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검진을 받기 위해 산부인과에 갔다. 그 자리에 나 말고 젊은 사람들은 없었다. 옆사람들은 나를 짠하게 바라봤다. 그들의 눈빛에선 이런 말이 들려오는 듯했다. “결혼도 안 한 아가씨에게 무슨 문제가…?” “있어서는 안될 불미스러운 일이?”

아니다. 건강한 여성이라면 1년에 한번씩 자궁암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한 일. 우리는 귀찮고 민망해서 이 의무를 쉽게 저버리곤 한다.

 

눈에 안 보이는 자궁 건강을 챙기고, 언제 생길지 모르는 여성질환을 막으려면, 당신도 ‘산부인과에 가는 여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몰랐던 자궁경부암의 진실

1년에 한 번은 병원에서 검진 받자.

 

1. 성관계를 시작하는 젊은 여성들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걸리기 쉽다. 국립암센터와 대한부인종양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8~29세 여성 2명 중 1명이 HPV에 감염됐다. 남녀 10명 중 8명은 일생에 한 번씩 걸릴 만큼 흔한 바이러스다.

 

2. HPV가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자궁경부암의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에게서 HPV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3. 물론 HPV에 걸린다고 꼭 암이 되진 않는다. 하지만 고위험군 HPV(16형과 18형)에 감염되면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HPV에 감염되면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언제든 또다시 감염될 수 있다. 반복해서 걸리면 암이 생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4. 비단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을 일으킬 수도 있다.

 

5. 문제는 HPV에 치료약이 딱히 없다는 것. 자연적으로 치료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예방하는 수밖에 없다.

 

6. HPV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면 일이 커진다. 전 세계 가임기 여성(15-44세)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유방암에 이어 2위를 기록한다. 지금도 2분에 한 명씩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우리나라에선 매년 1100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7. 성관계를 시작했다면 1년에 한 번은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젊으면 병 없단 말, 내 몸엔 미안한 말이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해라, 자궁경부암 예방법

자궁경부암의 주원인 HPV, 남자도 걸릴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합니다. 성관계를 시작하는 연령이라면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의 접종이 매우 중요합니다.”

-송성욱 로앤산부인과 강남점 원장

 

1. 백신으로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 바로 자궁경부암이다. ‘예방주사’로 암을 막는다는데 뭘 망설이는가?

 

2. HPV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에 미리 접종할 것을 권한다. 성경험 유무, 결혼 여부, 출산 여부는 상관 없다.

 

3.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자궁경부 세포검사도 1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

 

4. 동시에 만나는 연인의 숫자는 적을수록 좋다. 사랑을 나누는 상대가 많다면, HPV에 감염된 남성을 만날 확률도 높아지는 법. 단 성관계 횟수와 이 병은 무관하다고 하니 젊은 그대여, (가급적 한 사람과) 마음껏 사랑하라.

 

5. 백해무익하다는 술과 담배가 자궁경부암까지 불러올 줄이야. 끼니를 거르고 술잔과 담배를 가까이 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내게만 들리는 건가? HPV가 날 향해 달려오는 소리가.

 

6. 남자들도 HPV에 걸린다. 남자들이 걸리면 여성에게 옮길 수 있고, 남성 또한 항문암 및 생식기 사마귀가 생길 수도 있다. 예방하려면 남자들도 백신주사를 맞아야 한다.

 

 

유방암 체크리스트

유방암, 20대 여성도 걸릴 수 있다.

 

 

내 몸에 딱 맞는 경구피임약 Q&A

먹으면 몸에 안 좋을 것 같고, 안 먹으면 임신이 걱정되고…

 

Q. 경구 피임약을 먹으면 몸에 안 좋아요?
A. 오래 먹으면 임신이 안 된다는 편견이 있는데요. 복용을 멈추면 임신 가능한 상태로 대부분 돌아갑니다. 단 연령이 높아지면 임신 가능성이 줄어들어서, 약보다는 나이 등 다른 이유 때문에 임신이 어려울 수 있어요. 또한 지금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지 않거나 병력이 없다면 복용으로 인한 유방암 발생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단, 복용 전 두 가지를 꼭 체크하세요. 자궁이 튼튼한가? 자궁에 문제는 없나? 월경 주기를 조정하려고 복용하면, 주기가 꼭꼭 맞아 떨어지니까 “몸이 건강해졌다”고 오해할 수 있죠. 정작 자궁이 아프다는 신호를 보낼 때 알아차리기 어려워요. 병원에서 몸을 확인하고, 복용 기간을 처방받으세요.

 

Q. 피임약은 다 똑같아요?
A. 약 브랜드의 수 만큼 피임약도 다양하고 다르죠. 약마다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과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의 배합 비율이 조금씩 달라요. 짧은 기간 피임하려면 약국에서 사도 되지만, 월경 주기 조절 등 치료 목적이라면 반드시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해요.

 

 

산부인과에서 받을 수 있는 염증 검사들

여성질환은 건강할 때부터 확실히 관리해야 큰 병 안 된다!

 

01. 질염

안 보여서 몰랐지만 질 안은 ‘산성’이다. (물론 보였어도 몰랐을 것이다.) 성관계를 자주 갖거나, 소중한 부분을 비누로 북북 씻어낸다면 질은 염기성으로 바뀌고 만다.

이때 세균이 번식하면서 질염이 생긴다. 누렇거나 잿빛 분비물이 나오고 비린내가 심하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성 접촉이 많을 경우, 골반염이나 자궁내막염을 유발하는 질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02.골반염
모든 질염이 골반염으로 번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관계를 통해 걸린 질염을 치료하지 않는다면, 세균이 자궁을 통해 위로 올라가면서 골반염을 일으킬 수 있다.

맹장을 의심할 만큼 골반과 아랫배에 통증이 있다. 월경양이 갑자기 늘거나 발열·오한이 생기며, 질 분비물이 늘어난다면 이를 의심할 것. 혈액검사나 초음파 검사로 확인 가능하다.

 

03. 방광염
아랫배가 저릿저릿하고 소변을 봐도 개운하지 않거나 아프다면? 소변도 자주 마렵다면 방광염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산부인과에서 소변검사로 알 수 있다.

 

 

생리로 알아보는 건강 상태 체크리스트

체크 결과 문제가 있다면 당장 병원으로 갈 것!

 

Editor 조아라 ahrajo@univ.me

Intern 손수민

Iillustrator 위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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