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일요일 밤을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날이 시험이라도 기꺼이 ‘사바나의 아침’을 봤죠. 대하 드라마를 보던 아버지도 주말 드라마를 챙겨보는 어머니도 개콘 방영할 시간이면 채널을 양보했습니다. 이 풍경이 16년 넘도록 반복되다 보니 개콘은 조건반사적으로 월요병을 부르는 첨병이 됐습니다.
마치 발자국 소리에 침을 흘리던 개처럼 우리는 아밀라아제 대신 우울이라는 침을 흘리게 됐죠. 차라리 원곡 혹은 편곡된 음악을 알고 있으면 이 반복되는 파블로프 증후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 텐데, 달랑 개콘 ost로 알고 있으니 우울은 현재까지도 유효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개콘(이태선 밴드) 음악에 월요병을 떠올리는 이들을 위한 개콘 음악 베스트 5선.
STEVIE WONDER – Part-time Lover
장르 팝
발매년도 1985
많은 분들이 이 곡을 개콘 엔딩곡, 일명 ‘월요병 음악’ 정도로 알고 있었을 겁니다. 콘서트가 끝나면 이태선 밴드가 이 곡을 연주하죠. (10초 이상이니까 아마 이 밴드가 연주하는 가장 긴 곡일 겁니다.) 정말 사무치게 슬픈 음악입니다. 이 곡이 끝나면 가족들이 거실 불을 끄고 터덜터덜 각자 방으로 들어가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곡이 스티비 원더의 곡이라는 거 알고 있었나요? 사실 국내에서 스티비 원더는 ‘원 히트 원더(한 곡만 메가 히트한 아티스트)’처럼 여겨지기도 하죠. 그의 국내 인기곡을 꼽자면 ‘isn’t she lovely’, ‘lately’,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정도로 정리되니까요. 모를 가능성이 높은 게 이상한 일도 아니죠.
어찌 됐든 이 곡은 1985년 스티비 원더가 ‘Superstition’과 ‘ribbon in the sky’를 연이어 히트시킨 후 발매한 앨범 <in square circle>에 수록된 곡입니다. 곡명은 ‘part time lover’입니다. 이태선 밴드보단 덜 신나지만, 절제의 미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PET SHOP BOYS – One in a Million
장르 팝
발매년도 1993
이 음악도 많이 들어보셨죠? 이태선 밴드가 연주하는 곡은 아니고, 개콘 프로그램 소개에 나오는 음악입니다. Pet shop boys라는 영국 일렉트릭 듀오 1993년에 발표한 곡이죠. 2014년, 국내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한 이 54년 말띠 음악가의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요. 믿기 힘들 만큼의 멋진 무대 연출과 현대적 음악에 넋 놓고 본 기억이 납니다.
대한민국 대표가수 조용필이 십 수년이 지나서야 동 무대에서 영국 브릿팝 풍의 “빠운스, 빠운스”를 열창한 것과 비교하면 이 음악가의 자생력과 개척 정신은 높이 살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죠. 이 할아버지들이 최근에 발표한 곡들을 들어보시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실 겁니다.
좋아하는 음악가를 소개하다 보니 찬양으로 끝나는군요. 진보적 일렉트릭 할아버지 듀오의 ‘one in a million’, 함께 들어보시죠.
AC/DC – Back in Black
장르 하드 록
발매년도 1980
최근 3년간, 혹은 더 오랫동안 개콘에서 연주되고 있는 곡 중에 한 곡을 골랐습니다. <네가지>, <용감한 형제들> 등이 끝날 때 이 곡을 자주 연주했더군요. 그래봤자 5초 정도지만요… 바로 AC/DC의 ‘Back in black’입니다.
“쫭-쫘자장-쫘자장-띠리리두두두두” 이렇게 해서 알아들으면 저의 가족시이시겠죠. 이 곡은 AC/DC가 1980년에 발표한 <Back in black>에 수록된 곡입니다. 이태선 밴드는 원곡보다 조금 빠르게 연주하더군요. Bpm이 빠르면 조금 더 신나는 게 맞지만, 비교적 느린 원곡을 들을 때 더욱 어깨가 들썩일 겁니다. 제가 장담하죠.
왜냐하면 이 곡은 유럽을 넘어 하드 록의 미 개척지였던 미국마저 매료시킨 음악이니까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한 <아이언맨>의 대표 테마송이기도 하고요. 마이클 잭슨의 ‘bille jean’이 수록된 앨범 다음으로 세계에서 많이 팔린 앨범이기도 합니다. 사설이 너무 많았네요. 바로 들어보시죠!
DEEP PURPLE – Smoke on the Water
장르 하드 록
발매년도 1972
딥 퍼플이라는 밴드가 무려 1973년에 발표한 곡입니다. 이태선 밴드가 자주 연주하던 곡이죠. 보통 고등학교 학예회 때 초보 밴드들이 툭하면 연주하는 곡이라서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 학생이라면 다들 한 번 정도는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김흥국도 무명시절에 딥퍼플의 곡을 자주 연주하곤 했다고 합니다(별로 믿기지 않지만요).
딥퍼플은 앞서 언급한 하드 록이라는 장르의 개척자입니다. 특히 이 곡을 부른 2기 보컬 이언 길런은 머라이어캐리 뺨 치는 고음과 샤우팅을 즐겨 하던 보컬이라 블루스 기반의 음색을 지녔던 1기 보컬 로드 에반스와 달리 더욱 파격적이고 헤비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지금 들으면 뻔하고 평이한 연주처럼 들리지만,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연주였다고 하니 귀 기울여 들어보시죠.
JASON DERULO – Wiggle(feat. Snoop dogg)
장르 팝/R&B
발매년도 2014
이번에 소개할 보너스 선곡은 제이슨 데룰로의 곡입니다. 10월 11일을 충격으로 물들였던 개콘 코너 <니글니글>의 삽입곡, 바로 ‘Wiggle’이죠. 이혁재 다음으로 한국인의 가슴 털을 지상파 방송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만, 보고야 말았습니다. 바로 전현무의 가슴 털을요… 몇몇 관객은 비명을 지르며 객석을 뛰쳐나갔다는 풍문도 있더군요.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 개그맨이 나와 황당한 발언을 하고는 바로 이 곡이 나오는데, 황당하면서 시의적절하게 웃기더군요. 가사 내용은 스웩(?) 넘치는 유명인이 클럽에서 여자들에게 날리는 작업 멘트가 대부분인 곡이기 때문에 원곡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 반어적 행동과 말을 더욱 재미있게 들으셨을 겁니다.
기사 쓰느라 다시보기로 이 영상을 봤는데요. 전현무의 가슴 털은 다시 봐도 정말 충격이었네요. 오늘 밤은 영조처럼 물로 귀와 눈을 씻고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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