고 꼭 소설로 써야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엄마가 운영하는 구제 옷가게 얘기도 쓰고 싶어요. 아직 깜냥이 안 되니까 묵혀두는 거죠. 아, 저도 돈벌이라면 꽤 여러 가지 했으니 우리 가족의 돈벌이 변천사를 쓸 수 있지 않을까요?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Photographer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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