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 돌아오면 몇 안 되는 가을 관련 사자성어인 ‘천고마비’를 누구나 운운하는 가운데, 그 말(馬)이 실제로 계절마다 비만이 되는지 아닌지 따위는 관심 없습니다만 그래도 집으로 향하는 해질녘 버스 안에서 창밖을 응시할 때만은 살찐 말 등에 기대 누워 가을 들녘에서 밤을 지새우고 싶어지죠.

 

다만 우리에겐 이러한 여유 부릴 가을방학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또한 있다고 해도 각종 스펙 쌓기에 매우 바쁜 시국이므로 이 계절을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가을 전용 버스 특화 청취 음악을 골라봤습니다. 가을의 무심한 공기를 더욱 아련하게 만들어줄 곡들.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수고했어, 오늘도(2011)

 

옥상달빛 – 수고했어, 오늘도

장르 – 인디/가요

추천 대상 – 만사가 지치고 힘든 분들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는 요즘 같은 계절에 버스에서 듣기 참 적절하죠.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했거나… 아니죠. 그런 일은 드무니까 늦은 시간까지 음주가무를 즐기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고 가정해보죠. 아마 이러한 풍경들이 연출될 겁니다. 피로에 취해 고개를 가누지 못하는 직장인, 백팩을 가슴에 안고 잠든 대학생, 신발을 벗고 종아리를 주무르는 아주머니의 모습 같은 것들 말이죠.

 

이럴 때 옥상달빛 음악을 들으면 적지 않은 위로가 됩니다. 굳이 가사에 대입해 ‘나에게 실망한’ 사례를 찾아가며 스스로 공감을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멜로디와 리듬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니까요. ‘아프니까 청춘이야’, ‘다 잘 될 거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등의 참 효율성 떨어지는 격려보다 훨씬 감동적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아프면 노인이에요. 시장 경제에서 모두가 잘 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요. 물론 노력이 성공과 비례하는 세상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겐 그저 이 한 마디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고했어, 오늘도. 그것도 아주 많이.

 

 

함께 들으면 좋을 음악

짙은 – 안개

 

지친 현실, 안개 속 사라지자. 너와 나, 우리 둘이서.

 

diaspora – 흩어진 사람들(2011)

 

고향이 그리운 기숙생들에게

Take me home, country roads(1971)

 

존 덴버 – Take me home, country roads

장르 – 컨트리/포크

추천 대상 – 타지 생활에 지친 분들

 

가을이면 타지 생활하는 이들에게 향수병이 도지기 시작합니다. ‘take me home, country roads’는 향수병으로 가슴 한 켠이 허전한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대표 곡이기도 하죠. 실제 우리 고향이 가사 내용처럼 미국 서부 지방은 아니더라도 마치 나의 고향도 계곡 물이 마을 어귀로 흐르고, 해질녘 경운기 소리가 지그시 울려 퍼지는 곳일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도시 생활에 지쳐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면 저 역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곡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곡은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서 듣기를 권장합니다. 덜컹거리는 느낌이 강할수록 시골 버스에 탑승한 듯한 느낌이 드니까요. (아니면 말고요)

 

아울러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마이클 부블레의 ‘home’도 추천합니다. “돈도 명예도 좋지만, 저 이젠 집에 좀 가고 싶어요. 와이프 보고 싶어요”라는 내용의 곡인데, 가사 내용을 듣고 있으면 일도 학업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 되겠어요. 다음 정류장에 내리면 통닭 한 마리 사서 가족들과 먹어야겠네요.

 

 

함께 들으면 좋을 음악

찰리 정 – 상도 블루스

 

귀국 후 홀홀단신, 상도동에서의 외로움과 고독을 표현한 곡

 

찰리 정 – Sunshine Blue(2014)

 

당신은 나의 동반자

Is There Anybody Out There? (2014)

 

A Great Big World – You’ll be okay

장르 – 팝

추천 대상 – 친구의 격려가 필요한 분들

 

버스 창 밖을 응시하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장면.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많이 보셨죠? 저도 A Great Big World의 ‘You’ll be okay’를 들으면 그다지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은데 적극적으로 슬픔에 빠지고 싶더군요. 울고 싶어 안달 난 것처럼 세상의 모든 슬픔을 끌어 모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수능 성적표를 받아 들던 때나 토익 시험이 다가올 때 같은 상황을 떠올리고 있죠. (눈물 좀 닦을게요.) 특히 제가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의 간결함에 있습니다. 거창한 구성, 사달이 날 거 같은 기타 솔로, 억장이 무너지는 고음 발사가 없으니 듣기 편합니다. 소리 사이사이에 청자의 생각이 머물 공간도 한결 많아지죠.

 

가수가 무얼 이야기하든, 우리는 소리가 비는 공간에 자신의 이야기를 채우며 들을 수 있어서 더욱 낭만적입니다. 이 곡의 가사를 보면 ‘넌 절대 혼자가 아니야. 언제나 네 곁에 있을게’ 등의 내용이 나오는데요. 정말 가슴 뭉클해지더군요. 역시 인생에는 늘 옆에서 응원하고 격려해줄 동반자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선물. 당신과 만남이었소.

 

 

함께 들으면 좋을 음악

씨 없는 수박 김대중 – 불효자는 놉니다

 

격려해주거나 말거나 불효자는 놀렵니다. “엄마, 식탁에 만 원만 놓고 가”

 

씨 없는 수박 김대중 – 씨 없는 수박(2013)

 

어쭙잖은 조언보다 따뜻한 멜로디가 위안이 될 때

 

김정범 – 멋진 하루 OST

장르 – 재즈

추천 대상 – 옛 사랑 생각에 가슴 시린 분들

 

2008년 이윤기 감독이 제작한 로맨스 영화 <멋진 하루>.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인 김희수(전도연)는 헤어진 전 남친 조병운(하정우)을 찾아가 빌려준 돈 350만 원을 돌려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병운은 돈이 없죠. 심지어 집도 없어서 찜질방, 친구 집을 전전하는 거지 중의 상거지입니다.

 

그래서 병운은 인맥을 총동원해 희수에게 갚을 돈을 꾸러 다닙니다. 당장 음악이 땅으로 꺼질 듯 절망적이어야 정상이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따뜻한 관악기 소리와 찰랑거리는 드럼 심벌 소리가 낭만적이고 사랑스럽죠. 영화 마지막에 병운은 돈을 받은 희수에게 배시시 웃으며 이런 대사를 합니다. “희수야. 여기 마늘즙 두고 갈게. 잘 챙겨 먹어”라고.

 

사랑해서 이별한 옛사랑이 떠오르는 분들은 귀 기울여 함께 들어보시죠. 다시 못 볼 것처럼 꼭 껴안고 헤어진 순간을 위로해줄 겁니다. 마치 병운이 마지막으로 건네고 간 마늘즙처럼요.

 

 

함께 들으면 좋을 음악

라이너스의 담요 – 어느새

 

이별의 잔상을 노래하는 연진의 보컬 음색이 인상적인.

 

라이너스의 담요 – Magic Moments(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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