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르바이트 중인 친구가 말했다. “킨더조인지 뭔지 때문에 미치겠다.”고. 다 큰 어른들이 편의점에 서서 아직 계산도 하지 않은 초콜릿을 주물럭거리는데, 그걸 말리기도 민망하고 그냥 둘 수도 없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미안해 친구야. 그 다 큰 어른이 바로 나야;;’
킨더조이는 여러 종의 장난감이 무작위로 들어 있는 초콜릿이다. 남아용과 여아용으로 나뉘어 있고, 장난감 자동차부터 귀여운 인형까지 다양한 장난감이 들어 있다. 그 중 인기 있는 것은 아래 사진 속 인형들이다.
문제는 이 귀요미들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것. 이 때문에 장난감 커뮤니티에서는 각종 뽑기 팁(?)이 공유되기도 했다. ‘남아용보다는 여아용에서 많이 나온다, 흔들었을 때 사락사락(인형의 섬유가 포장지에 스쳐 나는 소리) 소리가 나면 인형이다, 꾹꾹 눌렀을 때 단단한 것이 인형이다’ 등등. 그래서 다 큰 어른들이 창피를 무릅쓰고 편의점에서 계산도 안 한 초콜릿을 주물럭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킨더조이 인형 뽑기가 얼마나 어렵길래 다들 그 난리인 거야? 그래서 직접 뽑아 보기로 했다. 무려 집 근처 편의점 8곳을 돌았다. 그리고 실감했다. 킨더조이 대란을!
일단 킨더조이가 남아 있는 곳이 거의 없다. 8곳 중 킨더조이가 남이 있던 곳은 단 2곳. 그나마도 남아용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여아용에서 인형이 잘 나온다는 팁은 모두가 알고 있는 듯!) 그나마 한 두 개 남아 있던 남아용 킨더조이는 이미 사람들의 검증을 거친 듯 포장이 구깃구깃했다.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남아용 7개를 구입했다.
결과는…!!
괜찮아 우리에겐 6번의 기회가 남았다. 다시 한 번 도전 했더니…
그렇게 7번 모두 망하고, 나에게는 7개의 플라스틱 조각과 7개의 불량 식품 초콜릿이 남았다.
9800원을 낭비하면서 깨달은 것은 킨더조이 보이에서는 인형이 나올 확률이 거의 없으며, 누군가 주물럭거린 자국이 있는 것은 인형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인형이었으면 안 사고 갔겠어?)그리고 더 놀라웠던 건, 끝없는 쓰레기 생성과 돈 낭비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은 오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포켓몬 빵에서 스티커 나오던 시절에도 그랬다. 리자몽 스티커 하나 뽑으려고, 받은 용돈 다 쏟아 부어서 맛 없는 포켓몬빵 10개나 샀던 경험. 다들 있지 않나?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절대 합리적인 소비가 아닌데, 우리는 왜 랜덤으로 나오는 상품에 열광하는 걸까?
이는 어떤 장난감이 나올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을 즐기는 우리의 심리와 관련이 있다. 우리는 불확실한 상황을 즐기지만, 그 사실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한다. 즉, 킨더조이를 사서 그 안에 인형이 들어 있을까, 쓸데없는 장난감이 들어 있을까, 기대하며 뜯어 보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는 것이다.
킨더조이를 찾아 여러 편의점을 전전하고, 킨더조이를 이리저리 주물럭거리고 흔들어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다. 만약에 킨더조이 안에 들어있는 인형만 따로 팔았다면, 이렇게까지 가지고 싶지는 않았겠지. 이를 심리학 용어로는 ‘불확실성에 대한 즐거움’이라고 한다. ‘포켓몬빵’이나 ‘소니엔젤’, ‘럭키박스’ 같은 것도 다 이런 심리를 겨냥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킨더조이 대란이 잠잠해지고 제2의 킨더조이가 나온다면, 우리는 또 그것에 끌릴 것이다. 그런 쓸데없는 데 돈 낭비 한다고 누군가 잔소리를 한다면 당당하게 답하자. “나는 불확실성에 대한 즐거움을 누리는 중이다”라고.
P.S. 그런 의미에서 킨더조이 여아용 파는 곳 아시는 분, 제보 좀… 딱 5개만 더 뽑아 보고 싶어요.
자문: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최진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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