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안 된다. 돈 없어서 연애도 힘들다. 결혼은 꿈도 못 꾼다. 지금의 20대는 주위를 둘러보면 화날 만한 것들 투성이다. 내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무력감과 여기서 비롯된 분노가 켜켜이 쌓이고 감정이 극대화 되어간다. 그사이 극단적 표현을 위해 못된 어휘들은 힘을 얻었다.

심지어 지금 이 시간에도, 기상천외한 극단적인 신조어들은 계속 생겨나고 있다.

 

못된 어휘 대백과 사전

얘도 쓰고 쟤도 써서 나도 덩달아 쓰지만, 그라믄 안 된다.

 

남녀 갈등 유발 어휘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어휘는 주로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발생했다. 대부분의 단어가 여성, 남성을 벌레에 비유하고, 다른 대상과 비교해 낮춰 부르는 방식이며 소수의 사례를 일반화하고 있다.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로 서로를 헐뜯는 지금의 상황은,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미 없는 에너지 낭비이자 치킨게임일 뿐이다.

 

부정적 뉘앙스 어휘

 

 

부정적 뉘앙스를 가진 접사는 활용이 무궁무진하다는 특징이 있다. 응용이 어렵지 않은 만큼 쉽게 전염된다. 그렇기 때문에 단어가 가진 원래의 뜻에 무감각해지고 유행처럼 따르게 된다.

‘망했다’는 단어 대신 ‘자살각’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극단적인 사고를 갖게 된다. 싫은 게 ‘극혐’이 되고 답답한 게 ‘핵발암’이 되며 노력하는 자기 자신을 ‘노력충’이라고 칭하는 세상. 생각 없이 만들어내는 못된 어휘들이 우리의 사고를 갉아먹는다.

 

자조적 웃음을 자아내는 어휘

 

 

이 어휘들은 모두 사회에 대한 불만에서 나왔다. 취업하기 어려운 인문사회계열 출신의 학생들은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이런 상황에서도 집안의 부와 빽으로 손쉽게 살아가는 부유층을 보며 흙수저라는 표현이 생겨났다.

이런 표현들은 끊임없이 개인과 사회의 자존감을 바닥으로 내려앉게 만든다. 최근 5년간 한국의 자살 인구수가 같은 기간 전 세계 주요 전쟁 사망자보다 많다고 한다. 낮아진 자존감은 삶의 원동력을 앗아갈 수 있으며 가슴 아픈 기록을 계속 이어가게 만들 수 있다.

 

※참고자료: 나무위키, 비표준국어대사전

Reporter 곽민지 남세현 namsh1990@gmail.com

 

못된 어휘 세끼

매일 같이 기막히고 어이없는 일들에 분노를 느끼지만 이를 발산할 곳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속 분노와 부정적인 감정을 듬뿍 담아 아침, 점심, 저녁 가리지 않고 ‘못된 어휘’를 쏟아낸다. 20대는 지금 분노 과식 상태다. 우리의 언어, 이대로 괜찮은 걸까?

 

똥 싸듯이 쏟아낸 못된 어휘들이 세상을 리얼 똥으로 보게 만든다.

 

가는 말이 고와야 내 생각도 곱다

 

“이번 과제는 영어 리포트 20장입니다.” 교수님이 과제를 선포하는 순간, 단톡방이 시끄러워진다. ‘헐 이번 학기 자살각’, ‘과제 핵발암이다’. 우리는 과제 하나로 자살 충동이 들었고 암에 걸릴 지경에 이르렀다.

20대는 언제부턴가 ‘누가누가 더 많이 화났나’ 시합이라도 하듯 거친 어휘를 사용한다. 이런 ‘못된 어휘’들이 처음 등장했을 땐 꽤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유행처럼 쓰이고 그보다 더 센 어휘들이 나오면서 사람들은 단어가 가진 충격에 점점 무뎌지게 됐다. 하지만 무뎌졌다고 해서 단어가 가진 영향력까지 사라지진 않는다.

 

언어는 생각의 도구이다. 언어인류학자 벤저민 리 워프는 “인간의 습관적 언어 또는 문법은 화자가 세상을 보는 방법이나 행위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똥 싸듯이 쏟아낸 못된 어휘들이 세상을 리얼 똥으로 보게 만든다는 의미.

여기저기에 붙여서 쓰는 ‘-충’만 해도 그렇다. 어떤 논리가 없어도 ‘-충’ 하나면 누군가를 손쉽게 비난할 수 있다. 이때 ‘-충’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특정 대상을 생각하는 도구가 된다. ‘진지충’이라는 단어가 생긴 후, 진지한 얘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 ‘진지충’이란 말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 역시 같은 경우다.

