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아무리 많이 잤어도, 예·복습보다는 벼락치기랑 더 친했어도 교과서가 뭔지는 알거든요? 때론 영화가, 뮤지컬이 교과서가 될 수 있어요. 교과서는 하나가 아니에요.

 

〈늑대아이〉

〈늑대아이〉

늑대아이 인정의 시작점

어렸을 때 사랑이 부족해서였을까. 나는 인정 욕구가 강한 아이였다. 남에게 내 모습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그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눈치를 살폈다. 그러다 영화 <늑대아이>를 봤다.

주인공 아메는 늑대인 동시에 인간이다. 몸 하나에 정체성 두 개가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성장하면서 균형은 늑대 쪽으로 기운다. ‘늑대’라는 정체성 속에 자기 세계가 생긴 것이다. 아들을 떠나보내기 싫은 엄마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결국 아메는 엄마를 위해 억지로나마 가족의 곁에 머물지만 며칠 못 가 다시 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태풍에 죽은 스승의 역할을 자신이 대신해야 하기 때문. 이 모습을 본 엄마도 마침내 아들에게 자기 세계가 생겼음을 인정한다.

자기 세계를 인정하고 거기에 집중하면 남의 인정은 자연스레 뒤따른다. 물론 영화를 보고 난 지금도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래도 이건 확실히 알겠다. 인정은 밖이 아닌 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 말이다.

Reporter 배대원 bdw1707@naver.com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스프링 어웨이크닝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던 것들

어른도 아이도 아닌 몸을 하고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길을 잃은 상태를 세 글자로 표현하면 ‘사춘기’다. 시야가 넓어지는 만큼 생각이 깊어지지만, 갑작스런 변화에 충동적 욕망이 솟구치고 정서는 혼란스럽다. 그 옆에 어른이 있다. 아이가 생기려면 난자와 정자가 만나야 한다면서 정작 두 세포가 맞닿기 전 일어나는 일들에는 얼굴을 붉히며 쉬쉬하는, 그런 어른들.

그들의 학교와 교과서는 ‘동성 친구에게 설렌다면’, ‘더는 살고 싶지 않다면’, ‘밤마다 검은 손길이 닿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아이들의 나약한 의지를 지적할 뿐, 공부 외 다른 길을 보여주지 않는 것처럼.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9세기 독일 청소년들이 겪었던 어른들의 권위, 성적에 대한 압박, 성(性)적 무지와 충동에 의한 혼란 등을 다룬다. 세상을 향해 실컷 욕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품이야말로 ‘배울 만한’ 어른이다.

Reporter 임현경 hyunk1020@gmail.com

 

Woody Allen And His New Orleans Jazz Band, <Wild Man Blues>

Woody Allen And His New Orleans Jazz Band,

Woody Allen And His New Orleans Jazz Band, <Wild Man Blues> 내 삶의 정석, 우디 앨런

누가 뭐래도 우디 앨런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영화를 시작한 그는, 24번이나 오스카 상 후보로 지명됐고 5번 수상했다. 하지만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해본 적이 없다. 그의 재즈 밴드 공연 시간과 시상식 일정이 겹치기 때문!

번지르르한 옷을 빼입고 유명 배우들과 시상식에 참여하는 것보다, 후줄근한 셔츠 차림으로 밴드와 재밍(jamming) 하는 게 더 즐겁다는 그.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뭔지 알고, 실행에 옮기는 이 남자를 너무나도 닮고 싶다.

<Wild Man Blues>를 듣다보면, 능청맞게 늘어지는 우디 앨런의 클라리넷 소리가 그의 영화 속 농담 같아 슬쩍 미소 짓게 된다. ‘After You’ve Gone’, ’Lonesome Blues’처럼 슬픈 제목의 노래들도 유쾌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재능은 이 앨범에서도 돋보인다. 풍부한 저음과 장난스런 고음을 오가며 ‘삶도 재즈도 어디로 튈지 모르니 재밌는 것 아니겠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 오늘도 즐겁게 그의 앨범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Reporter 김송미 songme920226@gmail.com

 

애덤 그랜트 /생각연구소/1만 6000원

애덤 그랜트 /생각연구소/1만 6000원

기브 앤 테이크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반전

나쁜 사람의 이마에 ‘위험!’이라고 쓰여 있다면 얼마나 살기 편할까? 착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숱한 배신에 너덜너덜해져 어느새 나는 씁쓸한 마음으로 ‘기브 앤 테이크’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이마는 아닐지라도, 나쁜 사람을 자세히 관찰해 ‘위험!’ 표시를 발견할 수 있다면? 또, 그런 이들을 피해 나만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착하게 살면서, 덤으로 성공마저 할 수 있다면?

애덤 그랜트의 저서 『기브 앤 테이크』는 다방면에 걸쳐 축적한 데이터들을 근거로 ‘착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생소한 명제를 입증하는 한편, 내 주변의 나쁜 사람을 걸러내는 법에 대한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SNS 프로필 사진이나 자기소개 문구 정도의 간략한 정보만으로도, 우리는 타인을 이용하고 배신하는 ‘나쁜 사람’을 주변에서 걸러낼수 있다. 이것들이 타인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기 때문.

그래서 어떻게 하는 거냐고? 내가 책 제목을 ‘기브’ 했으니 내용은 직접 책을 읽으면서 ‘테이크’ 하시길.

Reporter 김유진 kyj379@naver.com

 

 

Editor 기명균 kikiki@univ.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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