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술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술 먹기 전에 홍상수의 영화를 보는 것이다. (아니면 영화를 보면서 술을 마시든가)

 

그의 영화는 술을 부른다. 1차원적으로 생각하면, 워낙 술을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예를 들어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는 술자리 장면이 9번이나 들어 있다. 그리고 극 중 남녀들은 보는 사람이 민망해질 만큼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술에 취해 모든 걸 놔 버리고 싶어진다.

 

술 마시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오늘도 술 마실 핑계를 찾는 당신에게, 좋은 안주가 되어 줄 홍상수 영화 4편을 선물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출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中

 

경남(김태우)은 우연히 갖게 된 술자리에서 너무 많이 취한다. 함께 마신 사람 또한 마찬가지로 너무 취했다. 그들은 굳이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행동과 대화를 나눈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랑 술을 마시다 보면 꼭 그렇다. 흑역사는 바로 이런 날 생긴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친구의 친구와 합석하게 됐을 때. 어색한 나머지 술을 많이 마시게 되고, 그러다 보니 가슴에도 없는 말과 행동을 하게 되는 거지.

 

출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中

 

“그렇게 살지 마요. 나중에 외로워요.”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그래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딱 아는 만큼만, 안다고 해요.”

 

경남은 자신을 잘 알지도 못하는 존재에게 “감독님이 어떤 사람인지 영화 보면 다 안다”고 규정당해 억울해하지만, 반대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는 말을 쉽게 한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고순(고현정)이 한 대사처럼 “아는 만큼만 안다고”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영화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우리는 그러질 못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민망하고 찝찝한 기억들을 추억하기에 좋은 영화다. 흑역사를 생성한 후, ‘아! 이제 정말 술 끊어야지’ 생각하다가도, 극 중 인물들의 흑역사를 보고 있자면 ‘취하면 다 똑같구나’ 싶어진달까. 홍상수의 영화는 술에 취해 실수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 묘한 위로와 용기를 준다.

 

함께하면 좋을 술: 소맥
덮어놓고 마시다 보면, ‘나는 누구, 여긴 어디’하는 술.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출처: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中

 

술에 취했을 땐 세상에 다시 없을 운명적인 사랑이었다가, 술에서 깨면 현실로 돌아가 남이 되는 휘발성 짙은 관계들이 있다. 홍상수 감독의 최근작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속 남과 여, 춘수(정재영)와 희정(김민희)도 그렇다. 서울에서 온 춘수와 수원에 사는 희정은 화성행궁에서 우연히 만나 친해진다. 저녁에 술을 많이 마신 춘수는 희정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이 둘은 수원에서의 일정이 끝나면 다시는 보지 못할 관계다. 그렇지만 술에 취한 그 순간엔, 사랑한다 고백하며 펑펑 울 만큼 벅찬 감정을 나눈 사이기도 하다.

 

출처: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中

 

춘수는 희정과 헤어지며 “이런 느낌 갖게 해 주셔서 제가 고마워요, 평생 잘 간직할게요”라고 말한다. 아마도 둘은 다시 만나지 않을 테지만, 우리 인생에 소리 내어 울 만큼 가슴 벅찬 감정을 느낄 일이 많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지 않았나 싶다.

 

짧지만 강렬한 감정을 나눈 상대가 문득 생각날 때.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그럴 때 보면 좋을 영화다.

 

함께하면 좋을 술: 청하
향긋하고 독하지 않아 술술 마시다 보면 필름 끊기기 딱 좋다. 내일은 없는 것처럼 사랑하고 내일 잊기 좋은 술!

 

 

<북촌방향>

 

출처: 영화 <북촌방향> 中

 

성준(유준상)에게는 미련이 남은 옛 연인 경진(김보경)이 있다. 성준은 술에 취했을 때만 가끔 경진을 찾고,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우리를 위해, 다시는 연락하지 말자”고 말하며 도망친다. 경진과 닮은 술집 여주인 예전(김보경, 1인 2역)을 만나 술김에 사랑은 나눈 후에도, “우린 정말 이렇게 헤어지는 게 좋다”며 전화번호도 알려 주지 않는다.

 

상대는 바뀌었는데 성준의 태도는 반복됐다. 상대를 위하는 척했지만, 사실 자신을 던져 사랑할 용기가 없던 거다.

 

출처: 영화 <북촌방향> 中

 

우리는 애인과 같은 문제로 반복해서 싸우곤 한다. 후회하고 사과하고 다짐해도 또 그 문제로 싸우게 된다. 웃긴 건 다음 애인과도 비슷한 문제로 싸우게 된다는 거다. 시간이 흘렀고 함께 하는 사람도 바뀌었는데,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인정하긴 싫지만 그건 ‘나’ 때문인 것이 확실하다.

 

<북촌방향>은 같은 문제가 반복되어 머릿속이 복잡할 때, 혼자 맥주 마시며 보기 좋은 영화다.

 

함께하면 좋을 술: 맥주
오늘은 맥주만 마셨는데 왜 이렇게 취하지? 배도 안 부르고.

 

 

<하하하>

 

출처: 영화 <하하하> 中

 

<하하하>는 문경(김상경)과 중식(유준상)이 만나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둘은 최근 우연히 같은 곳(통영)으로 여행을 갔다 왔다는 사실을 알고, 여행 이야기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신다. 이때 문경은 다짐한다. 오늘은 “좋고 즐거운 이야기만 하기로 했다.”고. 둘은 정말로 여행지에서 있었던 일 중 ‘좋고 즐거운 일’만을 이야기하고, ‘하하하’ 웃으며 술자리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사실, 문경은 문경대로, 중식은 중식대로 곤란한 일들이 있었다. 마주 보고 웃으며 술을 마시고 있었지만 아마 각자 속으로는 복잡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씁쓸해했을 것이다.

 

출처: 영화 <하하하> 中

 

“뭘 보면서 살아요? 자기는. 살면서.”
“저는 좋은 것만 봅니다. 사람들한테서도 좋은 점만 보려고 합니다”

 

그런 술자리가 있는가 하면, 마음속에 꽁꽁 숨겨 놓았던 진지한 이야기들을 불쑥 꺼내게 되는 자리도 있다. 극 중에서 성옥(문소리)은 문경에게 “뭘 보면서 사냐”고 묻는다. “왜 사냐”, “무엇을 위해서 사냐” 같은 이야기들은 일상에서 술 없이 묻기엔 너무 진지해서 민망하고 뜬금없지만, 사실 진짜 중요하고 궁금한 것들이다.

 

<하하하>는 술 마시기 전에, 오늘 술자리에서 꺼낼 이야기를 고르기에 좋은 영화다.

 

함께하면 좋을 술: 막걸리

적당히 마시면 좋고 즐거운 이야기만 할 수 있고, 과하게 마시면 엉뚱한 이야기까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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