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에서 스물로. 앞자리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었을 뿐인데 친구와의 온도는 영하로 내려갔다. 새내기 시절 몰려 다니던 친구들과도 학년을 거듭할수록 데면데면, 서먹해지기만 한다. 고딩친구와 대학친구는 정말 뿌리부터 다른 존재인 걸까? 대학에서 만난 우리, ‘친구’라는 단어가 사뭇 무색해지는 순간이 있다.

 

 

1. “연락할게^^”는 무슨…

 

1학기 마지막 시험이 끝났다. 시험지를 제출하고 서둘러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집에 가려던 찰나 건물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동기들. 얼굴엔 ‘너와 헤어져서 느무느무 아쉬워, 그리울꼬야!’란 표정을 장착하고 훈훈한 대화가 오갔다. “연락할게^^”란 눈웃음으로 우린 헤어졌고 방학은 시작됐다. 그리고 개강 전까지 단 한 번도 휴대폰엔 동기들의 이름이 뜨지 않았다. 수강 신청, 시험 자료 이외에 사적으로 연락할 이유는 없는 거니 우리…!

 

이러고 수강신청 기간에 꼭 연락 온다

 

 

2. 중·고딩 동창만 친구야?

 

동기 중에 항상 ‘고딩 친구’를 입에 달고 다니며, 괜히 듣는 ‘대학친구’ 기 빠지게 하던 녀석이 있었다. 술자리며 엠티며 우리끼리 찍은 숱한 사진은 SNS에도 안 올리더니만, 중·고딩 친구들과 함께 환하게 웃는 사진은 늘 ‘프사’로 지정해놓는다. 깨알 같은 상태메시지도 잊지 않고. ‘내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너희가 너무 그리워…!’. 매일 밥 먹고 수업 듣고 얼굴 보는 나의 존재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거 완전 섭섭함

 

 

3. 동기사랑 나라사랑은 옛 말

 

복학 전엔 친했었다. 정말 친하다고 생각했다. 휴학할 때도 누구보다 많이 아쉬워해 준 소중한 동기였다. 2년이 지나고 학교에 돌아오니 그새 다른 친구를 사귀었나보다. 오랜만에 본 거라 웃으며 반갑게 “잘 지냈어?”라고 묻긴 하는데…, 그 뒤로 알 수 없는 어색함이 이어진다. 급기야 다른 친구와 밥 약속이 있다며 서둘러 대화를 끝낸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 사이도 끝난 거니?

 

종잇장 같던 새내기 우정

 

 

4. 너넨 액기스, 나는 겉절이

 

점심에 모여 밥을 먹고 있는데, 친구들이 나만 모르는 이야기를 하며 웃고 있다. “아 어제 진짜 웃겼는데 ㅋㅋㅋ 대박” 이라고 하며 포복절도하는 친구에게, 도저히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 안가 “무슨 얘기 하는거야?” 라고 물었다. 돌아오는 답은 “아 얘가 어젯 액기스방에서 말실수 했거든 ㅋㅋㅋ”. “아 그랬어?”라며 겉으로는 같이 웃었지만,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온다. 액기스방? 너희들 나 모르게 어디서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거니. 나는 그냥 겉절이인 거임?

 

너네끼리 방 파지마

 

 

5. 친구가 아니라 단호박인 줄

 

시험이 다가온다. 발등에 불은 떨어지고 맘은 초초해진다. 평소 친하다고 생각한 같은 수업을 듣는 동기에게 조심스레 필기를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돌아온 대답은 “아 싫어, 내가 왜?”. 아니, 아무한테나 부탁한 것도 아니고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에게 부탁했는데 왜 이렇게 단호한 거지? 사회에서 만난 사람과 진정한 우정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이래놓고 시험 끝나면 아무렇지 않게 “잘 봤어? 나는 망한 것 같아 유유”라고 할 거면서…

 

삼시 세끼 단호박 드신 줄

 

 

6. 강의실에서 눈치게임!?

 

5인 1조로 자유롭게 조를 구성하라는 교수님. 기말고사는 조별 과제 발표이기에 구성원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수업에는 친한 동기들이 있어서 혼자 남겨질 일은 없겠다고 안심하며 친구들을 쳐다봤다.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 쪽으로 가려는 순간, 마치 한참 전에 정했다는 듯이 친구들이 모르는 얼굴의 몇몇 사람과 교수님께 찾아가 우리가 한 조라고 말하고 있다. 아니 얘들아 나는? 분명히 같은 수업이란 걸 알고 있었을 텐데…. 에이씨, 그동안 나 혼자만 너네랑 친했나봐.

 

진짜 너무해. ㅇㄱㄹㅇ

 

 

7. 디스 이즈 컴퍼티션!

 

모처럼 여자친구와 폭풍 데이트를 즐긴 주말, 대학 동기들 단톡방에 먹방 사진을 올리며 폭풍 수다를 늘어놓았다. 다음날 평소처럼 가벼운 맘으로 수업에 들어와 앉을 자리를 찾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들어오신다. “자, 다들 책 집어놓고!”라고 하시더니 뜬금없이 쪽지 시험지를 돌리신다. 나, 나니…? 다급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니 나 빼고 다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뭐야, 채라야 오늘 원래 퀴즈 있었어?” “응, 몰랐어?^^” 아니 그럼 주말에 말이라도 좀 해주지 그랬니…. 얄밉고 서운하다 정말.

 

위 알 낫 어 팀

 

 

8. 나한테 전공책 맡겨놨어?

 

휴대폰에 뜨는 생소한 이름. 효정이? 갑자기 무슨 일이지. 갸우뚱하며 전화를 받으니 저번 학기 수강 과목 기출문제를 달란다. 같이 밥 한 끼 먹은 적 없지만 학기마다 꼬박꼬박 전화를 걸어주는 효정이. 이번 학기만 세 통째다. “민지야~, 혹시 전공책 안 쓰는 거 있니?” “민지야~ 나 저번시간에 아파서 수업을 못 갔는데 필기 좀 보내줄 수 있어?”. 평소에는 아는 척도 안하더니 자기가 필요할 때만 연락해 도와달라는 친구. 얄미워도 너~무 얄밉다!

 

진짜 솔직히 커피라도 사자

 

 

9.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다음 수업 프린트를 해야 하는데 연강이라 미처 프린트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 소중한 동기들이 뽑아주겠지? “내가 과제 프린트를 못 해서 그러는데, 학교 올 때 프린트 좀 해줄 수 있는 사람!?” 동기 카톡방에 메시지를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1이 다 없어졌다. 근데 답장은 없네. “프린트 해줄 수 있는 사람 진심 아무도 없음?” 방금까지만 해도 시끌벅적했던 카톡방이 왜 내 부탁 한 마디에 조용해 진거니. 카톡하는 사람 다 어디 갔지? 누가 대답 좀 해보라고!

 

숫자만 빠르게 줄어들 뿐…

 

 

Reporter 신채라 곽민지 ginnykwa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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