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은 어떻게 되는 건데? 방구석에 혼자 틀어박혀 있으면 1이 되는 거야? 〈연애 말고 결혼〉 中

1은 어떻게 되는 건데? 방구석에 혼자 틀어박혀 있으면 1이 되는 거야? 〈연애 말고 결혼〉 中

 

사람의 마음에 문이 있다고 치자. 형태는 모두 다를 거다. 비밀번호가 28자리쯤 걸린 도어록도 있고, 침 묻힌 손가락으로 찌르면 금세 속내를 보여주는 창호지문도 있다. 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중문이 버티고 있는 경우도 심심찮게 본다. 가장 난감한 것은 밖에서 여는 손잡이가 고장 난 문이다.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즉 공략 포인트를 전혀 모르겠어서 안에서 열어주기 전까진 속수무책이다.

 

<연애 말고 결혼>의 공기태가 딱 그런 남자다. 자신을 멋대로 휘두르려는 어머니에게 질린 탓에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사수하는 게 1순위고, 선 넘어오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그런 그의 눈에 남 일에 관심 많고 부탁하지도 않은 걱정을 사서 하는 장미는 ‘진상’ 그 자체다.

 

그럼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기태가 장미를 마음에 들인 계기는 뭐였을까? 늦은 저녁 편안하게 반신욕을 즐긴 기태. 와인도 한 잔 했겠다, 침대에 누우면 딱일 것 같은데… 웬 걸. 목욕탕 문이 안 열린다. 수건 한 장 덜렁 두른 채 문과의 사투를 벌인 기태는 그 상태로 48시간 동안 나오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역에 침범하지 말라고 하도 선을 그은 탓에 그의 집에 덜컥 방문할 사람이 없었던 것.

 

그토록 원하던 ‘혼자’를 뼈아프게 느끼고 있을 때, 굳게 닫힌 화장실 문 너머의 기태를 발견한 것은 진상이라 놀림 받던 장미의 오지랖이었다. 몇 번을 밀어내도 아랑곳 않고 다시 다가간 그녀의 무모함이었다. 요지부동이었던 화장실 문은 칼로 잠금쇠를 밀어내는 소동을 벌이고서야 ‘덜컥’ 항복을 선언한다. 그 순간 기태는 절박한 몸짓으로 그녀를 끌어안는다.

 

어른이 되면 ‘각자의 감정을 알아서 처리하라’고 강요 받는다. 관계는 혼자 맺는 게 아니지만 내 마음을 수습하는 건 오롯이 내 몫이란 걸 깨달으면서 겁이 많아진다. 내 부름에도 꿈쩍 않는 상대가 미워질까봐,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 있는 내가 비참해질까봐. 있는 힘껏 문을 밀기보단 문고리만 만지작거리며 썸 타는 것을 택하고, 서로 문을 열어둔 척 속고 속이는 인간관계의 기술만 늘어난다.

 

내가 다가가는 걸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을까? 남의 일에 너무 오지랖이 넓나? 생각해보면, 매번 이런 질문들에 가로막혀 내 마음의 반의 반도 표현하지 못했다. 기태처럼 모든 관계가 “0 아니면 1”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날 좋아하거나 아니거나.

 

하지만 이에 장미는 맞받아친다. “0에서 1로 가는 중일 수도 있잖아.” 그리고 “방구석에 혼자 틀어박혀 있으면 1이 되는 거야?” 되묻는다. 맞다. 우린 답을 알고 있다. 누군가의 견고한 문을 열기 위해서는, 0에서 1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오지랖과 이를 표현하는 무모함이 필요하다는 걸. 그리고 그 것들을 두 글자로 ‘용기’라고 부른다는 걸 말이다.

 

Editor 김슬 dew@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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