 

특정 어휘가 개념화되는 것은 아주 무서운 일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촉매제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다.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내는 상상 속의 동물, ‘김치녀’, ‘스시녀’, ‘한남충’, ‘씹치남’ 등이 바로 그들이다. 우리네 전통음식 이름으로 불릴 만큼 많은 것 같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사실 어느 곳을 가나 개념 없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만 유독 개념 없는 여성 혹은 남성이 많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소수의 사람들이 하나의 단어로 정의, 아니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몰상식한 이유는 개인의 인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지 한국 여자 혹은 남자이기 때문이 아니다. 하지만 김치녀 혹은 한남충이라는 단어 프레임에서 몰상식함의 원인은 ‘한국 여자는 김치녀니까’ 또는 ‘한국 남자는 벌레라서’로 쉽게 일반화된다. 개인이 저지르는 모든 악행의 원인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SNS에는 이런 어휘를 중심으로 MSG가 한 사발 첨가된 ‘썰’이 오르내린다. 인터넷에서 이를 자주 접한 사람들은 사회가 가진 문제를 실제보다 심각하거나 일반화된 얘기로 받아들인다. 거짓말 2퍼센트 보태서, ‘뭐야, 쟤 방금 아 몰라~ 라고 한 거야? 혹시 김치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특정 어휘가 개념화되는 것은 아주 무서운 일이다. 어휘는 우리에게 일종의 색안경이 되고 그것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일반화와 편견 투성이일 수밖에 없다.

 

Reporter 신채라 최효정 choihj906@naver.com

 

‘못된 어휘 바이러스’는 전염의 속도가 꽤나 빠르다.

 

언어의 외부불경제

 

외국에 나가면 가장 먼저 그 나라 욕을 배운다는 말이 있다. 자극적있고 재밌기 때문. 지금 20대 사이에서 퍼지는 ‘못된 어휘 바이러스’도 전염의 속도가 꽤나 빠르다. 대부분이 ‘똥양인’, ‘10!선비’, ‘극혐’ 등과 같이 누군가를 폄하하거나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그 선배 너무 미워. 별일 아닌데 왜 혼내는 거지?”라고 말하는 것보다 “그 선배 개극혐. 별일도 아닌데 진지충 핵폭발!”이라고 말하는 게 훨씬 충격적이고 뇌에 쏙쏙 박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못된 어휘들을 빈번하게 사용하면 그 단어가 가진 부정적인 감정도 집단 내에 빠르게 퍼진다.

 

친구들끼리 재미 삼아 쓰는 말 갖고 너무 팍팍하게 구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초등학생 시절 배운 것처럼, ‘나 하나 쯤이야’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쓰는 어휘들이 집단의 분위기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요즘 같이 콘텐츠의 파급력이 빠른 온라인/모바일 시대에는 20대 개개인이 사용하는 어휘가 집단 전체를 대표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못된 어휘를 일상적으로 쓰는 건 누워서 나와 친구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같은 멍청한 행동이다.

 

전문적으로 신조어를 만드는 장인이 있지 않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싫다면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밥보다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사랑하고 자기 월급보다 비싼 명품을 36개월 할부로 사는 여자들을 일컬어 ‘된장녀’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된장녀라는 단어가 왠지 촌스럽게 느껴질 무렵, 된장녀보다 약 200배 정도 업그레이드 된 버전으로 ‘김치녀’가 등장했다.

하지만 김치녀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파생어, 반의어, 유의어를 창출해냈다. 관련 단어를 정리한 사전까지 있다고 하니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신조어를 만드는 장인이 있지 않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렇게 단어가 많아지는 건 사고와 상황이 하나의 어휘로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다는 의미이다. 생각이 확대될수록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더 많은 어휘가 필요한 법이니깐. 사람들은 파생된 어휘를 통해 또 다른 발상을 하게 되고, 결국 이런 파생어들은 그릇된 사고가 확장되고 정교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김치녀에 대한 비슷한 의견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사이트에는 그들끼리 사용하는 어휘가 그득하다. 이러면서 집단 내 소통은 활발해지지만 외부와의 소통은 배타적으로 변한다.

 

잠깐의 개그 욕심으로, 혹은 격양된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쓰는 못된 어휘들은 당신의 뇌와 영혼을 파괴한다. 잘못된 언어 습관은 사회성마저 망가뜨려 당신을 영영 헤어나오지 못할 외로운 터널로 빠트릴지도 모른다.

 

Editor 이민석 min@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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