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100개쯤 먹은 것처럼 속이 답답해? 미운 누군가 때문에 열이 뻗친다고?
묵혀놨던 걱정 때문에 소화불량이 오기직전이라니!
네 속을 확 뚫어줄 것들이 여기 가득하단다.
찢어 죽이고 싶을 정도로 짜증 나는 사람이라도, 그의 입장에 서봐야 한다고 배웠다. 왜냐, 우리는 본능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 아니라 이성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교양 시민이니까!(두둥) 하지만 영화 <바스터즈>는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우리들을 비웃듯, 부정의에는 부정의로 맞서는 것이 얼마나 통쾌한지 보여준다. 바스터즈 특공대의 목표는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에게 복수하는 것. 더 직접적으로 말해 그들을 죽이는 거다. 클리셰 따윈 개나 주라는 듯 거침없이 적을 찌르고, 쏘고, 태워 죽이는 모습을 마주했을 때 드는 감정은 의외의 카타르시스다. 그리고 그동안 믿어왔던 ‘정상’의 기준에 대한 의문이다. 폭력은 나쁜 거라지만, 유대인을 사냥감으로 여겼던 나치에게도 보통의 상식을 적용하는 것이 맞는걸까? 선과 악의 기준을 그려온 지배계급의 판단 기준은 얼마나 정당한 것일까? 속을 뻥 뚫어주면서도 당연하게 여겨왔던 원칙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 진정한 B급 영화의 역할이 아닐까. Reporter 김송미 songme920226@gmail.com
아내의 등짝 스매싱이 무서워도 어쩔 수 없다. 자기만의 취미를 반영한 공간은 수컷들의 일생일대의 로망이니까. 그들이 꿈꾸던 공간을 <수방사>가 만들어준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기에 의뢰인들은 ‘집 포기 계약서’에 동의해야 한다. “집에 대한 권한을 전적으로 위임하고 아내가 뒷목을 잡고 쓰러져도 절대 책임지지 않는다.” 다소 과격하긴 해도 자신의 공간을 사수하기 위해서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집 한 켠에 떡하니 낚시터, 캠핑장, 야구장이 생긴 걸 본 남편들의 동공 역시 흔들리긴 마찬가지. 마침내 아내가 집으로 돌아와 바뀐 집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는다. 어?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나쁘지 않다. 남편의 어이없는 행동이 귀여운지 피식 웃고 취미를 인정해주기까지 한다. 같이 마음 졸이던 전국의 남편들이 부러움 섞인 사이다를 느꼈다는 후문. XTM에서 11월 10일부터 정규 방송. Reporter 배대원 bdw1707@naver.com
언제나 진정한 적은 내부에 있는 법. 화사한 피부의 적, 피지와 블랙헤드 역시 우리의 코 안에 숨어 있다. 이를 섬멸함에 코팩만큼 빠르고 효과적인 무기가 있을까. 떼어낼 때의 쾌감을 상상하며 이 글을 읽어보시라. SNS에서 소위 ‘거북선 인증 대란’을 몰고 온 이 3단 코팩은 기존의 한 장짜리보다 레벨이 세 배나 높다. 거북선? 레벨 차이? 3단계의 스텝을 천천히 따라오다보면 자연스레 무슨 뜻인지 알게 된다. 스텝 원! 모공 히트 패치로 숨어 있는 적들에 네이팜 탄을 뿌려라. 놈들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 거다. 스텝 투! 본격적인 섬멸 작업을 위한 패치 착용. 놈들을 뿌리째 뽑아내준다. 스텝 쓰리! 전쟁이 끝난 모공을 다시 닫아주는 패치로 마무리. 참 쉽죠? 단계별 각 15분이 지나면, 당신의 눈앞에는 적들의 시신으로 뾰족뾰족 무장한 거북선 한 척이 웅장하게 위용을 드러내고 있을 것이다. 뭣들 하느냐? 다들 출정하라! 1장에 2400원. Reporter 공태웅 dnlriver@naver.com
취향은 한 인간의 뿌리다.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들으며 차곡차곡 쌓은 내공으로 우리는 저마다의 개성을 갖춰간다. 때문에 취향에 대한 경솔한 판단은 곧 개인의 정체성에 행하는 폭력이 될 수 있다. 소설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는 평범하다는 이유로 연인에게 버림받은 인물 ‘한’의 이야기를 앞세워 취향의 권력화를 꼬집는다. 옛 연인을 찾아 참석한 애묘인 정기모임에서도 멸시를 받은 그는 취향의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클럽 안티 버틀러’에 가입한다. 이때 ‘안티’의 대상은 고양이가 아닌 집사, 즉 특권 의식에 빠진 ‘버틀러’들이다. 이들은 ‘애묘인’이라는 취향을 마치 정치적 지위인 양 이용하는 대선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계략을 모의한다. 차진 입담에 책장은 빠르게 넘어가고, 무엇을 좋아한다 혹은 싫어한다는 이유로 핀잔 들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가슴 가득 통쾌함이 차오른다. ‘베리베리스트로베리’ 맛 아이스크림 먹는다고 타박하던 친구야, 잘 지내니? Reporter 김유진 kyj379@naver.com
Editor 김슬 dew@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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